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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톤 페르소나 SV 말레이시아 현지 시승기 - 말레이시아를 위한 콤팩트 세단을 만나다

2017.01.28 12:27 | 김학수 기자 raphy@

프로톤 페르소나 SV 말레이시아 현지 시승기 - 말레이시아를 위한 콤팩트 세단을 만나다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16-17 아시안 르망 시리즈 최종전 취재를 위해 말레이시아를 찾았다. 취재 기간 동안 서킷과 숙소를 오가는 일정이 예고됐기 때문에 렌터카를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대중적인 세단을 경험해보자는 생각에 렌터카 업체를 통해 가장 대중적인 모델을 물었고, 그는 주저 없이 ‘프로톤(Proton)’사의 콤팩트 세단 페르소나(Persona) SV를 권했다. 그의 제안에 흔쾌히 결제를 하고 키를 받아 시동을 걸고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프로톤 페르소나 SV 말레이시아 현지 시승기 - 말레이시아를 위한 콤팩트 세단을 만나다
국영 브랜드의 대표 모델, 페르소나

페르소나는 지난 1993년 첫 선을 보인 이래로 현재까지 3세대에 이른다. 지난해 출시된 3세대 모델의 경우 차체 크기를 줄여 서브 콤팩트 세단으로 포지션을 옮겼으나 1세대부터 2세대까지는 콤팩트 세단의 포지션을 지켜왔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지난 2007년부터 2016년까지 판매된 2세대 모델이며 2013년 상품성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 SV 트림이었다. SV 모델은 네 바퀴에 디스크 브레이크를 장착하고 앞좌석 프리텐셔너 및 ABS와 EBD 등을 탑재해 기존 모델 대비 안전 사양을 강조했다.

프로톤 페르소나 SV 말레이시아 현지 시승기 - 말레이시아를 위한 콤팩트 세단을 만나다
깔끔한 이미지의 콤팩트 세단

페르소나 SV는 4,477mm의 전장과 1,725mm의 전폭 그리고 1,438mm의 전고로 한국 시장의 콤팩트 세단 현대 아반떼AD, 쉐보레 크루즈 등에 비교 했을 때 다소 짧고 좁은 편이다. 휠 베이스 역시 2,600mm로 다소 짧은 듯 하다. 하지만 우리의 콤팩트 세단들이 최근 크기를 키운 것을 감안한다면 페르소나 SV의 크기는 그리 작은 체격은 아닌 것 같다.

개인적으로 페르소나의 디자인은 프로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느껴지기 보다는 ‘어디서 본 것 같은’ 이미지로 무난함을 느낄 수 있다.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만큼 디자인의 화려함을 더하긴 어려웠던 것 같다. 페르소나는 헤드라이트가 프론트 그릴 쪽에 몰려 있는 모습이라 실제 전폭보다 더 좁게 느껴져 다소 답답한 것은 디자인 적인 부분에서 가장 큰 아쉬움일 것이다.

프로톤 페르소나 SV 말레이시아 현지 시승기 - 말레이시아를 위한 콤팩트 세단을 만나다
측면은 프레임 도어의 성격이 강하게 드러나는 것 외에는 꽤나 스포티한 감성이 돋보인다. 낮은 전면에서 끝으로 흘러갈수록 높아지는 라인, 그리고 A필러에서 C필러로 이어지는 루프 라인 역시 꽤 다이내믹한 실루엣이다. 다만 9-스포크 알루미늄 휠의 크기가 15인치에 그치는 점은 시각적인 만족감이 그리 높지 않은 것이 아쉽게 느껴진다.

후면의 디자인은 GM 그룹에서 독일 및 유럽 시장을 담당하는 오펠의 감성이 느껴진다. 첨단이라기 보다는 조금 과거의 감성이 느껴지지만 깔끔하게 디자인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스포티하게 마무리한 트렁크 리드, 그리고 가로 크롬 가니시를 적용한 트렁크 게이트를 적용해 전체적인 디자인 완성도를 끌어 올린 모습이다.

