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토in 박낙호 기자] 국내 MPV 시장에서 카니발의 존재감은 독보적이다. 단순히 시장 인지도만이 아니라 카니발이라는 독자 브랜드로서 이어온 오랜 역사와 우수한 상품성, 특히 수입 MPV를 따돌리는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며 시장의 절대적인 강자로 자리잡고 있다. 현행의 카니발 역시 시장에서 그 존재감을 고스란히 이어가고 있다. 특히 판매 주력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카니발 디젤 모델은 2.2L 디젤 엔진을 통해 효율성과 주행 성능 등을 모두 과시하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LPG 직분사 기술로 튜닝 시장에 새로운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는 로턴이 카니발 디젤에 도전장을 던졌다. 진동과 소음을 피하지 못하는 디젤 대신 V6 3.3L GDI 엔진을 장착한 카니발 가솔린 모델에 로턴의 LPG 직분사 기술을 더한 것이다. 그렇게 카니발 디젤의 아성에 로턴의 도전이 시작됐다.
카니발에 더해진 LPG 직분사 시스템카니발 3.3 GDi에 적용된 ㈜로의 LPG 직분사 시스템은 ㈜로가 그 동안 선보인 LPG 직분사 시스템이 장착된 것과 같은 시스템이다. 차량에 LPG 분사량을 조율하고 관리하는 별도의 ECU를 장착하고 이를 통해 GDi 엔진의 직분사 포트에 LPG를 주입한다. 이러한 LPG 직분사 기술을 적용한 차량에 있어 무척 중요한 것이 RPM 및 주행 상황에 따른 세밀한 조율 능력이다. 바로 이 조율 능력에 있어 로턴은 뛰어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다만 로턴의 기존 LPG 직분사 시스템을 적용한 차량과의 차이가 있다면 ㈜로가 그 동안 선보였던 모든 LPG 직분사 차량들은 실내 공간의 변화 없고 트렁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LPG 도넛 탱크를 적용했지만 카니발은 9인승 모델을 7인승으로 시트 구조를 부분 개조하고 도넛 탱크 대신 두 개의 봄베 탱크(68L)를 적용한 것이다. 7인승 모델로 개조 시에는 시트 구조 변경이 없다.
로턴의 카니발 LPGDI 차량은 로턴의 LPG 직분사 시스템으로 기존 3.3L GDI 가솔린 모델의 출력과 토크의 95% 이상을 확보해 LPG 튜닝 및 바이퓨얼 튜닝 차량들의 단점인 출력 저하를 막았다. 로턴의 이름이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전까지 ‘거짓말’ 취급을 당해왔지만 지난해부터 로턴이 적극적으로 시승과 체험 기회를 제공하며 점차 사실로 알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Full to Full, 지독한 연비 대결이번 카니발 LPGDI와 카니발 디젤의 연비 대결은 다양한 테스트 방법 중 오차를 최소로 줄일 수 있는 Full to Full 테스트 방식을 택했다. 총 주행 거리와 실제 충전 및 주유량을 확인하기 위해 구간 연비를 기록하는 대신 최종 주행 거리와 주유량을 측정하기로 했다. 한편 Full to Full 테스트를 위해서는 이를 위해 충분한 주행 거리와 시작과 끝을 맺을 주유소를 결정해야 했다.
연비 테스트를 위한 주행 코스는 1박 2일 동안 파주에서 인제, 인제에서 파주로 돌아오는 길로 결정했고 좋은 연비를 낼 수 있는 고속도로 대신 다양한 주행 환경을 마주할 수 있는 경기 북부의 지방도 및 강원도의 지방도를 통해 달리기로 했다. 기점은 인제스피디움으로 결정했고, 이를 통해 약 480km에 이르는 주행 코스를 산출했다. 시작점과 종착지는 자유로에 위치한 임진강 주유소, 충전소로 결정했다.
한편 이번 카니발 LPGDI와 카니발 디젤의 비교 테스트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박낙호 편집장과 김학수 기자를 비롯해 국내에서 활동 중인 자동차 블로거 4인(이재근, 박천규, 박준범, 정동해)을 섭외해 동행하기로 했다. 여섯 명의 참가자는 1박 2일 동안 카니발 LPGDI와 카니발 디젤을 번갈아 타며 Full to Full 연비 테스트와 함께 두 차량의 감성적 차이를 평가하기로 했다.
480km, 장거리 테스트의 장면들카니발 LPGDI와 카니발 디젤 두 차량을 시작점과 종착점으로 지정한 임진강 주유소에 세우고 주유를 시작했다. Full to Full의 측정을 위해 주유기가 주유를 멈춘 후에도 적은 압력으로 계속 주유를 이어갔다. 다만 카니발 LPGDI는 용량의 85%까지만 충전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충전은 하지 않고 곧바로 주행을 시작했다.
