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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 시대가 원하는 대안

2017.11.30 07:54 | 김하은 기자 hani@

[시승기]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 시대가 원하는 대안
[이데일리 오토in 김하은 기자] 토요타의 중형 세단 캠리는 그 동안 ‘평범함’의 아이콘이었다. 그 평범함은 어떤 시장에서는 분명한 무기가 되었고, 또 어떤 시장에서는 ‘지루한’ 존재의 낙인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한국 시장에서는 나름대로의 무기가 되어 수입 중형 세단 시장에서 꾸준한 판매의 기반이 되었다.

그리고 2017년, 토요타 코리아는 한국 시장에 차세대 캠리를 선보이며 조금 다른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조금 더 다이내믹한 감성을 강조하고, 더 터프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들이 앞세운 슬로건, ‘와일드 하이브리드’가 이러한 행보를 가장 잘 드러내는 대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시승기]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 시대가 원하는 대안
시장의 좋은 대안

신형 캠리와 캠리 하이브리드의 가격이 공개된 후, ‘잘했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채웠다. 와일드한 옷을 새롭게 입고,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로 명명된 풍성한 안전 사양을 채우면서도 가격 상승 요인을 최대한 억제한 그들의 노력이 느껴졌다. 그들의 노력 덕에 가솔린 모델 대비 가격 상승 폭이 조금 높은 하이브리드 모델마저도 ‘착한 가격 상승’으로 느낄 정도였다.

새로운 캠리, 특히 캠리 하이브리드의 등장은 시기적으로는 조금 늦은 느낌이 있지만 최근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을 고려한다면 나쁜 타이밍은 아니라 생각되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이 디젤게이트 이후로도 여전히 디젤 모델의 판매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젤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는 건 명확한 사실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매력적인 하이브리드 모델의 등장은 반가운 일이기 때문이다.

[시승기]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 시대가 원하는 대안
매력적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개인적으로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매력은 ‘여전히 매력적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토요타가 모터스포츠 무대 및 고성능 스포츠 성향의 차량들에 적용했던 D-4S 기술을 이번 캠리 하이브리드의 심장에 적용되며 그 가치가 살아났다.

토요타 역시 자신들의 2.5L 다이내믹 포스 엔진에 무게를 두며 뛰어난 기술을 적용한 엔진과 함께 뛰어난 출력을 자랑하는 두 개의 전기 모터를 조합했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2.0L 이하 엔진이 아니라는 점이 아쉽게 느껴지지만 시스템 합산 211마력의 뛰어난 출력이나 하이브리드 차량을 위한 e-CVT와의 조합으로 매끄러운 출력 전개와 함께 16.7km/L에 이르는 우수한 연비를 완성한다.

[시승기]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 시대가 원하는 대안
엔진의 완성도와 함께 실제 주행에서의 만족감이 상당히 좋다. 노멀, 에코 그리고 스포츠 모드로 나뉜 드라이빙 모드에서 확실한 차이를 드러내며 주행 상황에 맞는 최적의 출력 전개를 선사한다. 게다가 스포츠 모드에서는 정말 RPM을 끌어 올리며 출력을 활용할 수 있는 운전의 즐거움을 연출하는 ‘기교’까지 부리며 매력을 과시한다.

[시승기]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 시대가 원하는 대안
여유로운 세단의 감성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매력은 그 동안 암묵적일 정도로 2,800mm의 벽을 넘지 못했던 캠리의 휠베이스에 부여된 한계를 뛰어넘은 것에 있다. 이를 통해 캐빈은 전체적으로 뒤쪽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시트 포지션 역시 전체적인 재구성이 이루어졌다. 게다가 이런 변화가 단순히 2열 공간의 여유를 더하기 위해 할애된 것이 아니라 공간 전체의 조율에 사용된 점이 더욱 매력적이다.

[시승기]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 시대가 원하는 대안
고급스럽게, 마치 아발론을 보는 것처럼 연출된 실내 공간의 레이아웃은 아늑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했다. 과거의 캠리는 고급스러운 티는 냈지만 어딘가 투박한 느낌이 강했다면 신형 캠리는 분명 고급스럽고 세련된 이미지를 완성하는 모습이다. 특히 각종 버튼과 다이얼 등의 질감도 대대적으로 개선된 점은 무척 매력적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전체적으로 조율된 실내 공간은 어떤 좌석에서도 높은 만족감을 선사한다. 1열 시트의 포지션이 차량 중심에 가까워졌고, 시트의 높이가 낮아져 한층 안정적인 포지션을 구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윈도우 라인은 더욱 크게 그려 패밀리세단이 갖춰야 할 개방감까지 더했다.

[시승기]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 시대가 원하는 대안
[시승기]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 시대가 원하는 대안
2열 공간은 말 그대로 고급스럽다. 전체적인 공간의 여유를 느낄 수 있어 성인 남성이 앉더라도 넉넉한 여유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2,830mm의 휠베이스를 풍부하게 활용한 덕에 탑승자의 만족감이 크게 상승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장거리 주행, 그리고 스포츠 주행 시에도 2열 시트에 앉을 가치가 충분하다.

[시승기]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 시대가 원하는 대안
한편 트렁크 공간은 이 차량이 정말 캠리 하이브리드가 맞는지 의문을 가지게 된다. 적재 공간의 용량을 따로 확인하지 않더라도 하이브리드 차량이 이정도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시승기]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 시대가 원하는 대안
뛰어난 밸런스의 즐거움

개인적으로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매력은 차량의 밸런스가 상당히 좋다는 점이다. 여기서 말하는 밸런스는 주행의 밸런스가 아닌 차량이 지향하는 시장에서의 위치를 의미하는 것인데, 그런 밸런스에 있어서 캠리는 무척 매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전의 캠리는 마치 닛산 알티마와 혼다 어코드와는 사뭇 다르지만 보편적인 존재였다.

하지만 지금의 캠리와 캠리 하이브리드는 전혀 다른 위치를 지향하고 있다. 마치 경쟁 모델인 닛산 알티마와 혼다 어코드를 모두 흡수해 두 차량이 가진 강점을 절묘하게 조합한 느낌인 것이다.

[시승기]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 시대가 원하는 대안
합리적 소비의 아이콘, 토요타 뉴 캠리 하이브리드

4천만원이 넘는 비용을 지출하는 것이 합리적인 행위냐는 질문에는 직접적으로 답하긴 어렵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신형 캠리의 가격대인 4,250만원의 가격은 차량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고려한다면 무척 합리적이고 매력적인 상품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이 좋은 무기를 아직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문득 렉서스 ES에 대한 걱정이 떠올랐다. 새로운 ES가 과연 캠리 대비 어느정도의 만족감과 발전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과 걱정이 동시에 드는 것이다. 물론 이는 어쩌면 토요타에게는 즐거운 고민이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