프로톤 페르소나 SV 말레이시아 현지 시승기 - 말레이시아를 위한 콤팩트 세단을 만나다
실용성에 집중한 실내 공간

제법 스포티한 감성의 외관 디자인을 살펴보고 도어를 열어 실내를 살펴보면 1990년대 후반, 혹은 2000년대 초반의 국산차의 실내 공간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좌우대칭의 대시보드와 간결한 구성과 애프터마켓 오디오 유닛을 넣어둔 센터페시아 그리고 아무런 기능 버튼이 존재하지 않는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대중적 세단’에 합리적 모습으로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스티어링 휠 디자인은 제법 마음에 들었다. 대중적인 염가 모델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본다면 꽤 멋진 디자인이 아닐까? 대시보드는 레이어드 스타일의 감성을 연출하려는 터치가 돋보이고, 수동 에어컨 컨트롤 다이얼은 센터페시아 하단에 얇게 구성하여 공간의 활용성을 높이려는 정성도 돋보였다. 한편 계기판은 두 개의 아날로그 클러스터를 통해 직관적이면서도 콤팩트한 구성이 돋보인다.

프로톤 페르소나 SV 말레이시아 현지 시승기 - 말레이시아를 위한 콤팩트 세단을 만나다
직물 시트와 도어의 직물 트림이 고급스러운 감성과는 동떨어져 있으나 1열 공간은 제법 만족스럽다. 키가 188cm인 기자 입장에서도 그렇게 좁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헤드룸도 만족스럽다. 다만 스티어링 휠이 틸팅 기능은 있으나, 텔레스코픽 기능이 빠진 점은 드라이빙 포지션 구현에 어려움을 느끼게 했지만 취재 기간 동안 운전석이나 조수석에 몸을 맡기는 것이 불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프로톤 페르소나 SV 말레이시아 현지 시승기 - 말레이시아를 위한 콤팩트 세단을 만나다
2열 공간은 페르소나의 휠베이스가 2,600mm에 불과한 것을 감안한다면 ‘나름대로 의미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평균적인 체형의 성인 남성이라면 넉넉하지는 않더라도 2열 공간에 몸을 맡기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2열 시트의 쿠션의 밀도가 다소 낮은 편이라 시승차의 경우 시트의 쿠션이 많이 죽어있어 노면 충격을 제대로 거르지 못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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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트렁크 공간은 제법 만족스러웠다. 제원상 트렁크 공간은 420L로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콤팩트 세단들과 비교를 하더라도 크게 부족함이 없다. 덕분에 총 세 개의 기내용 캐리어와 한 개의 대형 캐리어 그리고 세 개의 백팩을 적재하는 것이 어렵지 않아 취재 기간 내내 화물 이동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었다.

프로톤 페르소나 SV 말레이시아 현지 시승기 - 말레이시아를 위한 콤팩트 세단을 만나다
처음 만난 말레이시아의 엔진

프로톤 페르소나 SV에는 말레이시아에서 생산한 엔진이 탑재됐다. 유럽이나 미국, 그리고 일본의 차량들은 이미 많이 경험을 해봤지만 말레이시아의 엔진을 만나는 것은 처음이라 보닛 열기가 무척 설다. 페르소나 SV에는 직렬 4기통 1.6L 캠프로(CamPro) IAFM 엔진이 자리해 최고 출력 112마력(@6,500RPM)과 15.1kg.m의 토크를 4,000RPM에서 낸다. 여기에 4단 자동 변속기를 통해 전륜으로 출력을 전달한다.

한편 2016년부터 판매되고 있는 3세대 페르소나는 출력을 107마력과 15.3kg.m의 토크로 조율한 1.6L 가솔린 엔진과 CVT를 탑재한다.

프로톤 페르소나 SV 말레이시아 현지 시승기 - 말레이시아를 위한 콤팩트 세단을 만나다
기대 이상의 주행 성능을 자랑한 프로톤 페르소나 SV

시트에 몸을 맡기자 우핸들(스티어링 휠) 차량에 대한 어색함이 느껴졌다. 어색함을 외면하며 시트 위치와 사이드 미러 조절 막대를 조작했다. 실로 정말 오랜 만에 보는 수동식 조절 사이드 미러를 보고는 괜스레 웃음이 나왔다. 왼손으로 기어 레버를 D로 옮기고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고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112마력, 그리고 15.1kg.m의 토크는 그렇게 인상적인 수치가 아니다. 아반떼HD나 구형 라세티 정도의 출력과 비슷한 수치인데 막상 체감되는 가속력은 제법 좋은 편이다. 특히 3,500RPM 이후부터 확실히 출력에 생기가 더해져 덕분에 운전자가 원한다면 도심 도로는 물론 전방 시야가 탁 트인 고속도로에서도 만족스러운 가속을 경험할 수 있다.

