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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508 1.6 Blue HDi 롱 텀 시승기 (8) - 반납을 앞둔 마지막 연비 체크, 그리고 최종 연비

2016.06.11 15:03 | 김학수 기자 raphy@

푸조 508 1.6 Blue HDi 롱 텀 시승기 (8) - 반납을 앞둔 마지막 연비 체크, 그리고 최종 연비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2016년 3월, 봄을 알리는 따스한 바람과 아직은 겨울이고 싶어하는 차가운 바람이 뒤섞이는 시기에 푸조 508의 시동을 걸었다. 3개월,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시간 동안 푸조 508의 다양한 매력과 짧은 시승이 아닌 또 한 명의 소유자로서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푸조 508은 과연 3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반납을 앞두고 해야 할 일

3월, 푸조 508을 처음 받았던 날부터 어느새 약속된 3개월이 다가왔다. 마침내 길면 길었고, 또 짧았다면 짧을 수 있던 롱텀 시승의 반납 일정이 다가온 것이다. 며칠 앞으로 다가온 반납 일정을 생각하며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시트에 앉아 시동을 걸었다. 시동이 걸리는 순간의 진동은 여전히 익숙하지 않지만 어느새 푸조 508이라는 존재에는 익숙해진 듯 스티어링 휠 왼쪽의 엔진 스타트 버튼을 자연스럽게 누르고 있는 자신을 볼 수 있었다.

푸조 508 1.6 Blue HDi 롱 텀 시승기 (8) - 반납을 앞둔 마지막 연비 체크, 그리고 최종 연비
스티어링 휠의 스크롤을 돌려 지난 3개월 동안의 총 주행 거리를 확인해보았더니 어느새 주행 거리가 8,000km가 넘어섰다. 그러고 보면 롱텀 시승을 시작할 때 PSA 관계자가 “3개월 동안 마일리지가 얼마나 쌓일까요?”라는 질문에 무심결 “그래도 시승 끝나면 9,000km가까이 타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던 이야기가 현실이 되었다. 참, 반납을 앞두고 해야 할 일이 떠올랐다.

첫 연비 체크, 그리고 마지막 연비 체크

처음 푸조 508을 전달을 받았을 때 총 누적 거리는 30km 남짓, 미디어 시승 차량이라거나 시승 행사를 위해 준비된 차량이었다면 길들이기를 넘어가고 곧바로 RPM을 100% 활용하며 달렸겠지만 롱텀 시승 초기, 즉 차량의 길들이기가 끝나기 전이었기 때문에 무척 조심스럽게 운전했다. 앞으로 오랜 시간 동안 타야 한다는 생각에 앞으로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 것이다.

푸조 508 1.6 Blue HDi 롱 텀 시승기 (8) - 반납을 앞둔 마지막 연비 체크, 그리고 최종 연비
그래서 그럴까? 푸조 508 1.6 Blue HDi 롱텀 시승을 시작하며 처음으로 한 것이 바로 서울-인제를 오가며 연비를 측정한 것이었다. 초장부터 연비 측정을 선택한 건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먼저 효율성이 좋은 차량인 만큼 시작부터 연비를 확인하고 싶었고, 마침 인제를 방문해야 했던 만큼 ‘이왕 가는 거 길들이기 겸 연비 체크를 해보자’라는 생각이었다.

어쨌든 첫 연비 체크는 RPM을 최대한 2,000RPM 이하로 유지하면서 진행해서 조금 답답한 면도 있었지만 508의 1.6L Blue HDi 엔진이 결코 출력이 부족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주행을 마친 후 508의 트립 컴퓨터를 기준으로 총 166km를 달리며 단 4.8L의 연료를 소모하며 20.8km/L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푸조 508 1.6 Blue HDi 롱 텀 시승기 (8) - 반납을 앞둔 마지막 연비 체크, 그리고 최종 연비
마지막 연비 체크, 목포를 향해 달리다

