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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올 뉴 크루즈 1.4T 시승기 - 동급 최고의 주행을 갖추고 돌아온 올 뉴 크루즈

2017.03.07 14:23 | 김학수 기자 raphy@

쉐보레 올 뉴 크루즈 1.4T 시승기 - 동급 최고의 주행을 갖추고 돌아온 올 뉴 크루즈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당초 2월 출고가 예정된 쉐보레 올 뉴 크루즈의 출고 시기가 한국지엠이 차량의 무결성 정책에 3월로 다소 미뤄졌다. 본격적인 고객 인도를 앞두고 디트로이트에서 진행되었던 시승 행사와 국내 출시 행사 및 시승 행사를 통해 이미 올 뉴 크루즈는 뛰어난 주행 성능과 한층 개선된 상품성을 높게 평가 받으며 ‘발전된 크루즈’를 인증 받았다.

하지만 1,800만원부터 2천 만원대 중반에 걸쳐 있는 높은 가격대는 소비자에게 심리적인 장벽으로 느껴진다. 과연 쉐보레 올 뉴 크루즈는 좋은 차량을 뛰어 넘어, 한국지엠이 제시한 가격으로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차량인지 확인이 필요했다.

쉐보레 올 뉴 크루즈 1.4T 시승기 - 동급 최고의 주행을 갖추고 돌아온 올 뉴 크루즈
최근 새로운 차량들이 등장할 때면 으레 몸집을 키우는 것이 당연한데 그 중에서도 쉐보레의 몸집 키우기는 꽤 인상적이다. 올 뉴 크루즈는 동급 최장 수준인 4,665mm의 전장을 비롯해 1,805mm의 전폭 그리고 1,465mm의 전고를 통해 확실한 존재감을 더한다. 여기에 15mm 늘어난 휠 베이스는 실내 공간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한편 올 뉴 크루즈의 공차 중량은 1,250~1,290kg로 이전 모델 대비 110kg 이상의 감량이 돋보인다.

쉐보레 올 뉴 크루즈 1.4T 시승기 - 동급 최고의 주행을 갖추고 돌아온 올 뉴 크루즈
날렵하고 역동적인 쉐보레의 아이덴티티

더 넥스트 스파크, 올 뉴 말리부 그리고 아이코닉 스포츠 쿠페, 카마로를 통해 이미 완성형에 이른 쉐보레의 새로운 패밀리 룩은 더욱 과감하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투영한다. 기본적인 실루엣이 혼다의 9세대 시빅이나 현대자동차 아반떼를 닮았다고는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지난 2012년 부산모터쇼에서 선 보였던 소형 쿠페 ‘트루 140S(Tru 140S)’에 기반을 두고 있어 브랜드의 통일성을 이어간다.

중후하면서도 무게감이 돋보이는 디자인을 앞세운 올 뉴 말리부에 비해 경쾌한 감성이 돋보이는 올 뉴 크루즈의 전면 디자인은 무척 매력적이다. 낮은 위치부터 점점 상승하는 보닛 라인과 균형감과 역동성을 동시에 담은 V 형태의 실루엣이 더해진 프론트 듀얼 포트 그릴, 곡선으로 날렵한 감성을 더한 헤드라이트 등 전체적으로 스포츠 쿠페에 적합한 디자인 요소들이 배치되어 만족감이 높다.

쉐보레 올 뉴 크루즈 1.4T 시승기 - 동급 최고의 주행을 갖추고 돌아온 올 뉴 크루즈
뒤로 흐를수록 상승하는 라인으로 역동성을 부각한 측면 디자인 역시 매력적이다. 트루 140S에 담겨 있던 실루엣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캡포워드 디자인으로 앞으로 달려나가는 긴장된 프로포션을 완성했고 유려한 루프 라인을 적용해 4도어 쿠페의 실루엣을 살렸다. 여기에 다소 투박했던 초대 크루즈의 휠과 대비되는 듀얼 타입의 5-스포크 18인치 휠이 세련미를 더했다.

쉐보레 올 뉴 크루즈 1.4T 시승기 - 동급 최고의 주행을 갖추고 돌아온 올 뉴 크루즈
다만 후면 디자인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날렵하고 긴장된 감성을 강조했던 전면과 측면의 기조를 끝까지 이어가지 못하면서 맥이 풀리는 느낌이다. 쉐보레 고유의 듀얼 램프 타입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통해 브랜드의 통일성과 균형감을 살렸지만 역동성의 구현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크다. 대신 트렁크 리드의 ‘터보’ 엠블럼이 시선을 끄는 정도.