프로톤 페르소나 SV 말레이시아 현지 시승기 - 말레이시아를 위한 콤팩트 세단을 만나다
초반 가속은 나쁘지 않았지만 페르소나 SV는 고속 주행에서는 다소 허덕이는 모습이다. 실제 차량의 계기판에는 240km/h까지 써 있지만 제원 상 최고 속도는 200km/h 이내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세팡 인터내셔널 서킷을 갈 때에는 40km 이상을 고속 주행으로 하게 되는데, 초반 가속에서 느낄 수 있는 경쾌함은 어느새 무뎌졌다. 실제로 높은 RPM에서 울리는 사운드 대비 고속에서의 가속력이나 고속 크루징 능력은 그렇게 만족스럽지는 않기 때문에 고속에서의 만족도는 그리 높은 편이 아니었다.

프로톤 페르소나 SV 말레이시아 현지 시승기 - 말레이시아를 위한 콤팩트 세단을 만나다
물론 이러한 이유에는 4단 변속기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운전을 하며 ‘한 단만 더 있었으면…’이라는 생각을 자주했다. 다만 페르소나 SV의 다단화되지 못한 변속기라는 점을 비롯해 변속기는 변속 시 출력이 다소 더디게 이어지는 듯한 단점이 있지만 ‘일반적인 승용차’의 변속기로는 부족함이 없었다.

그런데 페르소나 SV의 제원을 살펴보면 엔진의 최고 출력이 6,500RPM에서 발휘되는데 계기판의 레드존이 6,500RPM에서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덕분에 자동 변속기로는 6,500RPM까지 엔진을 돌리는 경우를 볼 수 없어 최고 출력을 경험할 수는 없었다. 물론 110마력이나 112마력이나 보통 예민한 운전자가 아니면 감지하기 힘든 출력 차이다.

프로톤 페르소나 SV 말레이시아 현지 시승기 - 말레이시아를 위한 콤팩트 세단을 만나다
사실 페르소나 SV의 가장 큰 아쉬움은 조향 감각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 대비 노면의 정보 전달 능력 및 조향 피드배기 우수한 것으로 알려진 유압식 파워스티어링 시스템을 적용했지만 막상 페르소나 SV의 스티어링 휠은 기대 이상으로 무거웠고, 조향 시에는 그 조향 감각이 명확하지 않고, 노면의 정보를 매끄럽게 전달하지도 못했다.

차량의 기본적인 하체 세팅은 전륜 맥퍼슨, 후륜은 멀티링크를 적용한 조합이며 네 바퀴에 모두 디스크 브레이크를 적용했다. 타이어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단언하기 어렵지만 브레이크의 경우 강한 제동 시에 제동력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이는 렌터카의 관리 상태 부재의 영향일 수도 있어 속단하기 어려웠다.

프로톤 페르소나 SV 말레이시아 현지 시승기 - 말레이시아를 위한 콤팩트 세단을 만나다
맥퍼슨 스트럿과 멀티 링크의 조합은 콤팩트 세단으로서는 꽤나 매력적인 하드웨어의 조합이다. 덕분에 운전석에서 느껴지는 차량의 움직임은 1,200kg가 안 되는 가벼운 차체 덕에 꽤 경쾌했다. 물론 최신의 차량만큼 완성도가 높은 건 아니지만 한 세대 혹은 한 세대 반 정도 이전의 현대차의 감각이라 할 수 있겠다.

한편 후륜의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렌터카가 그런지 원래 사양이 안 좋은 것인지 뒷좌석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실제로 도심에서의 후륜의 움직임이 다소 경박해 노면이 좋지 않은 데에서는 2열 탑승자의 엉덩이와 허리에 전해지는 부담이 컸다. 특히 요철에 대한 충격 흡수는 정말 ‘0’에 가까워 요철을 지날 때 2열의 탑승자는 비명 아닌 비명을 지르는 일이 이어졌다.

좋은 점: 1,200만원 이하의 저렴한 가격, 경쾌한 초반 가속력

안 좋은 점: 2열 탑승자를 배려하지 않은 서스펜션과 2열 시트, 먹먹함이 느껴지는 조향감

프로톤 페르소나 SV 말레이시아 현지 시승기 - 말레이시아를 위한 콤팩트 세단을 만나다
즐거운 경험이었던 페르소나 SV와의 만남

한국의 도로에서는 몇 차례 우핸들 차량을 운전했던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본격적으로 좌측 주행 국가에서 우핸들 차량을 운전하는 것은 처음이라 처음에는 긴장했다. 하지만 어느새 말레이시아에서의 운전을 즐기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즐거운 경험 덕분일까? 처음에는 노면 충격을 제대로 거르지 못하는 모습에 불만을 토로하게 만들었던 페르소나 SV 역시 어느새 점점 ‘꽤 괜찮은 차량이네..’라고 생각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