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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킷 시승기]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인제스피디움을 탐닉하다

2017.12.01 08:16 | 김학수 기자 raphy@

[서킷 시승기]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인제스피디움을 탐닉하다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혼다가 스포티한 감성을 강조한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던 그 날, 풍부한 볼륨감이 돋보이는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바라보며 서킷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무척 궁금했다. 하지만 어코드 하이브리드로 서킷을 찾은 일은 머리 속에 머문 아이디어에 그쳤고 어느새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 지금 기자의 눈 앞에 있는 조합은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조합이었다.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가 강원도의 서킷, 인제스피디움에서 주행 준비를 하는 모습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장면이었다. 닛산 알티마와 혼다 어코드는 가능할지 몰라고 캠리에게 서킷을 찾는 모습은 이뤄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자의 눈 앞에 펼쳐진 장면은 허구가 아닌 실제 상황이었다. 기자는 그렇게 캠리 하이브리드에 몸을 맡기고 인제스피디움으로 뛰어 들었다.

[서킷 시승기]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인제스피디움을 탐닉하다
새로운 변화를 알린 토요타 캠리

자동차 역사에 있어서 캠리는 ‘보편성’을 상징하는 모델이지 드라마틱 하거나 역동적인 움직임을 대변하는 존재가 아니었다. 하지만 신형 캠리는 조금 다르다. 다이내믹한 감성을 숨기지 않았고, 슬로건 역시 와일드 하이브리드로 정하며 그 성격을 명확히 드러냈다.

기존 모델 대비 커진 차체는 여유롭거나 풍성한 느낌이라기 보다는 토요타 최신의 디자인을 반영하여 더욱 역동적이고 과감하게 연출되었다. 특히 와이드한 에어 인테이크를 더한 전면 범퍼와 날렵하게 구성된 프론트 그릴과 헤드라이트는 신형 캠리가 어떤 곳을 바라보고 있는지 명확히 설명한다.

[서킷 시승기]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인제스피디움을 탐닉하다
이러한 흐름은 토요타 브랜드 전반에 걸쳐 있다. TNGA를 기반으로 개발된 모든 차량들이 즐거움을 제 1 무기로 앞세웠고, 지금까지 ‘올라운더’의 감성을 강조하던 그들의 워딩이나 애티튜드 자체도 더욱 과감해졌다. 다이내믹이라는 표현을 서슴지 않고, 마치 ‘날 것’이 가지고 있는 감성을 언급하려는 모습이 곧잘 보인다. 신형 캠리는 이러한 흐름을 잘 반영했다.

덕분에 최근 토요타는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드러낸다. 하지만 이 변화는 이미지일 뿐이지 실제적인 움직임에 있어서 서킷에 어울리는 존재가 되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는 것은 여전하다. 그런 이유로 토요타의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는 서킷에서 펼쳐지는 실기 평가에 나설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서킷 시승기]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인제스피디움을 탐닉하다
산뜻한 포지셔닝을 가진 TNGA의 차체

본격적인 서킷 주행에 나서기 전, 주행을 위한 시트 포지션 조절이 필요했다. 기자가 그 동안 캠리를 그리 선호하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는 시트 포지션이 꽤 높다는 점도 있었기 때문에 TNGA 플랫폼을 통해 저중심으로 구현한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의 시트 포지션이 상당히 궁금했다.

결과적으로 본다면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의 시트 포지션을 합격점을 받았다. 확실히 낮아진 시트와 넓은 시야, 그리고 만족스러운 시트의 조합이 큰 매력을 더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점은 휠베이스의 증가와 함게 1열 시트의 위치가 보다 차량 중심으로 이동한 점이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더 명확한 움직임을 느낄 수 있게 됐다. 다만 저중심 설계라고는 하지만 윈도우 라인이 상당히 넓게 구현되어 막상 운전자가 느끼는 시트 포지션을 크게 낮아졌다는 점을 느끼지 못한다.

[서킷 시승기]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인제스피디움을 탐닉하다
서킷을 탐하는 하이브리드 세단

2017년 11월, 어느새 추위와 함께 하고 있는 지금, 캠리 하이브리드에게 100% 전력 주행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도로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조금 더 과감하고, 한계에 가까운 영역에서 차량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 기대를 하며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인제스피디움은 국내의 여느 서킷, 그리고 세계적으로도 고저 차가 상당히 큰 서킷 중 하나다. 때문에 가속 타이밍을 놓치게 되면 오르막에서 더딘 움직임을 보여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캠리 하이브리드는 그런 걱정과 거리가 멀었다. 고저의 차이가 발생하는 구간에서 가속을 할 때면 전기모터의 힘찬 힘이 더해져 주춤거림 없는 가속으로 이어진다.

[서킷 시승기]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인제스피디움을 탐닉하다
전기모터의 힘을 빌린 만큼 가속감 부분에서는 상당히 우수했다. 일반 도로에서 펼쳐진 시승에서 느끼지 못했던 고 회전 영역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2.5L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은 풍부한 퍼포먼스를 연출할 수 있는 놀라운 출력은 아니겠지만 즐기는 방법에 따라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가성을 가기도 있다.

