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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CB 치명적 결함에 ‘소모품’이라며 외면하는 포르쉐 코리아…손해배상 청구소송 제기

2016.11.15 11:33 | 박낙호 기자 car@

PCCB 치명적 결함에 ‘소모품’이라며 외면하는 포르쉐 코리아…손해배상 청구소송 제기
[이데일리 오토in 박낙호 기자] 안전을 위해 선택한 고가의 PCCB 옵션 때문에 목숨 잃을 뻔. 이를 외면하던 포르쉐코리아 결국 손해배상청구소송 당해

모터스포츠에서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오늘날까지도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이어가며 뛰어난 주행 성능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사랑 받는 스포츠카 브랜드로 자리잡은 ‘포르쉐’가 PCCB(Porsche Ceramic Composite Brake) 시스템의 치명적인 결함으로 인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포르쉐 오너

지난 9월 경, A씨는 자신의 포르쉐 911 GT3 (997 Mk.2) 차량을 주행하던 중 자칫 큰 사고를 당할 수도 있는 아찔한 순간을 경험했다.

자유로를 주행하다가 감속을 위해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순간, 뒷바퀴 쪽의 이상한 소리와 함께 차량이 크게 요동치면서 균형을 잃었던 것. 특히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 곳이 자동차전용도로인 자유로였던 만큼 자칫 대형 사고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었던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다행히도 당시 주변을 통행하던 차량이 적었던 데다 A씨는 각종 레이스 대회에 다수 출전한 경력이 있는 등 수준급의 운전 실력을 갖춘 덕분에 균형을 잃은 차량을 재빨리 안정시키고 엔진 브레이크를 활용해 차량을 안전한 곳에 정차시킬 수 있었다. 차량의 상태가 비정상적임 직감한 A씨는 곧바로 근처에 있는 포르쉐 서비스 센터에 차량을 입고시켜 차량의 점검을 의뢰했다.

PCCB 치명적 결함에 ‘소모품’이라며 외면하는 포르쉐 코리아…손해배상 청구소송 제기
이후 포르쉐 서비스 센터의 점검 결과를 들은 A씨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브레이크 디스크를 고정하는 볼트가 모두 사라지고 없었던 것. 고정 볼트가 모두 빠지면서 브레이크 디스크가 고정이 되지 않는 상태이다 보니 제동 시에 바퀴가 심하게 흔들릴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차량이 균형을 잃는 상황이 발생했던 것이다. 실제로 차량을 확인해 본 결과 한 쪽 바퀴의 브레이크 디스크는 손으로도 쉽게 흔들 수 있을 정도로 고정이 되지 않은 상태였다.

PCCB 치명적 결함에 ‘소모품’이라며 외면하는 포르쉐 코리아…손해배상 청구소송 제기
사진 : 주행중 볼트가 사라진 포르쉐 PCCB 브레이크 시스템

특히 A씨는, 포르쉐에 차량을 주문할 당시 더욱 안전하고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포르쉐의 홍보 문구를 믿고 당시 중형차 한 대 값에 달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옵션으로 장착한 PCCB 시스템이 오히려 자신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포르쉐코리아는 현재까지도 자사의 홈페이지 및 보도자료 등을 통해 PCCB가 일반 브레이크 시스템 대비 브레이크 성능이 훨씬 더 강력하고 지속적이며, 뛰어난 안정감 덕분에 고속 브레이크를 사용할 때의 안전성을 개선시켜 줄 뿐만 아니라 일반 디스크 보다 약 50% 더 가벼워 핸들링 시 민첩성 등을 개선시켜주고 특히 불규칙한 노면에서 노면밀착성을 더 좋게 하여, 안정감을 높여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PCCB 치명적 결함에 ‘소모품’이라며 외면하는 포르쉐 코리아…손해배상 청구소송 제기
‘신뢰할 수 있는 브레이크 시스템’은 어디로?

카본-세라믹 컴포지트 브레이크 시스템은 우수한 제동력은 물론이고 뛰어난 내열성과 내구성, 내마모성 등을 갖추고 있어 ‘극한의 환경’에서 승부를 벌여야 하는 F1과 같은 경주용 차량에 주로 사용되는 브레이크 시스템이었으나,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최근에는 포르쉐를 비롯하여 페라리, 람보르기니, 애스턴마틴, 맥라렌과 같은 슈퍼카 브랜드에서부터 BMW, 캐딜락과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비롯하여 쉐보레와 같은 대중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고성능을 내세우는 차량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브레이크 시스템이다.

