[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미국 제네럴모터스(GM)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투자 속도조절에 나선 결과 올 3분기 약 36억달러(4조 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반면 전기차 판매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려 온 폭스바겐그룹은 같은 기간 약 58억 6000만유로(8조 9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글로벌 완성차업계가 전기차 전환 속도를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전동화 추세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전기차 투자·판매를 늘려야 하지만, 당장은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http://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11/PS26110800646.jpg) | |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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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이익은 내연기관·하이브리드…전기차는 부담8일 이데일리가 최근 발표된 글로벌 주요 완성차 기업의 3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대부분 기업에서 내연기관차가 이익을 방어하고 전기차가 수익성을 떨어뜨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판매 비중이 낮은 일본 토요타는 엔저 효과까지 더해지며 주요 업체 중 가장 높은 8.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토요타(렉서스 포함)의 순수 전기차 판매 비중(4.7%)도 소폭 올라가고 있지만 주력은 여전히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차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사업 재편에 나선 GM도 3분기 영업이익률이 7.2%로 지난해 2.2%에서 크게 올랐다. 미국 내 순수 전기차 판매 비중을 9.4%에서 3.8%로 낮추고 픽업트럭과 SUV 중심의 내연기관차 판매 전략을 추진한 결과다.
반면 전기차 비중을 공격적으로 높여온 기업의 수익성은 낮아졌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3분기 마이너스 1.6%이던 영업이익률이 올 3분기 마이너스 7.8%가 됐다. 순수 전기차 판매비중을 지난해 22%에서 32%로 늘린 볼보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7.4%에서 마이너스 8.4%가 됐고, 전기차 비중이 20%에 이른 BMW 역시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7.0%에서 5.2%로 떨어졌다.
아르노 안틀리츠 폭스바겐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기차 수익이 내연기관보다 낮아서 전기차 인기가 커질수록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미국 테슬라의 영업이익률도 5.8%에서 2.6%로 감소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환경규제 완화가 테슬라의 규제 크레디트 매출 감소로 이어지면서 이익이 줄어든 것이다.
 | | 올 3분기 국내에서 가장 많이 수출된 하이브리드차인 현대차 투싼 하이브리드. 3개월간 총 2만 2206대가 수출됐다. (사진=현대차 미국법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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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올 3분기 국내에서 가장 많이 수출된 배터리 전기차 기아 EV3. 3개월간 총 1만 7237대가 수출됐다. (사진=기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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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추자니 시장 놓칠라…전환 속도·원가가 관건이 같은 전기차 딜레마는 현대차·기아도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3분기 전년대비 11.3%의 판매 감소에도 하이브리드차 중심의 유연한 파워트레인 전략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5.9%의 영업이익률을 지켰으나 기아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7.9%를 더 팔고도 이익률(5.8%)이 현대차보다 낮았다.
기아는 지난해 3분기 9.0%이던 순수전기차 판매 비중을 올 3분기 14.8%까지 높였는데, 이 같은 빠른 전기차 전환이 결과적으론 수익성에 부담을 줬다. 현대차 역시 전기차 판매 비중(7.5%)이 소폭 올랐으나, 상대적으로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차에 집중했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은 지난달 30일 3분기 실적 발표 때 “단기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전기차를 포기할 순 없는 상황”이라며 “인센티브 정상화와 내부 원가 절감을 통해 전기차도 하이브리드차처럼 2~3년 내 수익성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전기차는 팔수록 이익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그렇다고 전기차 시장에 크는데 전환 속도를 마냥 늦출 수 없다는 게 완성차 기업들의 고민이다. 올 3분기 전체 신차 판매는 1964만대로 전년대비 5.8% 감소했으나 이중 순수전기차 판매(약 420만대)는 11.0% 늘었다. 순수전기차 비중도 18.2%에서 21.4%로 높아졌다.
시장별 맞춤형 파워트레인으로 전략을 다변화하면서도 궁극적으론 전기차 경쟁력을 확보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는 “중국이 더 짧은 개발 주기로 신차·기술을 시장에 내놓는 중”이라며 “미국 시장의 내연기관·하이브리드차 수요가 단기 수익 기회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에 안주하면 장기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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