주유를 마치고 트립 컴퓨터를 리셋한 후 두 경차는 자유로에 올랐다. 연비 테스트 초반의 코스는 자유로와 문산과 전곡 방향으로 이어지는 길게 뻗은 지방도였다. 경사가 크지 않은 구간인 만큼 두 차량 모두 법적 제한 속도 내에서 가속을 시작했다. 두 차량 모두 거칠 것 없이 시원스럽게 달리며 연비 테스트 초반을 장식했다.
파주, 문산 그리고 전곡으로 이어지는 길은 사실 두 차량에게 평균 연비를 끌어 올릴 수 있는 기회였을 것이다. 하지만 480km에 이르는 연비 테스트는 두 차량에게 쉬운 주행 환경을 제시하지만은 않았다. 서쪽이 낮고 동쪽이 높은 한반도의 형태에 맞춰 강원도를 향해 갈수록 오르막 구간이 늘어났다.
특히 주행 코스에서 만난 포천의 여우고개와 화천의 광덕고개는 두 대의 카니발에게 힘겨운 주행 환경을 제공했다. 여우고개는 둘째치고 광덕고개의 험준한 높이와 연속된 코너는 체격이 큰 카니발을 시험 들게 했다. 물론 이후 이어진 강원도 화천의 고갯길 역시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덕분에 참가자들은 강원도에 접어들 때 즈음 이미 체력의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가장 난 코스라 할 수 있던 강원도 화천의 고개들을 지난 후, 양구로 접어들자 조금 편해졌다. 과거 양구를 가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지만 최근의 양구는 양구 터널을 비롯해 많은 터널들이 양구를 지나는 시간을 단축해주고 있다. 예전이었다면 소양강의 어귀를 따라 정신 없이 제동과 선회를 이어갔을 것인데 시간이 많은 것을 바꾸었다는 기분이 들었다.
양구는 터널을 통해 시원스레 지났지만 인제에 접어 든 후에는 다시 강원도의 고갯길을 달리게 됐다. 그래도 양구의 터널을 지나며 조금 체력을 회복했는지 참가자들과 두 카니발은 힘차게 숙소이자 연비 테스트의 기점인 인제스피디움을 향해 달렸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 흐른 후 두 카니발은 인제스피디움에 멈추고 잠을 청했다.
다음 날, 아침 식사를 마치고 곧바로 파주를 향해 움직였다. 인제스피디움에서 동홍천으로 나가 고속도로를 타고 복귀하기로 했으나 Full to Full 테스트의 완성도를 위해 돌아가는 길 역시 지방도를 이용하자는 판단을 내렸다. 이로 인해 동홍천에서 고속도로를 타지 않고 방향을 틀어 가릿재와 느랏재를 통해 다시 화천으로 이동했다.
광덕고개를 넘기 전, 잠시 차량의 상태를 확인했는데 카니발 LPGDI의 가스 잔량이 많지 않은 걸 확인하고 포천에 위치한 LPG 충전소에서 15L 가량 충전하기로 결정하고, 광덕고개를 넘었다. 자칫 가스가 떨어져도 가솔린으로 주행할 수 있는 카니발 LPG였지만 LPG의 운영 효율성을 확인하기 위한 만큼 포천의 충전소까지 LPG만을 태우며 달려갔다.
포천에서 LPG를 15L 충전하고 다시 주행을 이어갔다. 포천 이후부터는 완만한 지방도를 달리는 환경이었다. 두 차량 모두 출력이 넉넉한 만큼 큰 무리 없이, 연비 테스트 주행 초반처럼 시원스럽게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1박 2일 연비테스트가 시작한지 만 하루의 시간이 흐른 점심 무렵 자유로 임진강 주유소에 멈춰 설 수 있었다.
480km를 달리며 느낀 감상들주행을 마치고 카니발 LPGDI와 카니발 디젤의 충전과 주유를 시작하기 전에 두 차량에 대한 감상을 들어보았다. 자동차 블로거이자 넥센타이어 스피드레이싱에 출전하고 있는 아마추어 드라이버인 박준범은 카니발 LPGDI 쪽에 손을 들어줬다. 그는 “디젤에서는 느낄 수 없는 부드러운 가속이나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고, 특히 선회성이 무척 좋은 것 같다.”라고 표현했다.