마지막 연비 체크를 위해 목적지는 목포로 설정했다. 사실 모터스포츠 행사가 있어 이를 취재하기 위해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을 향해야 했던 만큼 자연스러운 결정이었다. 출발지는 서울 강서구의 증미역, 증미역에서 목동을 거쳐 서해안고속도로에 올랐다. 금요일 10시 30분 즈음 출발한 만큼 도심은 물론 서부간선도로는 차량들이 다소 많았다. 하지만 서울 외곽을 지나면서는 점차 교통량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푸조 508 1.6 Blue HDi 롱 텀 시승기 (8) - 반납을 앞둔 마지막 연비 체크, 그리고 최종 연비
서해안고속도로는 언제나 그렇듯 서평택까지는 도로 위의 차량들이 제법 많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행담도 휴게소가 1차 휴식 혹은 집결지가 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행담도 휴게소에서 멈추지 않고 거치고는 계속 달렸다. 광천, 춘장대를 지나 남쪽으로 계속 달려갔다. 잠깐 쉴 법도 했지만 더 늦어지기 전에 목포에 닿고 싶었다.

푸조 508 1.6 Blue HDi 롱 텀 시승기 (8) - 반납을 앞둔 마지막 연비 체크, 그리고 최종 연비
그렇게 출발한지 4시간 정도가 지날 무렵 표지판에는 목포와 무안, 함평 등이 모습을 드러내며 도착지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려줬다. 10시 30분 무렵 서울에서 출발한 푸조 508은 3시가 조금 지난 시간, 목포 톨게이트를 목전에 뒀다.

푸조 508 1.6 Blue HDi 롱 텀 시승기 (8) - 반납을 앞둔 마지막 연비 체크, 그리고 최종 연비
푸조 508의 마지막 연비 체크의 첫 번째 기점이라 할 수 있는 목포 톨게이트를 통과하자 마자 차량을 세웠다. 계기판의 기록은 역시 디젤 고유의 뛰어난 정속 효율성을 반영하듯 84km/h의 평균 속도로 총 341km를 달리는 동안 단 4.1L / 100km의 연비가 기록됐다. 이를 국내 표기 법으로 환산하면 놀랍게도 24.4km/L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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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한 번욕심을 부리다

목포 톨게이트를 지나고 잠깐 고민에 빠졌다. 문득 ‘여기서 그치지 말고 목포, 영암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서울까지 돌아가는 모든 주행 기록을 정리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트립 컴퓨터는 리셋하지 않고 기어 레버를 다시 D로 옮겨 목포 도심을 향해 달렸다.

푸조 508 1.6 Blue HDi 롱 텀 시승기 (8) - 반납을 앞둔 마지막 연비 체크, 그리고 최종 연비
금요일, 토요일 그리고 일요일까지 목포와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을 오가는 도심, 복합 주행이 이어졌다. 그리고 모든 모터스포츠 취재 일정을 마무리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에 바로 출발할까 고민했지만 잠깐이라도 쉬었다가 새벽에 출발하기로 했다.

푸조 508 1.6 Blue HDi 롱 텀 시승기 (8) - 반납을 앞둔 마지막 연비 체크, 그리고 최종 연비
월요일의 아침에 가까워지는 새벽 1시 30분 무렵, 목포를 떠났다. 돌아오는 길은 역시 한산했다. 고속도로를 지나며 간간히 볼 수 있는 전광판에는 졸음운전을 경고하는 문구가 보였고 꽤나 인상적인 문구가 나올 때에는 피식피식 웃으며 졸음을 달랬다. 새벽의 고속도로는 간간히 지나는 차량이 있었지만 텅 비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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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를 떠나 3시간 즈음 달리니 점점 날이 밝아오는 걸 느낄 수 있었고, 도로 주변의 건물들이 점점 높아지는 걸 느꼈다. 서해안고속도로에서 곧바로 서부간선도로로 빠져 나왔고 오전 5시 30분, 최종 목적지인 증미역에 닿을 수 있었다.

