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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그랜드 체로키 75주년 에디션 시승기 - 현장의 경험은 실수하지 않는다

2016.12.23 12:12 | 김학수 기자 raphy@

지프 그랜드 체로키 75주년 에디션 시승기 - 현장의 경험은 실수하지 않는다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자동차 역사에 있어서 오프로드 그리고 SUV의 역사는 지프(JEEP) 브랜드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만큼 지프의 차량들은 경쟁 브랜드 혹은 전세계의 자동차 업체들 사이에서도 ‘현장 경험’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 덕분에 처음 만든 ‘소형 SUV’ 레니게이드 역시 지프의 감성이나 강점이 그대로 담겨있다.

이러한 지프 브랜드의 양대 산맥을 선택한다면 주저 없이 전장을 누비는 ‘윌리스 오버랜드’ MA의 아이덴티티를 잇는 랭글러와 1926년 프리미엄 SUV의 시작을 알린 왜고니어(Wagoneer)의 형통을 이어가며 오랜 시간 동안 지프 역사의 한 축을 담당하는고 미국 대형 SUV를 대표하는 모델로 성장한 그랜드 체로키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2016년 겨울, 75주년의 지프 역사를 강조한 ‘그랜드 체로키 75주년 에디션’을 만났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75주년 에디션 시승기 - 현장의 경험은 실수하지 않는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75주년 모델은 기본적인 크기나 구성은 일반적인 그랜드 체로키와 큰 차이는 없다. 4,825mm의 넉넉한 전장과 1,935mm의 넓은 전폭 그리고 우람한 체격을 구성하는 1,765mm의 높은 전고를 통해 당당함을 드러낸다. 여기에 넉넉한 실내 공간을 자아내기 위해 2,925mm의 긴 휠 베이스를 자랑한다. 한편 그랜드 체로키의 공차 중량은 엔진에 따라 2,250~2,465kg에 이른다.

현행 모델이 지속적인 페이스 리프트를 거치면서 상품성을 개선했지만 지난 2011년 데뷔한 차량인 만큼 최근 데뷔한 볼보 XC90과 더 뉴 아우디 Q7 등 경쟁 모델들과 비교를 한다면 전장과 휠 베이스가 다소 짧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프 그랜드 체로키의 체격은 결코 쉽게 무시할 수 있을 것은 아니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75주년 에디션 시승기 - 현장의 경험은 실수하지 않는다
75년의 시간, 당당한 존재에 담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는 말 그대로 당당하고 묵직하다. 곡선이나 유려한 실루엣을 강조한 최근의 디자인 추세와는 사뭇 다르지만 말 그대로 ‘지프’의 감성이 담겨 있다. 물론 시대적 흐름에 맞춰 일부 디자인 요소에 최신의 감각을 담고, 새로운 기술들을 적용하며 시대에 발 맞추는 모습을 선보였다. 그리고 지프의 유구한 역사를 강조한 75주년 에디션으로서의 감성을 강조하는 것 역시 잊지 않았다.

전면 디자인은 지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그랜드 체로키의 체격에 걸맞은 당당함과 묵직함이 더욱 강조된다. 지프 브랜드의 세븐 슬롯과 견고하면서도 날렵한 이미지의 헤드라이트 그리고 과감한 디테일이 돋보이는 프론트 범퍼는 최근의 디자인 트렌드와 같은 길은 아니지만 지프만의 감성이 강하게 느껴진다. 특히 세븐 블롯 및 프론트 범퍼의 디테일을 녹색이 살짝 더해진 갈색으로 마감을 해 더욱 견고한 이미지를 드러내며 75주년 에디션 고유의 감성을 살렸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75주년 에디션 시승기 - 현장의 경험은 실수하지 않는다
측면 역시 이러한 디자인 추세는 그대로 이어진다. 높은 벨트 라인과 굵은 캐릭터 라인과 견고한 이미지를 강조한 도어 패널의 이미지를 그려냈다. 탄탄하게 그어진 D필러와 사각형의 이미지를 강조한 휠 하우스는 오프로드 주행을 감안한 차량으로 개발되었다는 것을 입증한다. 한편 휠은 75주년 에디션을 갈조한 갈색의 20인치 휠을 적용하고 265/50 R20 규격의 컨티넨탈 크로스 컨택 타이어를 네 바퀴에 더했다.

후면은 화려한 실루엣보다는 명료한 이미지를 선사한다. 경쟁 모델들이 여러 라인을 더한 ‘레이어드’ 스타일을 연출하는 상황에서 지프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직선을 중심으로 한 레이아웃과 깔끔하게 그려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더해지며 지프만의 견고하고 강인한 이미지를 완성한다. 후륜의 오버행을 확보하기 위한 후면 범퍼와 듀얼 배기 시스템 역시 그랜드 체로키가 추구한 ‘드라이빙’의 지향점을 드러낸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75주년 에디션 시승기 - 현장의 경험은 실수하지 않는다
FCA의 감성이 더해진 그랜드 체로키의 실내 공간

지프 그랜드 체로키의 실내 공간은 지프 브랜드가 속한 FCA 그룹의 성격과 감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강인한 이미지를 강조한 다른 모델과 달리 그랜드 체로키는 다른 브랜드지만 같은 FCA 그룹에 속한 크라이슬러 300C의 실내 공간과 기본적인 레이아웃을 공유한 모습이다. 덕분에 그랜드 체로키는 강인한 겉모습과 달리 안락하고 부드러운 실내 공간을 선사한다.

