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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부 시승을 서킷서 한 이유…현기차 의식한 기본기 자랑

2018.11.27 16:56 | 남현수 기자 hsnam@

말리부 시승을 서킷서 한 이유…현기차 의식한 기본기 자랑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한국지엠이 신규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부분변경 '더 뉴 말리부'를 26일 출시했다. 최근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엔진 배기량을 낮추는 다운사이징 추세에 맞춰 더 뉴 말리부는 한 발 더 빠르게 다운사이징을 단행했다. 기존 1.5L 가솔린 터보 모델을 1.35L 3기통 가솔린 터보가 대체한다. 국산차 및 수입차 어떤 모델에도 찾아 볼 수 없는 눈에 띄는 변화다. 더불어 1.6L 디젤엔진을 추가했다. 올해 출시한 쉐보레 SUV 이쿼녹스와 같은 엔진이다.

이번 시승은 인제서킷에서 진행됐다. 패밀리카 시장이 타깃인 중형세단 출시 행사를 서킷에서 하는 게 그다지 어울리는 조합은 아니다. 중형 세단은 기본기가 중요하다.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는'는 삼박자다. 서킷은 일반도로보다 더욱 치밀한 기본기를 요구하는 곳이다.

한국지엠은 그만큼 말리부에 대한 기본기에 역점을 둔 셈이다. 이면에는 경쟁 모델인 현대차 쏘나타, 기아차 K5를 염두에 둔 것이다. 현기차에 비해 인테리어나 편의장치에서 뒤진다는 평가가 대세지만 '내구성과 기본기가 좋은 차' 만큼은 자신있다는 방증이다.

말리부 시승을 서킷서 한 이유…현기차 의식한 기본기 자랑
말리부 시승을 서킷서 한 이유…현기차 의식한 기본기 자랑
말리부 시승을 서킷서 한 이유…현기차 의식한 기본기 자랑
먼저 시승에 앞서 외관을 살펴봤다. 기존 모델 대비 외관에서 소폭의 변화를 가져왔다. 부분변경을 거치며 듀얼포트 그릴은 좀 더 세련되게 변화했다. 새롭게 디자인 된 LED 헤드램프는 신선함을 더한다. 테일램프 디자인도 손을 봤다. LED 면발광이 적용돼 스포티함을 가미한다. 날렵했던 기존 디자인을 헤치지 않으면서 디테일을 만진 외관 변화다.

말리부 시승을 서킷서 한 이유…현기차 의식한 기본기 자랑
말리부 시승을 서킷서 한 이유…현기차 의식한 기본기 자랑
실내 디자인은 기존과 거의 동일하지만 외관에 비해 더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는 계기반에서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아날로그 방식을 사용한 기존 말리부와 달리 더 뉴 말리부에는 8인치 디스플레이가 계기반에 들어간다. 이를 통해 각종 주행정보 확인은 물론 내비게이션의 정보도 확인이 가능하다.

서울 잠실에서 인제 서킷으로 향하는 약 190km 구간에는 2.0L 가솔린 터보엔진을 먼저 맛을 봤다. 기존에 이미 판매하는 파워트레인이다. 최고출력 253마력, 최대토크 36.0kg.m에 달하는 엔진은 6단 자동변속기와 조화를 이룬다. 북미버전에는 9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지만 국내에는 기존과 달라진 게 없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국내 도로 여건과 상황을 고려해봤을 때 6단 자동변속기가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고속 주행과 와인딩을 통해 경험한 2.0L 터보엔진은 터보렉을 줄였다. 코너에서도 민첩한 반응을 보인다. 일반적인 주행 영역에서는 물론 고속에서 재가속에서도 부족함 없는 출력이다.

세련되면서도 견고한 차체와 농익은 서스펜션은 구불구불한 강원도 산길을 두려움 없이 달려나가기에 충분했다. 출력에 비해 탄탄한 차체 골격은 보다 강한 힘을 발휘하는 고출력 파워트레인도 충분히 감당해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말리부 시승을 서킷서 한 이유…현기차 의식한 기본기 자랑
더불어 지능형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적용돼 장시간 운전에도 운전자의 피로도를 줄인다. 차선 이탈 경고 및 차선 유지 보조시스템은 차선을 제대로 유지시켜 줘 잠깐씩 핸들에서 손을 떼도 조향과 속도 조절을 해 주는 반자율 주행이 가능하다. 다만 차선 한가운데를 달리지 않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인제 서킷에 도착해 한국지엠이 글로벌 시장에서 첫 출시한 1.35L 3기통 직분사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한 모델에 올라탔다.