쉐보레 올 뉴 크루즈 1.4T 시승기 - 동급 최고의 주행을 갖추고 돌아온 올 뉴 크루즈
완성도, 만족감을 높인 실내 공간

쉐보레 올 뉴 크루즈는 커진 차체만큼이나 여유로운 개방감이 돋보이는 실내 공간을 제시한다. 여기에는 새롭게 디자인된 듀얼콕핏을 기반으로 한 대시보드를 적용하고 실내 구성의 각종 요소들을 새롭게 구성한 것이 가장 큰 기여를 했다. 좌우대칭의 구성을 기반으로 완만하게 그려진 대시보드에는 8인치 디스플레이와 쉐보레 고유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마이링크가 자리한다.

기존의 크루즈 역시 스티어링 휠과 계기판의 디자인 및 조작성이 우수한 편이었으나 올 뉴 크루즈는 한층 발전을 이뤄냈다. 세련미를 더하면서 쥐는 맛이 더 좋아진 스티어링 휠은 소프트 타입의 버튼을 적용해 사용감을 개선했다. 여기에 4.2인치 와이드 컬러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계기판은 말리부에서 느꼈던 것처럼 다양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살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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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링크는 터치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8인치 디스플레이, 그리고 옵션으로 제공되는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 개선된 하드웨어를 통해 시인성이나 터치 반응 등 사용성 부분에서 대대적인 발전이 이뤄졌다. 다만 디스플레이 하단의 오디오 조작 버튼 및 다이얼의 구성이 다소 조잡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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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뉴 크루즈의 1열 공간은 만족감이 상당하다. 크루즈 특유의 낮고 안정적인 시트 포지션과 만족감이 높은 시트의 조합을 통해 시트에 앉는 순간부터 높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체격이 큰 운전자의 경우 등받이 시트의 크기가 조금 작게 느껴질 수 있으나 시트의 기본적인 쿠션감이 풍성하고 레그룸과 헤드룸이 여유로워 어떤 주행 상황에서도 만족감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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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열 공간은 차체가 커지면서 약간의 여유를 제공 받는다. 키가 큰 탑승자의 경우 헤드 룸이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평균 체형의 탑승자로에게는 만족스럽다. 등받이 시트가 다소 단단하게 느껴지지만 기본적으로 시트 포지션이 좋은 편이며, 무릎 공간에서 약간의 여유가 더해지면서 기존의 크루즈 및 준중형 경쟁 모델 대비 만족감이 높다. 1열 암레스트 뒤쪽에 2열 에어 밴트가 없는 점이 가장 큰 아쉬움이다.

쉐보레 올 뉴 크루즈 1.4T 시승기 - 동급 최고의 주행을 갖추고 돌아온 올 뉴 크루즈
세련된 실루엣과 2열 공간의 확보 등의 요인이 있었음에도 쉐보레 올 뉴 크루즈는 기존의 크루즈 대비 약 20L가 늘어난 469L의 트렁크 공간을 자랑한다. 여기에 2열 시트는 60:40 비율로 폴딩이 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더 넓은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참고로, 올 뉴 크루즈의 배터리는 트렁크 안쪽 하단에 배치했다.

쉐보레 올 뉴 크루즈 1.4T 시승기 - 동급 최고의 주행을 갖추고 돌아온 올 뉴 크루즈
도약한 쉐보레의 다운사이징 터보

올 뉴 쉐보레 크루즈의 보닛 아래에는 쉐보레의 새로운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 라인업을 이끄는 1.4L 터보 엔진이 탑재된다. 올 뉴 말리부에 적용된 1.5L 터보 엔진의 형제 엔진인 이 엔진은 기존의 1.4L 터보 엔진대비 13마력이 상승된 153마력(@5,600RPM)을 내며 2,400RPM에서 3,600RPM 사이에서 24.5kg.m의 우수한 토크를 자랑한다. 여기에 3세대 6단 하이드라매틱 자동 변속기를 통해 전륜으로 출력을 전한다. 18인치 휠이 장착된 시승 차량의 공인 연비는 12.8km/L(18인치 기준, 도심 11.6km/L 고속 14.4km/L)다.

쉐보레 올 뉴 크루즈 1.4T 시승기 - 동급 최고의 주행을 갖추고 돌아온 올 뉴 크루즈
크루즈를 뛰어넘는 올 뉴 크루즈

올 뉴 쉐보레는 기존의 크루즈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내부적인 과제와 함께 완성도와 상품성을 대대적으로 끌어 올려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경쟁 모델과의 차이를 단 번에 좁혀야 한다는 또 다른 과제를 가지고 있었다. 과연 두 개의 과제를 어떻게 풀어냈을지 의문을 가지며 올 뉴 크루즈의 도어를 열였다.

개방감이 돋보이는 공간, 시트에 몸을 맡겼다. 시트의 형태나 쿠션감이 상당히 좋았고 낮은 포지션도 마음에 들었다. 텔레스코픽의 거리도 무척 만족스러워 키가 큰 운전자라도 최적의 드라이빙 포지션 구현이 가능해 보였다. 다만 틸팅 기능의 조절 각도를 위쪽으로 조금 더 올려줬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생겼다.

