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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거리 테스트] 쉐보레 볼트 EV 시승기 - 볼트 EV, 배터리 절반으로 288.1km를 달리다.

2017.04.25 08:20 | 김하은 기자 hani@

[주행거리 테스트] 쉐보레 볼트 EV 시승기 - 볼트 EV, 배터리 절반으로 288.1km를 달리다.
[이데일리 오토in 김하은 기자] 미래의 이야기 같았던 전기차는 어느새 현실이 되었다. 국내 전기차 시장을 선도했던 르노삼성 자동차나 닛산 그리고 BMW 등도 새로운 전기차 혹은 주행 거리를 늘리는 새로운 모델을 준비하며 ‘전기차의 2세대’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쩌면 ‘2세대 전기차’의 첫 번째 타자. 혹은 ‘1세대 전기차의 마지막 주자’라 할 수 있는 쉐보레 볼트 EV가 등장했다. 지난 3월 제주도에서 열린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현장에서 데뷔한 볼트 EV는 올해 배정된 물량을 단 두 시간 만에 소진하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주행거리 테스트] 쉐보레 볼트 EV 시승기 - 볼트 EV, 배터리 절반으로 288.1km를 달리다.
소비자의 시선을 끄는 숫자, 383

쉐보레 볼트 EV의 가장 큰 강점이라 한다면 단연 숫자 싸움에서의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다는 것이다. 국내 소비자들은 유독 숫자에 시선을 많이 주는 편이다. 출력, 연비, 휠 베이스 등이 그러한 예시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그 동안 쉐보레는 이런 숫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만큼은 분명 남다른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383km, 쉐보레 볼트 EV가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한 거리다. 참고로 쉐보레 볼트 EV의 공인 전비는 5.5km/kWh이며 LG에서 공급한 60kWh의 리튬 이온 배터리를 차체 하부에 장착했다. 한편 도심과 고속의 전비는 각각 6.0km/kWh(주행 거리 411km), 5.1km/kWh(주행 거리 341km)로 사실 효율성 자체는 경쟁 차량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주행거리 테스트] 쉐보레 볼트 EV 시승기 - 볼트 EV, 배터리 절반으로 288.1km를 달리다.
전기차의 효율, 얼마나 개선될 수 있을까?

기자는 그 동안 쉐보레 스파크 EV, 닛산 리프, BMW i3를 비롯해 몇 대의 전기차를 경험하며 ‘전기차 역시 내연기관 차량처럼 주행 습관에 따라 연비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 중 BMW i3를 제외한다면 일반적으로 공인 전기 대비 약 20~30% 정도, 크게는 50%까지 높은 실제 연비가 산출되었다.(트립 컴퓨터 기준) 이 경험을 바탕으로 볼트 EV의 효율성 개선 즉, 실제 주행 거리를 확인하기로 했다.

[주행거리 테스트] 쉐보레 볼트 EV 시승기 - 볼트 EV, 배터리 절반으로 288.1km를 달리다.
주행 거리 확인을 위해 자유로 왕복

쉐보레 볼트 EV의 실제 주행 거리 확인을 위해 택한 테스트 코스는 바로 자유로로 결정했다.

많은 사람들이 알겠지만 자유로만큼 수도권 근교에서 일정한 속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도로는 흔치 않다. 대신 일산 부근까지는 교통량이 많아 테스트의 순도를 높이기 어렵기 때문에 주 주행 코스를 임진각과 이산포 IC를 왕복하는 것으로 했다.

[주행거리 테스트] 쉐보레 볼트 EV 시승기 - 볼트 EV, 배터리 절반으로 288.1km를 달리다.
불안했던 시작, 안정적인 주행감

가양의 한 대형 마트에서 배터리를 넉넉히 충전한 후 올림픽대로로 진입해 쉐보레 볼트 EV의 주행 거리 테스트를 시작했다. 다만 시작과 함께 눈 앞이 빨개졌다. 아직 일산으로 가는 차량들이 도로 위에 가득했던 것이다. 이 정체는 행주대교를 통해 한강을 건너갈 때까지 계속 이어지며 기자를 긴장시키게 했다.

다행이라고 한다면 행주대교를 건너 자유로 주행을 시작한 다음부터는 곧바로 자유로 고유의 쾌적한 주행 환경을 경험할 수 있었다. 임진각까지의 첫 번째 주행은 주행 속도를 90km/h 정도로 유지하면서 주행을 했다. 이후 주행은 70~80km/h를 오가는 것으로 했다.

[주행거리 테스트] 쉐보레 볼트 EV 시승기 - 볼트 EV, 배터리 절반으로 288.1km를 달리다.
한가롭게 주행을 하며 볼트 EV의 주행 감을 느낄 수 있었다. 볼트 EV는 회생 제동을 강하게 걸며 전기차의 느낌이 두드러졌던 BMW i3와 한 세대 혹은 1.5세대 전의 주행 감성의 현대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또 다른 느낌이었다. 전기차 고유의 발진, 제동 느낌을 제외하면 볼트 EV의 주행 감각은 쉐보레 브랜드 고유의 ‘능숙함’이 느껴졌다.

