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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사태에…디젤 엔진 개발 급제동

2017.07.17 06:00 | 노재웅 기자 ripbird@

벤츠 사태에…디젤 엔진 개발 급제동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디젤 게이트’ 이후로도 묵묵히 진행했던 폭스바겐의 디젤엔진 개발 정책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벤츠의 배출가스 조작 혐의가 새롭게 드러난 데다, 업계 전반에 걸친 조작사태 의혹 확산에 따른 디젤 기술 신뢰도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면서 ‘신(新) 디젤엔진’ 개발에 성공하고도 눈치 보기에 급급해진 상황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최근 4년의 연구개발 끝에 30% 이상 연비를 향상한 디젤엔진을 개발해 현지 관계자들에게 선보였다.

이 엔진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결합한 ‘디젤 하이브리드 엔진’으로 오는 2021년부터 유럽에서 기준으로 삼아 규제하는 제조사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인 95g/㎞를 맞추기 위해 개발한 결과물이다.

하지만 현지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이처럼 연비를 상당히 개선한 신형 디젤엔진을 개발하고도 차후 양산 계획에 대해선 회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아우디 본사 전 임원 조반니 파미오가 독일 검찰에 체포되는 등 2015년 9월 발생한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의 후폭풍이 여전한 까닭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벤츠까지 독일 현지에서 배출가스 조작 혐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조작사태의 시발점인 폭스바겐에 대한 관심도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폭스바겐은 이미 디젤 게이트의 여파로 내년 출시할 신형 폴로부터 소형 디젤엔진 대신 마일드 하이브리드 가솔린엔진을 탑재하고, 앞으로 5년간 소형 디젤엔진 생산량을 점차 줄여나갈 예정이었다. 더불어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결합한 디젤엔진도 활용할 방안이었지만, 최근 일련의 분위기상 계획 수립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폭스바겐 디젤 사태로 촉발한 부정적 인식 탓에 디젤엔진 개발을 철수하는 움직임은 업계 전반적으로도 포착되고 있다. 기아차(000270)는 지난해 그동안 장기간 공들여 개발했던 디젤 하이브리드 엔진 개발 프로젝트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밝혔고, 메르세데스-벤츠와 푸조도 디젤 하이브리드 엔진을 개발해놓고도 현재는 제품군에서 모두 빠진 상태다. BMW 역시 디젤엔진 개발 계획은 없으며 수소전지차와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폭스바겐으로 시작한 디젤게이트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수도 있는 조짐이 보이고 있는 만큼, 당분간 디젤엔진과 관련한 새로운 소식은 쉬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디젤 부흥’을 야심 차게 꿈꿨을 폭스바겐으로선 본인들이 자처한 상황에서 비롯된 최근 일련의 사태가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