푸조 508 1.6 Blue HDi 롱 텀 시승기 (8) - 반납을 앞둔 마지막 연비 체크, 그리고 최종 연비
최종 도착지인 증미역에 도착한 후 곧바로 계기판을 확인했다. 계기판에는 어느새 776km라는 누적 주행거리가 기록되어 있었다. 평균 속도는 78km/h로 역시 목포 시내와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을 오간 기록이 반영된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최종적인 평균 연비는 4.2L / 100km로 기록됐다. 이를 다시 국내 표기 방식으로 환산하면 23.8km/L에 이른다.

푸조 508 1.6 Blue HDi 롱 텀 시승기 (8) - 반납을 앞둔 마지막 연비 체크, 그리고 최종 연비
3km/L,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마지막 연비 체크는 두 번 모두 뛰어난 효율성을 기록했다. 첫 번째 연비 체크와 비교에 앞서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해 고속도로만 구성됐던 서울-목포 간 기록이 아닌 도심 및 복합 주행까지 포함된 서울-목포(시내 및 영암)-서울로 이어지는 최종 주행 연비로 비교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20.8km/L의 연비와 마지막인 23.8km/L의 기록을 비교하니 무려 리터 당 3km라는 차이를 보인다. 사실 제대로 된 비교를 위해서는 두 번 모두 똑 같은 주행 환경에서 주행을 실시하는 것이 정답이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어쨌든 두 번의 주행은 모두 주행 환경이나 주행 거리 등에서 차이가 있긴 했지만 무려 13% 가량 벌어진 차이는 꽤나 큰 의미로 다가온다.

특히 사실 서울-인제를 달리는 연비 체크라고는 하지만 사실 인제스피디움까지 가는 길에는 연비를 대폭 저하시킬 가파른 오르막 구간도 많지 않고, 또 오르는 만큼 다시 내려가는 구간이 많다. 때문에 두 구간의 연비 비교에는 큰 변수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길들이기에 따른 연비 개선 효과는 분명 존재한다’라고 말해도 괜찮을 것 같다.

푸조 508 1.6 Blue HDi 롱 텀 시승기 (8) - 반납을 앞둔 마지막 연비 체크, 그리고 최종 연비
3개월 동안의 기록을 되새기다

첫 연비 체크와 마지막 연비 체크의 비교가 끝난 후 최종적으로 지난 3개월 동안의 누적 기록을 확인하기로 했다. 사실 차량을 전단 받은 후 트립 컴퓨터 2를 ‘롱텀 시승 기간 누적 기록’을 기록하기 위해 리셋을 해뒀기 때문에 특별히 다른 기록이 필요하지 않았다. 지난 3개월 동안 푸조 508은 총 8,960km를 달렸고 평균 속도는 39km/h로 기록됐다. 그리고 평균 연비는 5.4L / 100km로 계측됐다. 이를 국내 기준으로 환산하면 18.5km/L다.

지난 3개월 동안 장거리 주행도 많았지만 짧은 거리나 도심 주행도 많았고 또 출퇴근 정체 구간을 다니는 일도 많았다. 그럼에도 푸조 508은 공인 연비를 비웃는 18.5km/L의 누적 연비를 과시했다. 공인 연비 14.2km/L와 비교하면 약 25% 가량 높은 연비를 기록한 것이다. 어느새 푸조는 MCP가 아니더라도 가공할 효율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존재가 되어 있던 것이다.

푸조 508 1.6 Blue HDi 롱 텀 시승기 (8) - 반납을 앞둔 마지막 연비 체크, 그리고 최종 연비
완벽하지 않았기에 더 만족스러운 존재

누적 연비나 연비 체크를 통해서 푸조 508은 시승 기간 내내 뛰어난 효율성을 과시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경쟁 모델 대비 다소 작은 1.6L 엔진의 존재도 컸다. 사실 푸조 508을 시승하며120마력의 출력이 힘겹다는 생각은 해본 적은 없었지만 그래도 넉넉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쩌면 모든 것을 충족시키는 존재가 아니었기 때문에 ‘푸조 508이 조금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