솔직히 말해 시스템 합산 211마력의 출력이 그리 인상적인 출력이 아니다. 하지만 인제스피디움이 가진 리듬을 타기 시작한다면 ‘이정도로 충부하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낮은 RPM 영역에서 맥없은 출력이 전개 되는 것이 아니라 전기의 모터가 큰 역할을 한다. 덕분에 어떤 오르막 구가에서도도 3세대 당히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서킷 시승기]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인제스피디움을 탐닉하다
만족스러운 드라이빙은 그저 엔진만의 산물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에 적용된 변속기의 역할도 상당히 컸다. 사실 캠리 하이브리드의 변속기는 e-CVT로 서킷 드라이빙에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변속기는 아니다. 하지만 이 e-CVT는 무척 능숙한 조율 능력을 갖췄다. 때문에 유수의 스포츠카과 같은 날카로움은 기대하지 어려웠지만 서킷을 달리는 내내 변속기에 대한 요구 사항이 하나 없을 정도로 완숙한 매력을 과시했다.

[서킷 시승기]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인제스피디움을 탐닉하다
능숙하게 달리는 캠리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좋아졌다. 하지만 정작 서킷을 달리는 이유는 드라이빙의 완성도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이번 캠리와 캠리 하이브리드에게 기대를 할 수 밖에 없는 게 TNGA의 기반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캠리 하이브리드 근래에 새로 데뷔한 토요타의 차량들처럼 낮은 중심을 가진 플랫폼과 모든 것을 새롭게 개발되었으니 실제 주행에서 그 진가를 느끼고자 했다.

인제스피디움은 무척이나 리드미컬한 서킷이다. 연이어 펼쳐지는 코너 구간이나 차량의 하중을 완벽히 옮겨야만 매끄럽게 통과할 수 있는 구간도 있다. 게다가 일부는 시각 정보에 의지하지 많고 이론적으로 공략해야 기록을 단축시킬 수 있는 코너도 있다. 이렇게 드라이버, 그리고 차량의 완성도를 시험하는 장소라 할 수 있다.

[서킷 시승기]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인제스피디움을 탐닉하다
이런 시험장에서 캠리 하이브리드는 수준급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과거 다소 밋밋하면서 부드럽게 표현되었던 드라이빙이 탄탄하게 조여지며 운전자의 조향, 그리고 그 조향에 따른 전륜의 움직임이 보다 명확히 드러난다. 하이브리드 차량이라 무게 밸런스나 조작에서의 이질감이 느껴질까 걱정도 있었는데 그런 걱정은 그저 기우에 불과했다.

이러한 완성도는 전반적인 주행 상황은 물론 특정 상황에서도 모두 명확히 드러나며 높은 신뢰도를 형성한다. 실제 인제스피디움의 3섹터에 있는 큼직한 헤어핀을 파고들 때 마주하게 되는 ‘강한 제동’, ‘노즈 다이브 직후 조향 상황’, ‘조향 직후 이어지는 오르막 가속 구간’ 등 세가지 장면에서 모두 만족스러운 움직임이었다.

제동 상황에서는 플랫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차량의 밸런스를 훌륭하게 지켜줬고, 운전자가 예측할 수 있는 하체의 움직임으로 그 순간의 다음을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한층 탄탄한 서스펜션은 제동으로 인해 노즈 다이브 상황을 빠르게 안정시켜 조향 감각 및 조향에 대한 반응을 명확히 하는 모습이었다. 앞서 말했던 가속력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서킷 시승기]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인제스피디움을 탐닉하다
일부 드라이버들의 성향에 따라 조금 더 견고하고 탄탄한 하체 반응을 원할 수도 있지만 차량이 가진 성격을 고려한다면 지금처럼 어느 정도의 롤과 유격을 허용하면서도 그 이후에 드러나는 반응과 움직임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셋업이 무척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바로 타이어다. 사실 캠리 하이브리드는 어디까지나 합리적이면서도 효율적인 그리고 주행 전반에 매력을 더한 일반적인 세단이다. 게다가 합리적인 유지를 위해 그립을 확보할 수 있는 타이어 보다는 구름 저항을 줄인 타이어를 사용했을 테니 서킷에서 타이어가 아쉽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했다. 어디까지나 예측 가능한 범주였다.

[서킷 시승기]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인제스피디움을 탐닉하다
그리고 어다까지나 승용 세단으로서 우수한 모습인 것이지 본격적인 스포츠 모델을 지향하는 차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그들보다 우위를 점하는 것은 아닌 것이다.

그러나 호재라고 한다면 바로 ‘차량이 가진 성격’에서는 큰 마이너스 포인트가 존재하지 않는 점이다. 이는 TNGA라는 기반이 얼마나 좋은 기반인지, 그리고 최근 토요타가 자동차 개발에 있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좋은점: 서킷에서도 크게 아쉬움이 없는 움직임, 뛰어난 파워트레인의 매력

안좋은점: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이엔 다소 아쉬운 타이어 셋업

[서킷 시승기]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인제스피디움을 탐닉하다
철저한 노력의 결실,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를 시승했을 때 기자가 했던 이야기가 있었다. 그 이야기는 ‘새로운 캠리 안에 캠리와 혼다 어코드 그리고 닛산 알티마를 한데 담아 좋은 것만 뽑아 만든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그 만큼 신형 캠리가 보여준 드라이빙이나 완성도 그리고 대중성이 우척 우수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 인제스피디움의 시승에서는 ‘최근 젊은 감성과 역동성을 말하는 토요타의 태도가 그저 ‘태도’에 지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기성 팬들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기자의 입장에서는 무척 반갑고, 또 즐거운 시간이었다.

부디 앞으로 토요타가 지금의 자세를 잃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