[주행거리 테스트] 쉐보레 볼트 EV 시승기 - 볼트 EV, 배터리 절반으로 288.1km를 달리다.
점점 늘어나는 주행 거리

임진각에 도착한 후 유턴하고 다시 서울 방향으로 이동했다. 회차 지점은 이산포IC로 결정하고 주행을 시작했다. 이산포IC는 속도를 크게 줄이지 않고 회차할 수 있는 IC로서 자유로에서 주행 거리 및 주행 연비를 측정할 때 자주 이용하는 곳이다.

이산포IC에서 차량을 돌린 후 다시 주행 거리 테스트를 진행했고 임진각과 이산포IC를 세 차례 왕복하여 충분한 주행 거리를 쌓게 되었다. 이후 임진각을 향해 가던 중 성동IC에서 회차해 서울로 향했다. 주행 거리는 시간이 흐를수록 순조롭게 쌓이기 시작했다.

[주행거리 테스트] 쉐보레 볼트 EV 시승기 - 볼트 EV, 배터리 절반으로 288.1km를 달리다.
테스트를 준비하며 마지막 목적지는 시작지점이었던 가양으로 했지만 테스트를 하며 ‘충전’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상암동에 위치한 노을공원으로 정했다. 테스트를 하며 많은 시간이 흐른 덕에 상암동 인근의 교통도 무척 순조로워 금방 노을공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만 문제가 있었다. 노을공원에 도착하여 급속 충전을 하려 했지만 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자리에 일반 내연 기관, 그것도 디젤 차량이 자리하고 있었으며 전기차 충전기(환경부)는 기자가 소유한 카드사의 카드로는 결제할 수 없었다. 추후 확인해보니 결제 관련 가맹이 되지 않은 카드사였다.

[주행거리 테스트] 쉐보레 볼트 EV 시승기 - 볼트 EV, 배터리 절반으로 288.1km를 달리다.
결국 다시 노을공원에서 첫 시작점인 가양으로 차를 돌렸다. 주행 기록을 살펴보니 전력 소모량이 29.8kWh였다. 이에 딱 30kWh 사용 시를 기준으로 테스트를 마무리하는 것으로 했다. 다만 조금 움직이니 잠시 29.9kWh로 바뀌었다가 신호 및 주행 흐름 등으로 인해 제동을 하자 곧바로 배터리를 회생하여 배터리 소모량이 다시 29.8kWh로 줄어들고 이후에도 29.9kWh와 29.8kWh를 오가는 일이 연이어 이어져 제법 당황했다.

[주행거리 테스트] 쉐보레 볼트 EV 시승기 - 볼트 EV, 배터리 절반으로 288.1km를 달리다.
공인 전비를 의심하게 만든 테스트 결과

가양으로 이동을 하던 중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의 사용 에너지가 30kWh이 되었다. 차량을 세우고 주행 거리를 확인했다. 총 주행 거리는 288.1km로 기록됐다. 이러니 ‘테스트 초기 정체가 없었다면 아마 290km까지 달성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차량을 세운 겸 스마트폰을 꺼내 계산기로 전비를 계산했다. 계산 결과는 9.6km/kWh.

이를 공인 복합 연비를 기준으로 한다면 약 75% 그리고 고속으로는 약 88%가 개선된 기록이었다. 공인 전비보다 분명 개선될 것이라는 예상은 했었지만 다른 전기차들이 선 보인 개선 기록의 두 배에 가까운 기록이니 무척 만족스러웠다.

[주행거리 테스트] 쉐보레 볼트 EV 시승기 - 볼트 EV, 배터리 절반으로 288.1km를 달리다.
유리한 환경에서 더욱 기대되는 쉐보레 볼트 EV의 주행 거리

쉐보레 볼트 EV의 주행 거리 테스트만으로 따진다면 쉐보레 볼트는 최대 충전 상태에서 자유로에서 ‘586km’에 이르는 주행 거리를 자랑한다는 이론적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자유로에서의 주행은 사실 전기차에 있어서는 도심보다 오히려 불리한 주행 환경이다.

실제 공인 연비 역시 도심 연비보다 고속 연비가 더 낮다. (공인 연비 = 복합 5.5km/kWh, 도심 6.0km/kWh, 고속도로 5.1km/kWh) 따라서 쉐보레 볼트 EV는 물론이고 전기차들이 조금 더 주행 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더 멀리 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볼트 EV의 경우 회생 제동 시의 효율이 무척 좋다고 느껴졌는데, 실제 이번 테스트중 도심 구간을 주행할 때 에너지 재생의 효과로 사용된 에너지가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주행거리 테스트] 쉐보레 볼트 EV 시승기 - 볼트 EV, 배터리 절반으로 288.1km를 달리다.
추후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쉐보레 볼트 EV와 함께 1회 충전시 최대 주행거리에 대한 테스트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도전 의식이 생겼다. 단순히 정속 주행이 아닌 도심이나 지방도로에서 회생 제동을 통해 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활용한다면 아마 이번의 테스트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 다만 도심에서 30kWh 혹은 60kWh의 에너지를 모두 소진한다는 건 정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