말리부 시승을 서킷서 한 이유…현기차 의식한 기본기 자랑
시동을 거니 3기통 특유의 잔진동이 느껴진다. 그러나 무엇보다 출력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서킷에서 3기통 1.35L 가솔린 엔진은 분명 부족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4.1kg.m으로 서킷에서 제대로 달려줄지 하는 의문이었다. 이내 '왜 서킷에서 말리부를 시승하게 한 속내'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탄탄한 차체 기본기다. 말리부에는 포스코의 초고장력 강판과 고장력 강판이 적용된다. 2년 전 9세대 말리부 출시 행사에서 쉐보레는 말리부의 뼈대를 전시했었다. 그만큼 기본기와 강성만큼은 경쟁차를 압도한다는 자신감이다. 강한 강성을 확보한 차체는 탄탄한 운동성능으로 보상한다. 완만한 코너에서는 가속페달을 떼지 않고 진행 할 수 있을 만큼 출력은 다소 부족하지만 코너링에서는 재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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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통 1.35L 엔진은 기본적으로 4기통에 비해 무게가 가볍다. 거기에 경량 알루미늄 소재를 대폭 사용해 무게를 줄였다. 1400kg의 공차중량은 결과적으로 경쾌한 주행감을 완성한다. 말리부 1.6L 디젤 모델도 동일한 서킷 코스를 달렸지만 역시나 앞이 무거워서인지 언더스티어 성향을 보인다. 반면 1.35L 엔진은 민첩하게 코너를 파고든다. 날렵한 코너링 성능에는 렉타입 전자식 스티어링(R-EPS)도 한 몫 한다. 말리부에 적용되는 R-EPS는 신뢰도 높은 보쉬(Bosch)제품이다. 덕분에 고속에서도 안정감이 뛰어나다.

말리부 시승을 서킷서 한 이유…현기차 의식한 기본기 자랑
다만 하체 세팅을 좀 더 강하게 했다면 롤을 조금 더 줄일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그러나 패밀리카로 주로 사용되는 중형 세단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만족할 수준이다. 서킷 주행 이후에 진행된 드래그에서는 기존 1.5L 터보모델과 1.35L 터보의 가속력을 비교 할 수 있었다. 놀랍게도 1.35L 엔진 모델은 기존 1.5L 모델보다 빠른 가속력을 보여준다. 1.5L 모델에 장착되는 6단 변속기에 비해 1.35L 모델의 무단변속기가 동력 손실이 적은 탓이다. 덕분에 14.2km/L라는 높은 연비도 달성할 수 있었다.

말리부 시승을 서킷서 한 이유…현기차 의식한 기본기 자랑
서킷 시승을 마치고 '기본기'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 수치상 출력보다 더 중요한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기본기다. 말리부가 가진 최대 경쟁력은 다른 경쟁사가 가지지 못한 치밀한 기본기를 갖췄다는 점이다. 현대차 쏘나타나 기아차 K5가 이전보다 주행성능이 많이 올라왔지만 아직도 소비자들의 구설수에 오르는 이유는 기본기가 부족한 탓이다. 이런 약점을 화려한 인테리어로 극복해왔다. 말리부는 그런 점에서 기본기로 승부를 건 셈이다.

말리부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한국지엠이 향후 5년간 15개의 모델을 출시하겠다”고 밝힌 모델 중 하나다. 올해 6월 출시한 중형 SUV 이쿼녹스는 별다른 신차 효과도 누리지 못하고 부진한 상태다. 이제 승부는 말리부에 달려있다. 한국지엠은 말리부를 출시하면서 침체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한다. 판매목표는 밝히지 않았지만 말리부는 분위기를 반전시킬 충분한 가능성이 엿보인다. 탄탄한 기본기가 정답이다.

추천트림 : 1.35 E-TURBO LT 디럭스 트림(2741만원), 시트 열선이 필요없다면 2566만원의 LT 트림이 더욱 합리적이다.

한줄평

장점 : 탄탄한 기본기와 극한에서 느껴지는 탄탄한 차체 강성

단점 : 폐쇄적 옵션 구성, 하나의 옵션을 위해 필요 없는 옵션이 들어있는 트림을 선택해야 한다.

말리부 시승을 서킷서 한 이유…현기차 의식한 기본기 자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