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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맥시마 시승기 - 세단의 틀로 제한할 수 없는 스포츠카의 정체성

2017.07.08 09:49 | 김학수 기자 raphy@

닛산 맥시마 시승기 - 세단의 틀로 제한할 수 없는 스포츠카의 정체성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2015년 알티마를 앞세워 국내 가솔린 수입 세단 시장에서 의미 있는 약진을 이어가던 한국닛산은 닛산의 아이덴티티가 강조된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 맥시마를 국내 시장에 들여왔다. 맥시마는 닛산의 자신감과 역사가 담긴 VQ 엔진을 탑재하는 것은 물론이고 4,370만원이라는 매력적인 가격을 제시했다.

한국 시장에 데뷔한 닛산 맥시마는 그 시작부터 사뭇 다른 행보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안락하고 편안한 승차감에 초점을 맞췄던 경쟁자들과 달리 닛산 맥시마는 플래그십 세단임에도 불구하고 스포티한 감성을 앞세웠고, 또 출시 현장을 찾은 기자들을 대상으로도 일반적인 시승 프로그램 대신 ‘슬라럼 챌린지 프로그램’을 개최해 그 역동성을 자신하는 모습이었다.

닛산 맥시마 시승기 - 세단의 틀로 제한할 수 없는 스포츠카의 정체성
맥시마의 등장과 스포츠카의 아이덴티티

닛산 맥시마는 미국 시장에 초점을 맞춘 닛산의 플래그십 세단이다. 지난 1981년 글로벌 데뷔 후 35년간 총 7번의 풀 체인지를 거쳤는데 4세대 이후 미국 시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5세대는 미국의 디자인 팀이 디자인을 주도 했고 6세대는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생산하며 미국 시장에 특화된 모습을 담아내기 시작했다.

오랜 역사는 물론, 맥시마는 그 자체로도 닛산을 의미하는 차량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에 출시된 8세대 모델은 풀사이즈, 플래그십 세단이지만 ‘스포츠카의 아이덴티티’가 담긴 차량이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시장에서는 따로 언급되지는 않지만 북미 시장에서는 스포티한 감성을 강조하여 ‘4도어 스포츠카(4 Door Sports Car)’, 줄여서 4DSC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을 정도다.

닛산 맥시마 시승기 - 세단의 틀로 제한할 수 없는 스포츠카의 정체성
개인적으로 맥시마의 출시와 함께 4DSC의 아이덴티티가 무척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역사에 이름을 공개한지 오래라고는 하지만 ‘VQ 엔진’의 명성은 그 어떤 엔진보다 뛰어나며 또 스포츠카 전문 브랜드 스스로가 ‘스포츠카’라고 정의할 정도라고 한다면 그 주행 실력에 기대할 수 밖에 없는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닛산 맥시마 시승기 - 세단의 틀로 제한할 수 없는 스포츠카의 정체성
V6 엔진과 CVT가 만들어낸 드라이빙

출시 직후의 시승에서도 경험했지만 맥시마의 달리기 실력은 발군이다.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강인한 감성이 느껴지는 V-모션 프론트 그릴과 날카로운 헤드라이트가 마치 물살을 가르듯 질주를 시작한다. 풍부한 출력에 4,900mm에 이르는 긴 전장과 1,860mm와 1,435mm에 이르는 전폭, 전고 그리고 1,640kg에 이르는 육중한 체격을 가진 맥시마는 무척 대담한 가속을 선사한다.

닛산 맥시마의 보닛 아래에는 VQ35DE V6 3.5L 엔진이 탑재되어 최고 출력 303마력과 36.1kg.m의 토크를 자랑한다. 최근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이 대세가 되고, 또 높은 출력을 내기 위해서도 ‘터보 엔진’을 채택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반대 넉넉한 배기량이 돋보이는 자연흡기 엔진이 적용된 것이다.

