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기아(000270)의 첫 중형 픽업트럭 ‘더 타스만’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출시 전 티저 이미지 공개 당시부터 거칠고 험난한 주행 시험 영상으로 많은 사람들의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는데, 실제 사전 계약 대수에서도 의미 있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던 픽업 트럭이 새 바람을 불고 올지 관심이 쏠린다.
기아에 따르면 타스만은 지난달 13일 국내 출시 이후 영업일 기준 17일 만인 지난 7일 계약 대수 4000대를 넘었다. 이는 지난해 픽업트럭 총 판매량 1만3475대의 약 30%에 해당하는 수치다.
국내 픽업 트럭의 강자 KG모빌리티(KGM)가 최근 새로 선보인 ‘무쏘 EV’도 계약 건수 2500대를 돌파했다.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서로 다른 픽업 브랜드가 거의 동시에 출시한 것은 1980년대 현대 포니 픽업, 기아 브리사 픽업이 경쟁한 이후 40여년 만에 처음이다.
 | 더 기아 타스만(사진=기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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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픽업이 주로 거친 산업 현장이나 농촌 활용되다 보니 레저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편의 사양이 부족하다는 선입견이 있었다. 그러나 타스만과 무쏘 EV는 개발 단계부터 고객의 소리를 적극 반영해 안락한 실내 공간을 마련하고, 첨단 편의 사양과 안전 사양을 대거 적용했다.
이처럼 픽업의 뛰어난 활용성 덕분에 최근 국내 픽업 시장의 분위기도 사뭇 달라졌다. 소수의 마니아만 애용하는 차량이었다면, 현재는 아웃도어 활동이나 레저와 같이 역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소비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들 차량을 통해 올해가 ‘K픽업’ 대중화의 원년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기아의 첫 정통 픽업…700kg 넉넉한 적재 공간
 | 더 기아 타스만(사진=기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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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스만은 그동안 기아에서 선보인 적 없었던 정통 픽업이다.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정통 픽업으로 개발했다. 과거 국내에 소개됐던 승용 기반 모델과 달리, 오프로드 주행과 중량 화물 적재, 견인에 대응할 수 있는 전천후 라이프 스타일을 지원한다. 특히 SUV 기반의 파생 차종이 아닌 처음부터 픽업으로 설계됐다.
타스만은 가솔린 2.5 터보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를 조합해 최고 출력 281마력(PS), 최대 토크 43.0kgf·m의 동력성능과 8.6km/ℓ의 복합연비를 갖췄다. 최대 3500㎏까지 끌 수 있는 견인 능력에, 견인 중량에 따라 변속 패턴을 최적화하는 ‘토우 모드’를 제공해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적재 공간은 총 약 1173ℓ에 달한다. 타스만의 베드(적재함)는 길이 1512mm, 너비 1572mm(휠 하우스 부분 1186mm) 높이 540mm를 갖췄으며 최대 700kg을 적재할 수 있다.
실내에는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 △하만 카돈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 △‘폴딩 콘솔 테이블’ △듀얼 타입 무선 충전 시스템 등 다재 다능한 타스만에 걸맞은 활용성 높은 편의사양을 탑재했다.
특히 기아는 타스만의 2열에 동급 최초로 ‘슬라이딩 연동 리클라이닝 시트’를 적용하고, 설계 최적화를 통한 동급 최고 수준의 레그, 헤드, 숄더룸으로 고객의 편안한 이동을 돕는다. 이와 함께 2열에는 도어를 최대 80도까지 열 수 있는 ‘와이드 오픈 힌지’와 시트를 위로 들어 올리면 나오는 29ℓ 대용량 트레이를 적용해 수납 편의성을 높였다.
◇전용 구매 혜택 프로그램 개시…고객 접점 늘려
지난 수십 년간 기아는 픽업트럭에 대한 진지한 관심을 몇 차례 드러낸 바 있다. 지난 1995년 서울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프론티어’가 대표적인 예다. 프론티어 콘셉트카는 1세대 스포티지의 1열 시트 뒤로 레저 장비들을 실을 수 있도록 적재함을 이어 붙인 픽업이었다.
타스만의 계보에 좀 더 가까운 차로는 2004년 시카고 모터쇼에서 공개한 ‘KCV-4 모하비’를 들 수 있다. 당시 기아가 미국의 중형 픽업 시장 진출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개발한 콘셉트카로, 차별화된 디자인과 실용성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기아는 타스만 계약 개시를 기념해 전용 구매 혜택과 고객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고객의 초기 구매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올해 6월까지 출고한 개인과 개인사업자 고객을 대상으로 첫 1년은 이자만 납입하고 이후 2년간 원리금 균등방식으로 상환하는 거치형 할부 프로그램 ‘365 라이트 할부’와 △올해 3월 내 계약하는 고객에게 10만원 상당의 계약금 쿠폰을 제공하는 ‘타스만 더블 케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타스만의 판매 가격은 3750만원부터이며 옵션에 따라 변경된다.
특히 오는 4월 개막하는 서울모빌리티쇼에서 타스만 전용 전시존을 마련해 다양한 굿즈를 선보이는 등 고객 체험 기회도 대폭 늘릴 예정이다. 이와 함께 ‘픽업이지만 지금까지의 픽업은 아닌’을 주제로 다양한 매체를 통해 광고 캠페인을 전개하고, 타스만의 주요 특장점을 담은 영상으로 고객과 공감대를 형성할 계획이다.
기아 관계자는 “타스만은 정통 픽업에 걸맞은 강인한 디자인과 다재다능함은 많은 고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며 “특히 진보한 디자인과 공간 활용성, 그리고 뛰어난 범용성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이동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존 픽업과 차별화되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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