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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스포츠카, 심장 크기는 줄이면서 힘은 'UP' 

2017.06.03 06:31 | 노재웅 기자 ripbird@

고성능 스포츠카, 심장 크기는 줄이면서 힘은 `UP` 
718 카이맨. 포르쉐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4기통에서 8기통, 그리고 12기통으로. 이전까지 자동차의 배기량은 곧 그 차의 스피드와 힘을 의미했다. 독일과 이탈리아의 스포츠카 제조사들은 더 큰 엔진, 더 높은 출력을 향해서 무한경쟁을 펼쳐왔다.

하지만 최근 자동차 산업의 최대 키워드로 친환경과 다운사이징이 떠올랐다. 연비규제 강화와 친환경 요구에 따라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이 업계의 새로운 대세로 부상했다. 이는 대중적인 차에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니다. ‘하이 퍼포먼스’를 지향하는 스포츠카 제조사들도 피해갈 수 없는 영역이 돼버렸다.

터보엔진은 엔진 실린더에 주입할 수 있는 공기흡입량을 증가시켜 단시간에 많은 연료를 태워 성능을 배가하는 특징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배기량과 엔진 실린더 수를 줄여 다운사이징해도 여전히 성능과 연비가 높은 터보 엔진 장착 고성능 스포츠카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대표적인 다운사이징 터보엔진 스포츠카 제조사로는 포르쉐가 있다. 포르쉐는 지난해 상반기 공개한 신형 카이맨에 2.0ℓ(1988㏄)와 2.5ℓ(2497㏄) 4기통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다운사이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이전의 카이맨에 장착한 엔진 중 가장 배기량이 적었던 기종이 2.7ℓ(2706㏄) 6기통 엔진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폭의 다운사이징이다.

엔진의 크기는 작아졌지만 2.0ℓ 엔진도 300마력의 최고출력과 38.7㎏·m의 최대토크를 실현하며 적은 배기량으로도 더 강한 힘을 낼 수 있음을 증명했다. 신형 718 카이맨 S의 경우 기본사양 포르쉐 더블 클러치(PDK)와 옵션사양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Sport Chrono Package)를 장착하면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 4.2초에 최고속도 285㎞/h의 속도를 자랑한다.

고성능 스포츠카, 심장 크기는 줄이면서 힘은 `UP` 
GTC4 루쏘T. 페라리 제공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이한 페라리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국내에는 지난 2월 출시한 GTC4 루쏘T가 그 주인공인데, 12기통에 6000㏄가 넘던 엔진을 8기통 3855㏄로 다운사이징했다. 대신 출력은 최고 610마력에 최고 시속 320㎞, 제로백 3.5초 등 ‘고성능 DNA’는 그대로 유지했다. 페라리는 이 다운사이징 엔진으로 ‘2016 올해의 엔진 대상’ 등 4개 부문을 동시에 석권했다.

고성능 스포츠카, 심장 크기는 줄이면서 힘은 `UP` 
M2 쿠페. BMW 제공 UWE@FISCHER
콤팩트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BMW 뉴 M2 쿠페도 터보기술을 적용한 3.0ℓ 6기통 엔진을 장착했다. 뉴 M2 쿠페는 이 엔진을 달고 최고 370마력에 최대토크 47.4㎏·m의 힘을 낸다. 이는 같은 크기의 국산 중형세단인 쏘나타의 두 배에 달하는 것이자, 배기량 차이가 나지만 제니시스 G80 3.8 람다 엔진보다도 더 높은 성능이다. 최고속도 250㎞에 제로백은 4.3초에 달한다. 여기에 전자 제어식 액티브 M 디퍼렌셜과 다이내믹 M 다이내믹 모드(MDM) 작동 시 더욱 역동적인 주행까지 가능하다. 말 그대로 겉모습만 작다고 함부로 판단할 수 없는 차가 바로 BMW 뉴 M2 쿠페인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점차 강화하는 배출가스 감소 요구에 발맞춰 속도에만 치중하던 스포츠카 업계에도 다운사이징 엔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통적인 자연흡기 방식을 버리고 터보차저 방식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