닛산 맥시마 시승기 - 세단의 틀로 제한할 수 없는 스포츠카의 정체성
국내 시장에서는 아무래도 ‘세제 상 불리한’ 대배기량 엔진이지만 자연흡기 엔진을 택한 것 만으로도 ‘순수의 시대’를 지나 ‘기교의 시대’가 되어 버린 지금, 고유한 반응성과 RPM이 상승할수록 활기가 느껴지고 달릴수록 더욱 강렬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덕분에 맥시마는 넉넉한 배기량에서 전해지는 풍부한 주행 감각마저도 큰 매력이 된다. 참고로 자연흡기 엔진만으로도 넉넉한 출력을 자랑하는 만큼 맥시마는 정지 상태에서 단 5.7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민첩성을 자랑한다.

발진 후 가속 상황에서는 RPM이 상승할수록 풍부한 감각이 느껴지는 V6 엔진의 감성과 함께 실내 공간을 풍부하게 채우는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스포티한 감각이 느껴지는 D-컷 스티어링 휠, 스포티한 감성의 시트가 더해진 덕에 대형 세단이 아닌 스포츠카의 스티어링 휠을 쥐고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든다.

닛산 맥시마 시승기 - 세단의 틀로 제한할 수 없는 스포츠카의 정체성
더욱 놀라운 점은 역시 변속기의 조합이다. 보통 스포츠 세단이라고 한다면 흔히 빠른 변속을 추구하는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탑재하거나 변속 속도를 높인 자동 변속기(토크 컨버터 방식)를 탑재하는 것에 반해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파트너라 할 수 있는 자트코 사의 ‘엑스트로닉 CVT’이 탑재된 것이다.

흔히 CVT는 편안함과 효율성에서는 우수한 평가를 받지만 스포티한 세단에게 어울리는 조합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닛산 맥시마의 CVT는 사뭇 다르다. 스포티한 감각을 강조하는 가상 변속 로직은 물론이고, 주행 상황에서 최적의 출력을 이끌어 내기 위한 절묘한 매칭을 선보인다. 게다가 운전자의 수동 변속 조작에 대해서도 빠르게 반응하며 CVT만의 스포티한 감성을 표출한다.

닛산 맥시마 시승기 - 세단의 틀로 제한할 수 없는 스포츠카의 정체성
플래그십 세단의 이단아, 닛산 맥시마

물론 이러한 박력 넘치고 경쾌한 드라이빙은 플래그십 세단이라고 말하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실제 무게감이 느껴지는 스티어링 휠 조작에 따라 경쾌하게 움직이는 차체의 반응이나 코너를 파고드는 순간 견고하게 버텨주는 하체의 셋업 역시 일반적인 플래그십 세단이 추구하는 방향은 아닐 것이다.

실제로 맥시마는 경쟁 모델 대비 한층 긴장감이 더해진 하체 셋업을 통해 노면의 정보를 비교적 정확하게, 그리고 솔직한 주행감각을 전하는 모습이다. 이런 감각은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는 캐딜락 CT6, 그리고 대중 브랜드에서는 닛산 맥시마 외에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감각이다. 그 덕에 ‘일반적인 플래그십 세단’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마이너스 요인이 될지 모른다.

닛산 맥시마 시승기 - 세단의 틀로 제한할 수 없는 스포츠카의 정체성
기자 역시도 시승 초반에도 ‘생각보다 단단하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주행을 할수록 노면의 정보가 진솔하게 전해지는 움직임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스트레스는 잠시, VQ 엔진과 CVT가 자아내는 풍부한 출력과 경쾌한 드라이빙에 감화되며 ‘달리는 즐거움’을 느끼기 시작한다.

단단한 주행감에 당황하는 것도 잠시, 어쩌면 다른 차량이었다면 세상 편안한 자세로 운전을 즐길 시간일지도 모르지만 맥시마와 함께 하는 만큼 어느새 스포츠카를 대하는 마음을 가지게 됐다. 어느새 두 손으로 스티어링 휠을 꽉 쥐고 엑셀레이터 페달을 강하게 밟으며 맥시마의 주행 페이스를 끌어 올리며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는 스스로를 볼 수 있었다.

