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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508 롱 텀 테스트 (5) - 30대 게임개발자가 느낀 푸조 508

2016.05.26 14:32 | 김학수 기자 hani@

푸조 508 롱 텀 테스트 (5) - 30대 게임개발자가 느낀 푸조 508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2016년, 봄을 알리려는 따스한 바람과 아직 겨울이고 싶어하는 차가운 바람이 뒤섞이는 날 푸조 508의 시동을 걸었다. 3개월,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시간 동안 푸조 508의 다양한 매력과 짧은 시승이 아닌 또 한 명의 소유자로서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푸조 508은 과연 3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푸조 508 롱 텀 테스트 (5) - 30대 게임개발자가 느낀 푸조 508
30대 게임 개발자를 만나다

푸조 508을 또 다른 운전자, 그리고 또 다른 일반인이 운전하면 어떤 느낌일까? 이런 의문으로 시작한 섭외는 생각보다 빨리 완료됐다. 토요일 오후 “내일 시간 괜찮아?”라는 질문을 던졌다. 사실 청첩장까지 받아 놓고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던 기억 때문인지 질문하기가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흔쾌히 가능하다는 대답에 왠지 안심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푸조 508과 30대 게임 개발자의 만남이 시작됐다.

푸조 508 롱 텀 테스트 (5) - 30대 게임개발자가 느낀 푸조 508
320i의 오너. 푸조는 아직 낯선 남자

훤칠한 키, 멀쑥한 외모의 게임 개발자 오승민. 어느덧 게임 업계에서도 10년에 가까운 커리어를 쌓았고 결혼도 했다. 기자와의 인연도 어느새 8년이 넘은 것 같다. 예전부터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수동 변속기에 대한 애착도 컸다. 그리고 작년 BMW 320i를 구매해 현재 열심히 타고 다니는 중이다.

베르나와 i30는 물론 몇 대의 차량의 그의 손을 거쳤지만 그에게 푸조는 처음이다. 특히 가솔린 차량을 선호하는 그의 입장에서 디젤 일색의 푸조는 조금 거리감이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320i를 구입하게 된 까닭도 ‘BMW에 대한 맹신이 있는 건 아니지만 마땅한 가솔린 세단이 없었다.’라는 것이 그의 이야기였다.

푸조 508 롱 텀 테스트 (5) - 30대 게임개발자가 느낀 푸조 508
모두에게 사랑 받을 수 있을 디자인

508의 시승을 앞두고 인터넷을 통해 508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는 그는 “페이스 리프트 이전보다 현재의 디자인이 조금 더 마음에 든다”라며 “기존의 디자인은 푸조의 강렬한 존재감이 느껴지긴 하지만 대중들에게 두루두루 사랑 받기에는 조금 취향이 타는 디자인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차체를 살펴보며 “처음에 인터넷에서 살펴보면 제원보다 조금 더 커 보이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새롭게 디자인 된 프론트 그릴과 명료한 이미지의 헤드라이트 그리고 한층 더 차분한 모습의 전면 바디킷의 구성부터 유선형의 차체, 그리고 독특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간결하게 다듬은 뒷모습 등을 가리키며 “일부의 사람들에게 최고의 디자인이 될 수 없을지 몰라도 대중들에게 ‘음 괜찮네’라는 평가를 받기엔 충분해 보인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했다.

푸조 508 롱 텀 테스트 (5) - 30대 게임개발자가 느낀 푸조 508
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게 있다면 역시 헤드라이트라고. 그는 “고급스럽게 디자인되었지만 다른 디자인 요소와 비교 했을 때 과장되거나 헤드라이트에만 집중되지 않기 때문에 더 마음에 든다”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차량 후면 508 레터링에 숨겨져 있는 트렁크 게이트 버튼에 대한 설명을 듣고는 “이게 정말 최고의 디자인인 것 같다”라며 몇 차례 트렁크 게이트를 열고 닫으면서 크게 웃었다.

심플하지만 얄미운 실내 공간

실내 공간에 대해서는 “일단 넓은 중형 세단”이라는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2열 공간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는데, “키가 작은 편이 아닌데 뒷좌석에서 무척 편하게 앉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1열 시트의 경우 “320i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508의 시트 포지션이 다소 높게 느껴진다”라며 조금 아쉬운 모습이었다.