쉐보레 올 뉴 크루즈 1.4T 시승기 - 동급 최고의 주행을 갖추고 돌아온 올 뉴 크루즈
시동을 걸면 정숙함이 돋보인다. 준중형 세단에게 완벽한 정숙성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는데 올 뉴 크루즈는 준중형 시장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수준의 정숙성을 갖췄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주변을 살피고 기어 쉬프트 레버를 D로 옮겨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먼저 발진 가속, 1.4L 터보 엔진은 이전의 엔진에 비해 출력이 상승한 것은 물론이고 차량의 무게가 가벼워지면서 올 뉴 크루즈의 움직임을 더욱 가볍게 만든다. 실제로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음에 따라 기민하게 RPM 상승과 함께 속도가 오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그 가속의 흐름이 무척 매끄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RPM을 높게 쓰기 시작하자 무척 산뜻한 사운드가 실내로 유입된다. 보통 4기통 엔진이라고 한다면 다소 정제되지 않은 혼탁한 사운드가 느껴지기도 하는데, 올 뉴 크루즈의 사운드는 무척 깔끔하면서도 살짝 높은 톤이라 듣는 기분이 나쁘지 않다. 물론 일상 중에는 크게 거슬리지 않을 정도의 사운드로 정숙성을 이어간다.

쉐보레 올 뉴 크루즈 1.4T 시승기 - 동급 최고의 주행을 갖추고 돌아온 올 뉴 크루즈
개인적으로 만족하는 점이라면 엔진과 변속기의 조합이다. 이전의 크루즈라면 거친 킥다운으로 이어가며 다소 투박하고 기계적인 느낌을 받았다면 올 뉴 크루즈는 차량 곳곳에 기름을 칠한 듯 매끄럽게 가속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덕분에 연이은 감속, 재가속 상황에서도 매끄럽게 감속하고 가속하며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다.

특히 변속기의 감각이 무척 세련됐다. 기본적인 변속 속도도 빠르면서 변속 시의 충격도 부드럽게 억제하는 편이라 일상적인 주행은 물론 스포츠 주행에서도 큰 불편함이 없다. 게다가 토글 버튼이 아닌 레버 식으로 바뀐 수동 변속 모드 역시 만족감이 높다. 적어도 파워트레인 조합에서는 동급 최고라 확답할 수 있었다.

쉐보레 올 뉴 크루즈 1.4T 시승기 - 동급 최고의 주행을 갖추고 돌아온 올 뉴 크루즈
차량의 움직임은 꽤 경쾌하고 직관적이다. 강성이 높은 섀시와 R-EPS 그리고 쉐보레 특유의 풍부한 경험이 더해진 서스펜션의 조합의 결실이다. 먼저 조향에 따른 차량의 움직임이 무척 정교하고 운전자에게 명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때문에 운전자가 앞으로 이어가야 할 주행에 대해 명확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 다루는 맛이 우수하다.

또한 답력을 리니어하게 분산시킨 브레이크 세팅 역시 섬세한 페달 조작으로 차량의 속도를 보다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하여 운전자의 기량에 따라 주행의 완성도를 더욱 높일 수 있도록 했고, 절대적인 제동력도 무척 우수했다.

쉐보레 올 뉴 크루즈 1.4T 시승기 - 동급 최고의 주행을 갖추고 돌아온 올 뉴 크루즈
이와 함께 제법 탄탄하게 조율된 서스펜션은 빠른 범프와 리범프를 통해 안락함에 집중하기 보다는 세련된 승차감과 함께 스포티한 움직임을 명확하게 드러내 스포츠 드라이빙에 대한 재촉을 이어갔다. 이러한 올 뉴 크루즈의 움직임은 마치 여러 경쟁 모델 속에서 경쾌하고 산뜻한 움직임을 과시하는 혼다 시빅과 유사한 모습이었다.

좋은 점: 완성도 높은 파워트레인을 기반한 주행 성능, 매력적인 디자인

안좋은 점: 심리적인 부담이 느껴지는 가격대

쉐보레 올 뉴 크루즈 1.4T 시승기 - 동급 최고의 주행을 갖추고 돌아온 올 뉴 크루즈
가격을 잊게 만드는 만족감, 쉐보레 올 뉴 크루즈

올 뉴 크루즈의 장점은 제품에 있다. 히팅 시트의 제한적인 적용, 2열 에어 밴트 삭제 등 아쉬운 점은 존재하지만 자동차로서 다루는 맛과 달리는 재미로는 다소 부담스럽게 보이던 가격마저도 잊게 만드는 존재였다. 결국 이번에도 역시 차량을 좋은 쉐보레다. 남은 건 이 좋은 차량을 어떻게 팔 것인지, 한국지엠이 고민할 차례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