현 세대의 그랜드 체로키가 지난 2011년 등장했던 만큼 시간에 따라 기본적인 이미지는 노후한 느낌이 들 수 있겠지만 지프는 연식 변경 및 페이스 리프트 등 상품성 개선을 통해 다양한 변화를 더했다. 특히 내장 패널의 재료와 기어 쉬프트 레버 등 다양한 부분이 개선하며 시각적인 만족도를 끌어 올렸으며 75주년에 걸맞은 갈색의 하이라이트를 더했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75주년 에디션 시승기 - 현장의 경험은 실수하지 않는다
시각적인 디테일은 물론 기능적인 부분에서는 체급에 맞는 사용자 만족감을 선사한다. 특히 8.4인치 터치 인터페이스 기반의 디스플레이와 FCA의 유커넥트의 최신 버전을 통해 오디오 및 블루투스 등 다양한 기능의 만족스러운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내비게이션의 시스템의 완성도는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75주년 에디션 시승기 - 현장의 경험은 실수하지 않는다
그랜드 체로키 1열 공간을 살펴보면 넉넉한 공간과 75주년 기념 엠블럼을 더한 큼직한 시트가 돋보인다. 차체가 큰 만큼 체격이 큰 운전자여도 레그룸과 헤드룸을 경험할 수 있다. 1열 시트의 경우 다른 동급의 차량과 비교 했을 때 단단하면서도 운전자의 몸을 고정, 지지하려는 의지가 느껴져 오프로드 주행을 향한 목표 의식이 돋보인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75주년 에디션 시승기 - 현장의 경험은 실수하지 않는다
2열 공간 역시 긴 휠 베이스를 통해 2열의 탑승자에게 넉넉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1열 시트와 같이 2열 시트 역시 큰 체형의 탑승자를 배려한 모습이며 레그 룸이나 헤드 룸에서도 넉넉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1열과 2열의 탑승자가 모두 넓은 시야를 경험할 수 있는 글래스 루프를 적용해 감성적인 만족감 역시 끌어 올렸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75주년 에디션 시승기 - 현장의 경험은 실수하지 않는다
그랜드 체로키의 적재 공간은 체급에 걸맞은 넉넉함을 자랑한다. 전동식 트렁크 게이트를 열면 눈 앞에 800L에 이르는 넉넉한 적재 공간이 드러난다. 여기에 60:40 비율로 폴딩이 되는 2열 시트를 모두 접을 때에는 최대 1,689L에 이르는 넉넉한 적재 공간을 상황에 따라 활용할 수 있으며 트렁크 왼쪽에는 야간에 요긴히 쓸 수 있는 손전등을 부착해뒀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75주년 에디션 시승기 - 현장의 경험은 실수하지 않는다
대형 SUV에 걸맞은 V6 디젤 엔진

지프 그랜드 체로키 75주년 에디션의 보닛을 열면 V6 3.0L CRD 디젤 엔진이 시선을 끈다. 이를 통해 그랜드 체로키는 3,600RPM에서 최고 출력 250마력을 내며 토크 역시 1,800RPM에서 56.0kg.m의 출력을 발산한다. 이 엔진은 2015 10대 엔진(10 Best Engines for 2015)에 선정되며 그 우수성을 입증했다.

여기에 8단 변속기를 적용하여 부드러운 출력 전달과 안락한 승차감에 초점을 맞추고 지프 브랜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콰드라-트랙2(Quadra-Trac II)와 셀렉-터레인(Selec-Terrain)을 적용해 네바퀴에 출력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한편 정부 인 연비는 복합 연비 기준 10.6km/L(도심 9.6km/L 고속 12.1km/L)이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75주년 에디션 시승기 - 현장의 경험은 실수하지 않는다
지프 브랜드의 경험이 담긴 성숙한 드라이빙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그랜드 체로키의 도어를 열고 시트에 앉아 시트 포지션을 설정하고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엔진을 깨웠다. 체급은 물론 디젤 엔진의 완성도가 점점 개선되고 있는 만큼 그랜드 체로키 역시 정숙한 아이들링을 뽐내며 운전자를 미소 짓게 만들었다. 게다가 명료한 외관 덕에 운전자가 느끼는 시야도 제법 만족스러웠다.

