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닫기
  • 이데일리
    실시간 뉴스와
    속보를 어디서나
  • 이데일리MVP
    금융정보 단말기의
    모바일 서비스
  • MP 트래블러
    차세대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 스타in
    연예·스포츠 랭킹 매거진
  • 전문가방송
    증권 전문가방송을
    스마트폰으로

[마카오 GP] 마카오 그랑프리의 완성, 스트리트 서킷

2017.11.20 05:01 | 김학수 기자 raphy@

[마카오 GP] 마카오 그랑프리의 완성, 스트리트 서킷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글로벌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시즌의 종료를 알리는 마카오 그랑프리가 16일부터 19일까지 마카오의 도심, ‘마카오 기아 스트리트 서킷’에서 펼쳐졌다.

나흘 동안 진행되는 공식 일정 속에서 FIA F3와 FIA GT 월드컵을 중심으로 WTCC, 차이니즈 레이싱 컵, 마카오 투어링카 그리고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마카오 모터사이클 그랑프리까지 크고 작은 다양한 레이스들이 펼쳐졌다.

올해로 어느새 64회를 맞이한 마카오 그랑프리는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트리트 서킷’ 중 하나인 마카오 기아 스트릿 서킷에서 펼쳐지는데 6.12km의 길이와 다이내믹한 레이아웃으로 아시아의 모나코로 불릴 정도다.



혹독한 6.12km의 서킷

18일 진행된 FIA GT 월드컵에서 ‘아마도’ GT 레이스 역사 상 가장 큰 다중 출동 사고가 발생했다.

오프닝 레이스의 폴 포지션을 차지했던 다니엘 준카델라의 AMG GT3 레이스카가 16번 코너 외벽과 충돌하며 그대로 멈췄고, 타이트한 간격으로 따라 달리던 911 GT3 레이스카가 AMG GT3를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충돌했다. 이후 십 여 대의 차량들이 이 사고를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충돌했고, 일부 레이스카들은 후방 충돌로 허공에 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관람객들과 미디어 관계자들은 환호화 경악 그 어딘가에 있을 소리를 질러댔고, 손에 쥐고 있는 카메라는 바쁘게 움직였다. 물론 피트와 그리드 월에서 이 소식을 들은 팀 관계자들은 마치 모든 것이 좌절된 것 같은 침울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곧 내일의 레이스를 준비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마카오 GP] 마카오 그랑프리의 완성, 스트리트 서킷
마카오 그랑프리에서 이런 큰 사고는 매년 있어왔고, 작년 역시 마찬가지였다.

앞선 사고에서 911 GT3를 몰았던 로렌스 반투르가 고속 주행 중 외벽과 충돌하여 전복된 일도 아직도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게다가 작년의 FIA GT 월드컵은 결승 레이스마저도 숱한 사고로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단 4랩의 기록만으로 순위를 결정하는 안타까운 장면이 연출되었다.

팀과 선수, 그리고 취재에 나선 기자 입장에서야 난감한 상황이지만 아마 보는 입장에서는 무척 즐거운 일이 되었으리라 본다.

[마카오 GP] 마카오 그랑프리의 완성, 스트리트 서킷
도심 속에서 펼쳐지는 모터스포츠의 축제

마카오 기아 스트릿 서킷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도심 속에 위치한다는 것이다. 최근 마카오를 찾은 관광객들은 ‘최신 호텔’이 자리잡고 있는 남쪽 섬을 많이 인지하고 있지만 마카오의 도심은 염연히 북섬으로 불리는 마카오 반도다. 한국으로 치자면 광화문 혹은 시청 인근에 서킷이 존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지리적 측성을 가지고 있으니 마카오를 찾은 관광객은 물론이고 마카오의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축제가 되었다. 게다가 60년 넘게 이어지며 카지노와 함께 마카오를 상징하는 대형 이벤트로 자리 잡은 만큼 마카오 행정부 단위에서도 교통 통제와 치안 관리 등에 열을 올리며 모터스포츠의 컨텐츠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마카오 GP] 마카오 그랑프리의 완성, 스트리트 서킷
완벽한 통제가 이뤄내는 컨텐츠의 가치

특히 마카오는 쉽게 경기를 볼 수 있는 ‘도심 서킷’의 입장권의 가치 및 컨텐츠의 가치를 강조하기 위한 컨텐츠의 완벽한 통제를 해내는 모습이다.

