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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 GP 취재 수첩(1) - 밸런스 오프 퍼포먼스, 유연한 조율을 가능하게 한 솔루션

2016.11.23 11:37 | 김학수 기자 raphy@

마카오 GP 취재 수첩(1) - 밸런스 오프 퍼포먼스, 유연한 조율을 가능하게 한 솔루션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17일부터 20일까지 마카오 도심을 무대로 펼쳐진 ‘제 63회 마카오 그랑프리’를 취재하며 체력적으로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선진화된 레이스를 직접 취재할 수 있었고, 세계의 모터스포츠 관계자 및 모터스포츠 관련 미디어 종사자들과 교류를 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특히 국내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지만 글로벌 GT 레이스의 기준이라 할 수 있는 FIA GT3(2016 FIA GT 월드컵)와 글로벌 포뮬러 레이스의 대들보라 할 수 있는 FIA F3(2016 FIA F3 월드컵)은 물론 아시아를 비롯해 글로벌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폭발적인 성장을 과시하고 있는 TCR 시리즈(마카오 기아 레이스 2.0T)에 대해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마카오 GP 취재 수첩(1) - 밸런스 오프 퍼포먼스, 유연한 조율을 가능하게 한 솔루션
이는 모터스포츠를 취재하는 입장에서 놓칠 수 없는 경험일 것이다. 게다가 이 세가지 레이스들은 모두 현존하는 모터스포츠 카테고리 중 가장 역동적인 발전과 변화를 추구하고 있으며 가장 대중화된 레이스 카테고리라는 점 그리고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모터스포츠의 현재와 미래를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큰 가치를 가지고 있다.

덕분에 취재하는 내내 대회 측에서 발표하는 자료 및 공지를 하나하나 살펴보고 이를 기록하게 됐는데 그 중 눈길을 끈 것이 있다면 마카오 기아 레이스 2.0T에 적용된 BOP(Balance of Performance)였다. 국내 모터스포츠 무대에서는 다소 낯선 용어지만 마카오에서 만난 모터스포츠 관계자들은 ‘BOP’를 가장 합리적이면서도 가장 유연한 퍼포먼스 조율 시스템이라며 BOP의 가치를 강조했다.

마카오 GP 취재 수첩(1) - 밸런스 오프 퍼포먼스, 유연한 조율을 가능하게 한 솔루션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조율 시스템

사실 기자는 몇 년 전부터 WTCC(월드 투어링 카 챔피언십) 및 GT 아시아 등 FIA GT3 규격을 기반으로 한 레이스를 취재하며 BOP에 대해 알게 됐다. GT 아시아 및 TCR 인터내셔널 시리즈 등에 출전하고 있는 ‘크래프트 뱀부 레이싱(Craft Bamboo Racing)’에 속한 레이스 엔지니어 맷 하비(Matt Haevey)에게 BOP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당시 GT 아시아에 출전하는 GT3 레이스카의 엔지니어링을 담당하던 맷 하비는 “BOP는 레이스카의 출력과 운동 성능 그리고 시리즈 포인트 경쟁에 따라 빠르고 손 쉽게 경쟁 관계를 유도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하며 “GT 아시아의 BOP는 부스트압, 무게, 지상고, 에어 리스트릭터 등 다양한 조율 방법으로 레이스카의 주행 성능을 조율한다”고 설명했다.

마카오 GP 취재 수첩(1) - 밸런스 오프 퍼포먼스, 유연한 조율을 가능하게 한 솔루션
마카오 GP 취재 수첩(1) - 밸런스 오프 퍼포먼스, 유연한 조율을 가능하게 한 솔루션
마카오 그랑프리 현장에서 만난 BOP

이번 마카오 그랑프리 현장에서 FIA GT 월드컵 외에도 TCR 시리즈와 CTCC(차이나 투어링카 챔피언십)의 레이스카들이 참가한 마카오 기아 레이스 2.0T에서도 BOP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출력이나 운동 성능이 다른 TCR 레이스카와 CTCC 레이스카가 동시에 참여하는 레이스인 만큼 마카오 기아 레이스 2.0T은 더욱 세밀한 조율이 필요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실제 대회 측에서는 두 번의 BOP를 공지하며 주행 성능을 조율하는 모습이었다.

대회 측에서는 마카오 기아 레이스 2.0T의 첫 번째 연습 주행이 끝난 후 첫 번째 BOP를 공지했으며 예선 경기가 종료된 후 각 차량 별 기록을 확인하여 CTCC 레이스카들의 무게를 추가적으로 덜어내는 2차 BOP의 내용을 추가 공지했다. 두 번의 BOP 공지를 통해 레이스카 간 주행 성능 격차를 더욱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대회 측의 입장이었다.

마카오 GP 취재 수첩(1) - 밸런스 오프 퍼포먼스, 유연한 조율을 가능하게 한 솔루션
마카오 기아 레이스 2.0T의 BOP 공지를 살펴보면 TCR 시리즈 레이스카와 CTCC 레이스카로 나뉘어 BOP가 적용됐으며 특히 TCR 레이스카의 경우 레이스카 별로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레이스카 별로 각각 BOP를 적용해 세밀한 조율을 한 것을 살펴볼 수 있었다. 대신 CTCC 레이스카의 경우 TCR 레이스카 대비 무게가 무거운 점을 감안해 무게 절감의 혜택이 적용됐다.