기어 쉬프트 레버를 옮겨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56.0kg.m의 토크는 분명 인상적인 수치지만 차체 무게가 2.5톤(2,465kg)에 이르기 때문에 폭발적인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힘이 넉넉한 만큼 차량의 발진에는 부족함이 없는 출력이 느껴진다. 브랜드에 따르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8초 대의 기록을 내는 만큼 일상 속에서 기대 이상의 가속감을 경험할 수 있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75주년 에디션 시승기 - 현장의 경험은 실수하지 않는다
게다가 이런 가속 상황에서의 감각은 대형 SUV에게 기대하는 모습이다. RPM을 끌어 올리더라도 웅장한 감각을 드러내지만 엔진 및 배기 사운드의 실내 유입을 충분히 억제해 차량 탑승자들의 감성적인 만족도를 개선한다. 이러한 모습은 고속 주행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며 고속에서 거침 없이 가속하며 운전자에게 만족스러운 운전 경험을 제공한다.

우수한 엔진에 호흡을 맞추는 8단 변속기는 경쟁 모델들의 변속 감각에 비해 무척 부드럽고 기민하기 보다는 여유로운 변속 과정을 느낄 수 있다. 혹자는 변속 속도가 흐리고 ‘변속의 맛’이 나쁘다고 비난할 수 있겠지만 그랜드 체로키의 변속기는 대형 SUV가 추구해야 할 방향성을 제대로 이행한다는 생각이 든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75주년 에디션 시승기 - 현장의 경험은 실수하지 않는다
특히 이러한 세팅은 온로드에서의 대형 SUV가 갖춰야 할 주행은 물론 지프의 주 무대인 오프로드 주행까지 모두 감안한 세팅이라 할 수 있다. 타이어의 접지력을 제대로 확보하기 어려운 곳이나 노면의 차량의 무게를 아슬아슬하게 지지하는 노면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토크가 강하게 전해질 경우 차량이 미끄러지거나 노면 상태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차량의 움직임은 미국 그리고 대형 SUV의 성향을 그대로 드러낸다. 조향에 따른 반응은 무게감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차량이 큰 만큼 차량의 반응이 다소 둔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러한 반응은 대형 SUV에게는 당연한 감각이기 때문에 불만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덕분에 운전자는 저속부터 고속 구간까지 시종일관 여유를 느끼게 된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75주년 에디션 시승기 - 현장의 경험은 실수하지 않는다
주행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편안함’을 강조하며 부드러운 성향의 서스펜션을 기반으로 노면의 불규칙한 움직임에서 전해지는 스트레스를 최소로 줄여낸다. 코너에서도 기본적인 롤링을 허용하면서 여유로운 주행을 선사하는 편인데, 날카롭다기 보다는 ‘올라운드’ 스타일을 지향한다.

물론 일부 운전자들은 ‘연이은 코너에서 롤링이 너무 크다’며 아쉬움을 드러낼 수도 있겠지만 오프로드 주행을 염두한 차량이라는 점과 그랜드 체로키의 공차 중량이 2,465kg에 이르는 것을 감안한다면 그랜드 체로키를 소형 스포츠카처럼 연이은 코너에서 좌우로 크게 흔드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기 때문에 차량이 추구해야 할 방향을 제대로 해석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75주년 에디션 시승기 - 현장의 경험은 실수하지 않는다
그리고 덧붙여 연비 또한 기대 이상이었다. 그랜드 체로키의 공인 연비는 10.6km/L로 경쟁 모델과 비교했을 때 특출한 수치는 아니다. 하지만 스톱 앤 스타트 기능과 8단 변속기의 조합은 정속 주행에서 탁월한 효율성을 과시하며 조금만 신경을 쓰더라도 공인 연비보다 높은 수치를 기대할 수 있었다.

한편 주행을 하면 만족감을 느꼈던 것으로 오디오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9개의 스피커를 기반으로 한 알파인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은 명료하면서도 정확한 음을 구현해 그랜드 체로키 시승 동안 듣는 즐거움에서도 경쟁력을 과시했다. 다만 그랜드 체로키 75주년 에디션은 7,100만원이라는 경쟁력 있는 가격을 확보하기위해 어댑티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CC), 긴급 제동보조 시스템(AEB), 차선 유지보조 시스템(LKA)가 빠져있는 점은 다소 아쉬웠다.

좋은 점: 지프의 풍부한 경험이 더해진 여유로운 드라이빙, 경쟁 모델 대비 합리적인 가격과 지프 고유의 강인한 존재감

아쉬운 점: 경쟁 모델 대비 한 무거운 체중, 고급감이 다소 부족한 실내 공간

지프 그랜드 체로키 75주년 에디션 시승기 - 현장의 경험은 실수하지 않는다
풍부한 경험은 오류를 줄인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지프 그랜드 체로키의 주행 감각을 간략하게 정리한다면 지프의 오랜 역사가 담겨 있는 만큼 차량의 움직임에서 높은 성숙도와 완성도를 느낄 수 있는 차량으로 느껴졌다. 이러한 배경에는 지프 특유의 풍부한 경험이 존재한다.

덕분에 지프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어떻게 변해야 할지도 정확하게 판단해왔으며 그 변화의 결과도 늘 성공적이다. 이러한 배경 덕에 그랜드 체로키는 매 세대 성공을 이어가고 있고, 현재도 실패와 거리가 먼 성공가도를 걷고 있다. 국내에서는 판매량이 다소 아쉽게 느껴질 수 있어도, 그랜드 체로키의 가치는 분명 세계적 수준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