위의 사진처럼 횡단보도를 지나는 사람들이 경기를 ‘엿보지 못하도록’ 모든 코스 외벽 위에는 천막과 가림막 등을 설치하고, 코스를 위를 지나는 육교 등에도 천막과 가림막을 더해 완벽한 통제를 이뤄낸다. 혹 빈틈 사이로 카메라를 들이 밀면 어디선가 통제요원이 나타나 이를 제재한다.

이렇게 되니 관람객들이 모터스포츠 컨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마카오 그랑프리의 티켓을 구매하거나 인근의 대형 호텔에 묵으며 창문 밖으로 지나는 레이스카를 살펴봐야 하는 것이다. 완벽한 통제로 컨텐츠의 가치를 배가하는 아주 중요한 전략인 것이다.

[마카오 GP] 마카오 그랑프리의 완성, 스트리트 서킷
불필요한 더하기를 하지 않는 것

마카오 기아 스트릿 서킷은 말 그대로 도심 속에 있기 때문에 모터스포츠를 위한 설비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다양한 클래스가 동시에 진행되는 마카오 그랑프리의 특성 상 마카오 기아 스트릿 서킷 메인 구역은 최대한 간소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피트 구역의 확보다. 피트 건물에도 피트가 존재하긴 하지만 4~5개 이상의 클래스 들이 자리를 잡기에는 너무나 비좁고 작은 공간이다.

[마카오 GP] 마카오 그랑프리의 완성, 스트리트 서킷
이에 따라 최근에는 통상적으로 바이크 및 F3 팀들이 메인 피트를, GT 팀들이 피트 건물 뒤쪽의 2열 피트 동을 사용한다. 그리고 이외의 팀들, 그러니까 투어링 레이스 및 서포트 레이스의 팀원들은 지하주차장을 피트 구역으로 사용한다.

레이스 기간 동안 지하 2층 구조의 주차장은 확실한 통제를 보장하는 피트로 탈바꿈한다. 참고로 위의 사진은 WTCC에 출전하고 있는 팀이 지하 주차장 피트에서 차량을 정비하는 모습이다.

[마카오 GP] 마카오 그랑프리의 완성, 스트리트 서킷
교통 체증을 감수할 수 있는 정서적 합의

아마 그 누구라도 교통체증을 환영하지 못한다. 마카오 그랑프리 역시 마카오의 교통 체증을 유발한다. 지리적으로도 페리 터미널과 함께 있는 만큼 마카오를 오가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마카오 그랑프리 현장을 찾은 수 많은 사람들과 그 사람들을 위해 준비된 차량들이 뒤엉킨다. 하지만 어느새 마카오 사람들은 ‘원래 그런 것’이라 생각하며 일상의 한 장면으로 인식하고 있다.

[마카오 GP] 마카오 그랑프리의 완성, 스트리트 서킷
게다가 서킷 구성으로 인해 도심의 도로 곳곳이 통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회 도로나 통제에 따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우회 도로 등이 마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통제는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아마 한국이었다면 민원에 시달릴 공무원들의 모습이 눈에 훤할 것 같다.

물론 마카오 역시 이를 이해하고 있다. 때문에 ‘서킷의 사용 시간’을 확실히 관리, 운영한다. 경기가 있는 주간에는 매일 오전 6시부터 서킷을 통제하기 시작한다. 외벽을 설치하고 진입을 통제하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경기가 끝나고 해가 진 후에는 외벽을 옮겨 조금 전까지 경기가 펼쳐졌던 구간들 일반도로로 원복시킨다.

참고로 이러한 일이 매일매일 이뤄진다.

[마카오 GP] 마카오 그랑프리의 완성, 스트리트 서킷
이러다 보니 재미있는 장면도 펼쳐진다. 위의 사진처럼 막 통제가 해제된 도로를 일반 차량이 진입하면 뻥 뚫린 도로를 달릴 수 있으며, 또 양쪽 외벽과 레이스에 관련된 현수막 들을 빠르게 지나치며 달리며 ‘레이스’의 느낌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마카오 GP] 마카오 그랑프리의 완성, 스트리트 서킷
모터스포츠를 축제로 만드는 마카오 그랑프리

마카오 기아 스트릿 서킷은 모터스포츠를 축제로 만드는 장소다. 다양한 레이스, 다양한 장면들이 펼쳐지고, 또 마카오라는 거대한 관광의 메카를 더욱 빛나게 만드는 존재다. 그리고 그런 마카오 그랑프리를 만들기 위한 마카오 기아 스트릿 서킷과 마카오 행정부의 적극적인 자세가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