닛산 맥시마 시승기 - 세단의 틀로 제한할 수 없는 스포츠카의 정체성
다만 이러한 독특한 구성의 끝에 ‘전륜구동’의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은 다소 의아한 편이다. 스포츠 성향이 강한 차량들이 후륜구동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전통적으로 전륜구동을 채택해온 맥시마의 특성이다. 전륜구동으로 인해 제동 상황에서 차량 앞쪽에 무게감이 쏠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행스럽게도 차량의 움직임 차체는 상당히 경쾌해 달리는 즐거움에는 큰 지장이 없다.

그리고 아쉬운 점이 있다면 4,900mm의 전장 대비 다소 짧게 느껴지는 2,775mm의 휠 베이스 그리고 이 휠 베이스로 인한 2열 공간의 경쟁력이 다소 부족해 보인다. 1열 공간은 광활할 정도로 여유롭고 넉넉한데 반대 2열 공간은 플래그십 세단보다는 ‘중형 세단’ 수준의 만족감이다. 대신 시트 자체는 매력적이다. 실제 시트의 형상이나 표면처리가 무척 우수해 고급스러운 감성은 풍부하다.

닛산 맥시마 시승기 - 세단의 틀로 제한할 수 없는 스포츠카의 정체성
플래그십 세단과 스포츠카의 경계에 서 있는 모델인 만큼 트렁크 공간은 경쟁 모델에 비해 다소 부족한 편이다. 실제 트렁크 공간은 405L으로 경쟁 모델 대비 20~25% 정도 좁은 편이다. 대신 폴딩 기능을 탑재한 시트 덕분에 공간을 조금 더 활용할 수 있어 나름의 만족감을 경험할 수 있다.

닛산 맥시마 시승기 - 세단의 틀로 제한할 수 없는 스포츠카의 정체성
매력적인 가격과 감성을 담은 닛산 맥시마

2015년 하반기에 출시된 차량인 만큼 닛산 맥시마는 시장의 소비자들에게 강렬한 각인을 남기진 못했다. 하지만 최근 맥시마에 대해 점점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스포티한 감성을 강조한 4도어 스포츠 모델, 기아 스팅어가 공식 출시가 있다.

닛산 맥시마 시승기 - 세단의 틀로 제한할 수 없는 스포츠카의 정체성
기아 스팅어와 닛산 맥시마와 달리 날렵한 4도어 쿠페 스타일의 디자인과 후륜구동 방식을 채택하여 구성, 출력 등 직접적인 비교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VQ 엔진 특유의 여유로운 출력와 가속감각은 물론이고 경쟁력 있는 가격 그리고 여유로운 공간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다시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닛산 맥시마는 패키징 부분에서도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갖췄다. 실제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맥시마는 최고 트림인 ‘플래티넘’ 트림이 판매되고 있어 우수한 만족감을 선사하는 대시보드, 시트, 그리고 고급스러운 감성이 돋보이는 센터페시아 등을 선보이며 어라운드 뷰 모니터를 비롯한 다양한 안전, 편의 사양이 더해져 소비자의 만족감을 선사한다.

닛산 맥시마 시승기 - 세단의 틀로 제한할 수 없는 스포츠카의 정체성
닛산의 새로운 도약을 기대하며…

최근 닛산은 다소 침체기를 겪고 있다. 주력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알티마는 여전히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으나 콤팩트 SUV 시장에서 뛰어난 매력을 발산했던 캐시카이가 디젤 게이트 여파로 인해 판매가 중단된 상태이며, 프리미엄 디비전인 인피니티 역시 Q50 디젤 모델이 판매가 중단된 상태니 이런 상황에서 맥시마의 가치가 재조명되는 것은 닛산에게 좋은 호재라 할 수 있다.

조금 늦었지만 분명한 호재다. 닛산 맥시마의 조합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실제 경험을 한다면 말초 신경을 만족시키는 스포티한 감성은 선사한다. 이런 맥시마의 가치를 조금 더 알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경험을 한다면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닛산 맥시마에게 전해진 두 번째 기회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닛산 맥시마 시승기 - 세단의 틀로 제한할 수 없는 스포츠카의 정체성
촬영 협조: 레이싱 모델 소이(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대회 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