PCCB 치명적 결함에 ‘소모품’이라며 외면하는 포르쉐 코리아…손해배상 청구소송 제기
이러한 카본-세라믹 컴포지트 브레이크의 핵심은 바로 카본과 세라믹을 조합하여 만들어진 디스크 로터에 있는데, 이 디스크 로터는 브레이크 패드와 직접 접촉하는 브레이크 디스크 부분과 이를 차량에 고정시켜 주는 벨하우징 부분으로 구성되고, 두 부품은 볼트로 체결되어 고정되는 2-piece 형태로 제작된다. 따라서 이 체결부가 분리될 경우, 이번 사례에서와 같이 브레이크가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칫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으므로, 이 볼트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결합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고, 자연적으로 분리되어서는 안 되는 매우 중요한 부품이다.

PCCB 치명적 결함에 ‘소모품’이라며 외면하는 포르쉐 코리아…손해배상 청구소송 제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르쉐코리아와 SSCL에서는 이를 ‘단순 소모품’으로 취급하며 마치 해당 차량이나 브레이크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의 태도로 일관하면서 A씨가 수리비를 부담하지 않을 경우 아무런 조치도 취해줄 수 없다는 입장만을 고수했다.

그러나 해당 차량은 포르쉐의 고성능 스포츠카인 911 중에서도 트랙 주행에 특화된 GT3 모델이라는 점에서 브레이크는 안전한 주행에 필수적인 핵심 부품이라 할 수 있고, A씨가 해당 차량을 구입할 당시 약 1,800만원에 이르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PCCB 옵션을 택한 것도 차량의 안전성을 더욱 높이기 위한 목적이었다.

PCCB 치명적 결함에 ‘소모품’이라며 외면하는 포르쉐 코리아…손해배상 청구소송 제기
만약 A씨의 운전이 미숙했거나 A씨가 자동차경주장에서 100% 전력을 다해 주행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일한 일이 발생했다면 자칫 A씨의 목숨이 위험했을지도 모른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최근 출고되는 포르쉐 차량들 중 PCCB 옵션을 선택하여 출고되는 차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비공식적으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출고되는 포르쉐 차량 중 PCCB 옵션을 장착하여 출고되는 차량의 비율이 약 15~20%에 달한다고 한다.

PCCB 치명적 결함에 ‘소모품’이라며 외면하는 포르쉐 코리아…손해배상 청구소송 제기
다른 소비자들의 안전과 생명 보호를 위한 최후의 선택

A씨는 포르쉐코리아와 SSCL에 대해 지속적으로 PCCB 자체의 결함을 주장하며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했으나, 포르쉐코리아와 SSCL 모두 아무런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은 채 모르쇠로 일관하였고, 결국 A씨는 변호사를 선임하여 포르쉐코리아와 SSCL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A씨의 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법률사무소 제하의 강상구 변호사에 따르면, “2-piece 브레이크 디스크 로터는 방열성과 경량화를 위한 구조로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을 구성하는 디스크 로터에 주로 사용되는데, 이를 고정하는 볼트가 부러지거나 없어진 것은 제조상 또는 설계상 결함에 따른 하자임이 의심되며, 해당 차량과 같은 문제가 다른 차량에서 발생할 경우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중대한 결함이라는 점에서 이번 소송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라고 설명했다. 강 변호사는, 소모품이 아닌 부분에서 발생한 하자를 두고 마치 소모품의 수명이 다한 것으로 취급하여 고객에게 고액의 수리비를 청구하는 것은 법으로 보장된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이러한 문제를 그냥 넘어갈 경우 다른 소비자들의 생명과 안전에도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소송뿐만 아니라 국토교통부 등 유관기관에 리콜 조사를 요청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조치도 함께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최근 국내 수입차 시장의 고속성장에 힘입어 급성장하고 있는 포르쉐. 차량의 판매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판매한 차량에 대해 얼마나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일 것인지 향후 포르쉐코리아 측의 대응 방향에 귀추가 주목된다.



*포르쉐의 PCCB 브레이크 시스템이 장착된 차량의 오너중 해당 증상을 경험하신 분들은 car@edaily.co.kr 로 제보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