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닫기
  • 이데일리
    실시간 뉴스와
    속보를 어디서나
  • 이데일리MVP
    금융정보 단말기의
    모바일 서비스
  • MP 트래블러
    차세대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 스타in
    연예·스포츠 랭킹 매거진
  • 전문가방송
    증권 전문가방송을
    스마트폰으로

[시승기] 르노삼성 자동차 ‘SM7 3.5 V6’의 재발견

2017.04.06 19:26 | 김학수 기자 raphy@

[시승기] 르노삼성 자동차 ‘SM7 3.5 V6’의 재발견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2017 서울모터쇼 기간 중 국내 자동차 미디어 관계자를 대상으로 르노삼성자동차의 모든 차량을 시승해볼 수 있는 ‘서울모터쇼와 함께 하는 르노삼성자동차 전 차종 시승회’를 개최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제조사들의 시승 행사라고 생각해보면 요즘 새로 나온 신차, 하나의 차종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행사에서는 르노삼성자동차가 현재 판매중인 모든 차량들이 준비되는 이색적인 모습이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관계자는 “시장의 경쟁자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하는 르노삼성자동차의 정신에 따라 ‘처음으로 전 차종 시승회’를 준비했다”며 미소를 보였다.

[시승기] 르노삼성 자동차 ‘SM7 3.5 V6’의 재발견
고전의 재발견, 르노삼성 SM5 클래식 그리고 SM7

현장에서 시승이 가능한 차량의 목록을 살펴봤다. 콤팩트 세단 SM3를 시작으로 르노삼성자동차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6시리즈, 즉 SM6와 QM6 등이 대거 포진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와중 눈에 들어온 차량이 두 대가 있었다.

바로 ‘정말 오랜 시간 동안 시장에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SM5(2017 SM5 클래식)과 SM6 이전의 플래그십의 역할을 담당했던 ‘2017 SM7 3.5 V6’였다. 문득 2017년 현재, 과연 고전의 존재들은 어떤 경쟁력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그렇게 2017 SM5 클래식과 2017 SM7의 키를 손에 쥐었다.

[시승기] 르노삼성 자동차 ‘SM7 3.5 V6’의 재발견
아직은 현역인 ‘전직 플래그십 세단’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SM7이 판매되고 있다는 이야기에 놀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행의 SM7은 지난 2011년 첫 데뷔한 모델로 아직 현역 모델이다. 다만 최근 시장에 데뷔한 모델들이 워낙 많은 관심을 받았던 만큼 시장의 관심에서 조금 멀어져 있던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2017 SM7의 4,995mm에 이르는 긴 전장은 시장의 최신의 경쟁 모델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전폭과 전고는 각각 1,870mm와 1,480mm이며 휠 베이스는 2,810mm로 전장을 제외한다면 최근 데뷔한 중형 세단들과 큰 차이가 없다. 한편 차량 무게는 1,640kg로 경쟁 모델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SM7의 디자인은 지난 2014년에 진행된 페이스 리프트를 거치며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르노 브랜드 고유의 아이덴티티가 느껴지는 전면 디자인은 세련된 감성을 드러내지만 기존의 SM7이 가진 외형적인 특성을 그대로 반영한 상태로 디자인된 탓인지 이후에 개발 단계부터 르노의 디자인이 반영된 차량들에 비해 ‘무게감’이 다소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시승기] 르노삼성 자동차 ‘SM7 3.5 V6’의 재발견
측면은 긴 전장이 돋보인다. 특별한 기교를 더하기 보다는 깔끔하게 구성됐다. 낮게 그려진 그릴에서 이어진 부드러운 곡선은 도어를 거쳐 후면으로 이어지며 두 개로 나뉘어 유려한 실루엣을 완성한다. 한편 후면에는 체급 대비 다소 소심하게 느껴지는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더했다.

SM7의 디자인은 사실 트렌디한 디자인이라 하기엔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미적인 완성도 부분에서 최근의 경쟁 모델과 비교를 하더라도 브랜드의 감성이나 완성도를 드러내기엔 손색이 없는 모습이다. 한편 18인치 프레스티지 알로이 휠은 그 크기 자체로는 다소 아쉽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차량의 전체적인 그래픽을 구성하는 부분에서는 높은 만족감을 준다.

[시승기] 르노삼성 자동차 ‘SM7 3.5 V6’의 재발견
편안함에 초점을 맞춘 SM7

도어를 열고 실내를 살펴보면 차분한 디자인이 시선을 끄는데, 전체적인 디자인 이미지에서는 ‘가로의 균형감’을 중시한 최근의 경쟁 모델과 달리 센터페시아에 집중된 느낌이다 대신 투 톤으로 구성된 대시보드의 구성과 고급스러운 표면이 돋보이는 센터페시아는 여전히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물론 제원에서도 알 수 있지만 경쟁 모델 대비 전폭이 넓지 않기 때문에 실내 공간의 좌우폭이 그리 넓어 보이진 않다는 점과 센터페시아 상단의 디스플레이 역시 작은 점은 분명 아쉽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에 르노삼성자동차는 이 부분을 고급스러운 표면의 가죽 시트와 보스 사운드 시스템으로 보완했다.

[시승기] 르노삼성 자동차 ‘SM7 3.5 V6’의 재발견
[시승기] 르노삼성 자동차 ‘SM7 3.5 V6’의 재발견
공간적인 부분에서는 차량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고급스러운 감각이 느껴지는 1열 시트에 몸을 맡길 때에는 그 촉감 자체만으로도 만족감이 높다. 그러나 레그룸이나 헤드룸은 여유롭게 느껴지는 대신 무릎 좌우의 공간이 그리 넉넉하지 않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시트의 높이 역시 좀 더 낮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이러한 특성은 2열 공간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체격이 큰 남성이 몸을 맡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2열 공간이지만 전체적인 공간감은 다소 좁게 느껴진다. 하지만 안락한 승차감을 위해 시트의 형상을 다듬은 것과 개별 조절이 되는 점 그리고 선 블라이드 등의 적용으로 ‘쇼퍼 드리븐’ 세단으로서의 정체성을 자부한다.