차량 별로 살펴본다면 통상 2.0L 터보 엔진을 장착하는 일반적인 레이스카와 달리 1.75L 터보 엔진을 장착한 알파 로메오 줄리에타 TCR 레이스카의 경우 무게를 40kg 덜어내는 BOP를 적용 받았고, 혼다 시빅 TCR 레이스카와 세아트 레온 V2 TCR DSG 그리고 세아트 레온 V2 TCR 시퀀셜은 각각 30kg, 20kg 그리고 30kg의 무게를 더하는 BOP를 적용 받았다.

마카오 GP 취재 수첩(1) - 밸런스 오프 퍼포먼스, 유연한 조율을 가능하게 한 솔루션
마카오 GP 취재 수첩(1) - 밸런스 오프 퍼포먼스, 유연한 조율을 가능하게 한 솔루션
차량은 같지만 변속기가 다른 세아트 레온 V2 DSG와 세아트 레온 V2 시퀀셜의 차이를 조율하기 위해 세아트 레온 V2 DSG의 지상고를 10mm 낮추는 BOP가 마련됐다. 폭스바겐 골프 GTi TCR 레이스카는 무게 변동 없이 지상고를 10mm 낮추는 BOP를 통해 주행 성능을 조율하는 모습이었다.(*대회에 출전하지는 않았으나 TCR 레이스카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오펠 아스트라 TCR과 스바루 STi TCR 역시 개별적인 BOP를 공지 받았다.)

한편 CTCC 레이스카들은 기본 무게가 1,310kg로 TCR 레이스카 대비 약 45kg 가량이 무거운 것을 반영하여 차량 무게를 60kg를 덜어내고 대신 지상고를 20mm 높여 운동 성능을 소폭 하양시켰다. 하지만 예선 후 TCR 레이스카와의 차이가 커 CTCC 레이스카의 무게를 20kg 더 줄일 수 있도록 BOP를 재공지했다.

마카오 GP 취재 수첩(1) - 밸런스 오프 퍼포먼스, 유연한 조율을 가능하게 한 솔루션
결과로만 본다면 BOP의 적용에도 불구하고 마카오 기아 레이스 2.0T의 레이스는 TCR 레이스카들이 CTCC 레이스카들을 압도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 하지만 TCR 레이스카에 오른 세계적인 선수들의 기량을 감안하고, 또 상위권 역시 하나의 차량에 집중되지 않고 다양한 차량들이 고른 순위에 오른 점을 생각한다면 BOP는 다시 한 번 성공적인 조율 능력을 선보였다고 평가할 수 있었다.

마카오 GP 취재 수첩(1) - 밸런스 오프 퍼포먼스, 유연한 조율을 가능하게 한 솔루션
BOP, 국내 모터스포츠 도입은 어떨까?

마카오 그랑프리를 취재하는 기간 동안 GT 레이스를 시작해 투어링카까지 다양한 분야의 해외의 모터스포츠에서 긍정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BOP가 ‘국내 모터스포츠에도 도입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국내 역시 다양한 레이스 카테고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보다 효율적이고 유연한 적용과 조율이 가능한 BOP가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카오 GP 취재 수첩(1) - 밸런스 오프 퍼포먼스, 유연한 조율을 가능하게 한 솔루션
이에 모터스포츠의 한 관계자는 “BOP의 적용은 현재 한국 모터스포츠에서 활용하고 있는 핸디캡 웨이트 방식의 시스템보다 다양한 요소들을 조율하는 만큼 보다 유연하고 다양한 방향의 변화를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현재 글로벌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사용하고 있는 BOP의 항복들은 각각의 레이싱 팀들이 쉽게 적용할 수 있고, 기술위 측에서도 손쉽게 적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라며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반대로 BOP에 대해 조심스러운 의견도 있었다. 2016 FIA GT 월드컵에 출전한 한 선수는 “BOP는 분명 손쉽고 빠른 조율이 가능한 시스템이라고는 하지만 반대로 작은 오차가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라며 자신이 참가한 한 GT3 시리즈에서도 잘못된 BOP 적용으로 선수들이 불만을 토로했음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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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BOP의 오류로 인한 불만은 다루는 사람의 문제’라며 “BOP는 각각의 요소의 변화에 따른 결과물을 완벽하게 시뮬레이션 능력을 갖추고 해당 요소들에 대한 기술적인 지식이 풍부한 기술위원회의 존재가 선결 조건”이라며 “한국의 모터스포츠가 TCR 시리즈나 FIA GT3와 같은 선진화된 레이스 카테고리의 추가 및 관련 기술적인 지식의 완성도가 갖춰진다면 BOP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며 조언을 더했다.

자동차 생산 및 소비 규모에 비해 모터스포츠 시장의 규모나 질적인 발전이 다소 더딘 것이 한국 모터스포츠의 현실이지만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선진화된 규정이나 시스템을 받아드리는 것 자체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과연 국내에서도 ‘긍정적인 BOP’를 볼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