푸조 508 롱 텀 테스트 (5) - 30대 게임개발자가 느낀 푸조 508
계기판이 무척 마음에 드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는 “계기판은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고 간결하게 표현하는 점이 마음에 든다”라고 말하며 센터페시아의 디스플레이는 심플한 디자인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내비게이션이나 사운드 시스템 등에 대해서는 조금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

각 버튼의 구성이나 재질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는 모습. 아무래도 BMW에 익숙한 만큼 푸조의 것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하고, 짧은 시간에 판단을 내리기엔 불공평 하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었다. 다만 “한정된 공간에서 컵홀더를 마련한 센스는 돋보이지만 디스플레이 화면이 가리게 되어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푸조 508 롱 텀 테스트 (5) - 30대 게임개발자가 느낀 푸조 508
트렁크 공간은 내심 만족스러워했다. 적재 공간은 물론 트렁크 게이트가 넓은 만큼 사용성이 좋다는 점이 마음에 드는 모습이었다. 320i의 트렁크 공간도 작은 편은 아니지만 “입구가 넓고 깊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짐을 마음 편히 적재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푸조 508의 손을 들어줬다.

푸조 508 롱 텀 테스트 (5) - 30대 게임개발자가 느낀 푸조 508
편안하고 경쾌한 그리고 효율적인 508

508의 문을 열고 잠시 엔진 스타트 키 버튼을 찾는 오승민의 모습은 아마 508을 처음 접한 사람들 대부분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배치에 대한 ‘차이’에는 큰 아쉬움은 없는 듯 하지만 이내 들려오는 소음과 진동에 조금 아쉬워했다. 그는 “디젤 차량치고는 분명 조용하지만 가솔린 대비 진동과 소음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래도 시동이 걸리는 순간에도 무척 부드럽게 걸리는 점은 320i 보다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행을 시작한 그는 잠시 후 “1.6L 모델이라는 걸 말해주지 않으면 2.0L 라고 생각할 것 같다”라며 508의 움직임을 평가했다. “디젤이 토크가 높다고는 하지만 둔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508은 매끄럽게 가속하며 운전자에게 ‘디젤 엔진’의 스트레스를 주지 않아 마음에 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속에서 가속력이 점차 부족해지는 걸 느끼며 “1.6L은 맞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속도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디젤 엔진의 거친 소리가 조금씩 줄어들었고 오승민 역시 이를 파악했다. 그는 “속도를 조금만 올려도 엔진 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수동 모드로 기어를 낮춰서 RPM을 높이지 않으면 디젤 중에서도 손 꼽을 만큼 정숙한 중형 세단이라고 말해도 문제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푸조 508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320i 오너로서 꽤 경계하는 모습이었지만 어느새 푸조 508의 경쾌하면서도 편안함에 집중했다. 그는 “푸조 브랜드가 늘 ‘실용성’이라는 아이덴티티만 강조해온 것 같은데 차량을 조금 거칠게 몰아도 크게 힘들어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면서 “BMW 보다 조금 소프트한 것 같으면서도 무척 산뜻하고 경쾌하게 움직이는 점이 마음에 든다”라고 말했다.

오승민은 가솔린 터보 차량을 운행하는 만큼 푸조 508의 연비는 꽤나 인상적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속이나 오르막 상황에서 연비가 나쁜 건 모든 차량의 공통점”이라면서 “다만 정속, 내리막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주행을 하느냐가 차량의 연비를 결정 짓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 푸조는 노하우가 좋고, 또 ISG의 개입이나 반응 역시 무척 좋은 것 같다”라며 시승하며 기록한 리터 당 18km의 연비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푸조 508 롱 텀 테스트 (5) - 30대 게임개발자가 느낀 푸조 508
우리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우등생

시승이 끝나고 차량을 세우고 둘러보던 그는 “푸조 508은 우리에겐 아직 알려지지 않은 우등생, 혹은 해외에서 공부를 잘했던 교환 학생을 보는 것 같다”라며 “국내 시장, 소비자들이 아직 알지 못하는 것 같고, 나 역시 그랬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 이야기는 국내 자동차 시장이 더 개방되어야 하고, 브랜드들이 소비자들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라는 주문처럼 들렸다.

320i에 올라 짐을 정리하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던 오승민은 잠시 창문을 내려 못다한 이야기가 있는 듯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겠지만 몇 가지 요소들을 조금 더 손본다면 국내 소비자들이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될 것 같다”며 “발전 가능성이 느껴지는 만큼 지금 당장은 10점 만점에 8점 정도를 주고 싶다”라며 인사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