[시승기] 르노삼성 자동차 ‘SM7 3.5 V6’의 재발견
다시 한 번 VQ, 다시 한 번 SM7

SM7 3.5 V6의 보닛 아래에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자부심이라 할 수 있는 VQ V6 3.5L 엔진이 자리한다. 최고 출력 258마력과 33.7kg.m의 토크를 내는 이 엔진은 닛산의 주요 차량에 적용되는 VQ 엔진과 그 핏줄을 함께 한다.

이미 강산이 별할 정도의 시간 동안 꾸준히 채용된 엔진이지만 2017년 현재에도 여전히 현역으로서의 존재감을 강조한다. 여기에 6단 자동 변속기를 조합하여 전륜으로 출력을 전달한다. 이를 통해 SM7은 9.4km/L의 복합 공인 연비(도심 8.2km/L 11.7km/L)를 갖췄다.

[시승기] 르노삼성 자동차 ‘SM7 3.5 V6’의 재발견
다시 만난 SM7의 매력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SM7 3.5 V6의 도어를 열고 실내를 살폈다. 흰색의 시트가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졌지만 이내 시트에 몸을 맡기게 됐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시트의 높이가 조금 더 낮고, 또 엉덩이 시트의 크기가 조금 더 커졌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어쨌든 스티어링 휠과 사이드 미러 등의 위치를 조절하고 본격적인 드라이빙을 시작했다.

SM7의 시동을 걸어 엔진을 깨우면 브랜드의 플래그십에게서 빼놓을 수 없는 정숙함이 느껴진다. 경쟁 모델들이 저마다 정숙성을 무기로 말하고 있는데 정숙성 부분에서는 SM7 역시 빼놓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동 억제력 역시 뛰어나 새삼스러운 만족감을 느끼게 됐다.

[시승기] 르노삼성 자동차 ‘SM7 3.5 V6’의 재발견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V6 엔진의 힘이 느껴진다. 부드러운 감성을 지향한 차량이라고는 하지만 엔진의 초기 반응은 상당히 날카로운 편이다. 생각보디 ‘성격 있는 엔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RPM 역시 주저 없이 상승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그런 와중에도 실내 공간에서는 정숙성의 매력을 느낄 수 있어 그것대로 만족감이 좋았다.

V6 엔진은 발진 상황은 물론 가속 상황에서도 주저 없이 넉넉한 출력으로 속도를 끌어 올리는 모습이다. 넉넉한 배기량 덕에 고속 영역에서도 엔진이 힘겨워 하지 않는 느낌이 전해진다. 다만 RPM을 충분히 끌어 올렸을 때 실내로 유입되는 사운드가 조금 풍성했으면 했다.

[시승기] 르노삼성 자동차 ‘SM7 3.5 V6’의 재발견
[시승기] 르노삼성 자동차 ‘SM7 3.5 V6’의 재발견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변속기에 있었다. 경쟁 모델 대비 출력이 다소 낮은 V6 엔진이라고는 하지만 변속기가 뒷받침을 잘한다면 이런 단점이 겉으로 드러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SM7의 변속기는 경쟁 모델 대비 부족한 출력을 보다 생기 있게 전하기 보다는 ‘부드러운 동력 전달’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드라이빙의 생기를 강조하는 편은 아니었다.

게다가 스티어링 휠 2시와 10시 부근에 자리한 패들 쉬프트는 시각적으로도 ‘더듬이처럼 보이고’ 실 사용성 부분에서도 그리 만족감이 높은 편이 아니다. 물론 SM7을 타는 운전자들이 패들 쉬프트를 사용할 일이 그리 많지 않기에 기게 큰 단점으로 느껴지진 않을 것 같다.

[시승기] 르노삼성 자동차 ‘SM7 3.5 V6’의 재발견
차량의 정숙함은 도로 위에서도 이어졌다 여유로운 세팅을 지향한 덕에 노면을 가리지 않고 부드러운 감각을 이어 간다. 노면 위의 각종 변수를 여유롭게 받아내 탑승자에게 전해지는 충격을 최소로 줄이는 모습이다. 이러한 세팅은 고속으로 가더라도 변치 않는다. 다만 최근 트렌드를 고려해 조금 더 단단히 조여진 하체가 더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한가지 더 가벼운 스티어링 휠 역시 조금 더 단단해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기본적으로 가벼운 조향감은 일상 주행에서는 참 매력적이다. 실제 SM7가 그렇다. 하지만 고속 영역으로 갈수록 가벼운 조향감은 불안감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고속 주행을 즐긴다면 분명 SM7의 스티어링 휠의 감각이 조금 더 무거워지길 바랄 것 같다.

[시승기] 르노삼성 자동차 ‘SM7 3.5 V6’의 재발견
SM7의 재발견, 그리고 만족감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SM7을 다시 타는 시간은 꽤 즐거웠다. 아니 정말 즐거웠다. 과거의 차량이라고 생각했던 차량이 아직 현재에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현역이라는 것을 재확인한 기분이 참으로 묘했다. 이렇게 SM7을 재발견할 수 있도록 이번 시승을 진행한 르노삼성자동차의 참신함도 돋보였다.

물론 SM7이 최신의 경쟁 모델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존재는 아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그리고 고민해볼 가치는 충분한 그런 차량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