자동차 블로거인 이재근과 박천규는 “공명음과 같은 이슈가 있는 디젤 차량, 그리고 유지비에 부담을 느끼게 되는 가솔린 모델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는 좋은 선택지인 것 같다.”라고 말하며 특히 이재근은 “다른 무엇보다 LPG 셋업의 완성도가 무척 높은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솔린 엔진과 LPG 엔진 특유의 감성이 어우러져 가속 시 무척 부드럽고 세련된 느낌이다.”라고 표현했다.
박낙호 편집장은 “디젤 모델이 넉넉한 토크가 있고, 또 직선 고속 주행에서 시원스러운 맛이 있지만 카니발 LPGDI는 정숙함과 V6 엔진 고유의 우수한 퍼포먼스를 겸비하고 있다는 점이 무척 만족스럽다.”라고 표현했다. 김학수 기자와 블로거 정동해는 “디젤 모델이 많이 팔리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LPG 차량이 가용한 조건이라면 LPGDI를 택하는 것이 전반적인 만족도가 무척 높을 것”이라고 평했다. 그와 함께 “4기통 엔진 보다 V6 엔진의 주는 즐거움은 분명 매력적이다.”라고 덧붙였다.
배기량의 차이를 뛰어넘은 LPGDI의 경쟁력두 차량의 트립 컴퓨터의 수치들을 정리했다. 먼저 카니발 디젤의 계기판을 확인하니 8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483.2km를 달렸음을 확인했고 평균 연비는 13.4km/l를 기록했다. 한편 카니발 LPGDI는 총 3km를 주행 했고, 평균 연비는 9.0km/l로 기록됐다. 두 차량의 수치들을 모두 확인한 후 각각 LPG 충전과 디젤 주유를 진행했다.
카니발 디젤은 주행 거리를 평균 연비로 나눠 ‘예상 주유량’을 확인해보니 약 36.059L가 주유되어야 했다. 출발 전과 마찬가지로 주유기의 자동 주유가 멈춘 후 천천히 주유를 진행하며 주유구 초입까지 디젤을 가득 채우니 총 36.668L가 주유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약 0.6L의 오차가 있었는데 그 차이가 크지 않고 실제 주유량 기준으로 연비를 환산했을 때에도 13.1km/l라는 연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카니발 LPGDI 역시 충전을 시작했다. 예상 충전량은 약 53.477L였는데 실제 충전량은 포천에서 추가 충전한 15L까지 포함하니 총 55.818L가 주유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1.7L 가량의 차이가 있었고 주유량에 따른 실제 연비를 환산해보니 약 8.62km/l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디젤과 마찬가지로 오차가 크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카니발 LPGDI vs 카니발 디젤 1박 2일 연비 테스트>카니발 V6 3.3 LPGDI | 차량 | 카니발 2.2 디젤 |
481.3km | 주행 거리 | 483.2 |
9.0km/l | 트립 연비 | 13.4km/l |
55.818L | 재주유량 | 36.668L |
8.6km/l | 산출 연비 | 13.1L |
4만 3,035원 | 운영 비용* | 4만 481원 |
8,941원 | 100km 운영비* | 8,377원 |
*2016.02.13 오피넷 전국 평균가 기준
이를 연비 테스트가 끝난 2월 13일 오피넷에 공시된 전국 디젤, LPG 가격으로 환산하여 1박 2일 동안의 운영 비용과 100km 주행 운영 비용을 산출하여 비교했다. 산출 연비 13.1km/l를 기록한 카니발 디젤의 경우 1박 2일 동안 총 4만 481원의 비용을 소모했고 카니발 LPGDI는 4만 3,035원을 소모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각각 100km를 주행할 때의 비용 역시 8,377원과 8,941원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카니발 LPGDI의 비용을 확인해보니 카니발 디젤에 버금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배기량이 3.3L에 이르는 카니발 LPGDI 모델이 단 2.2L에 지나지 않는 카니발 디젤과 비교 했을 때 배기량 차이나 출력 차이가 크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에는 되려 기대 이상의 효율을 선보였다고 판단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게다가 가솔린 가격으로 환산했을 때에는 총 운영 비용이 7만 5,633원, 그리고 100km 운영 비용은 1만 5,714원이기 때문에 LPGDI의 효율성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기술, 데이터는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로턴의 기술에는 언제나 ‘말이 안 된다.’라는 말과 ‘믿을 수 없다.’라는 이야기를 여러 번 들어왔다. 하지만 데이터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이미 몇 차례 테스트를 거쳐 로턴의 기술은 거짓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고, 카니발 LPGDI 역시 마찬가지였다. 특히 이번 카니발 LPGDI는 배기량의 차이를 뛰어넘고, LPG로는 다소 번거로울 수 있는 지방도, 고갯길의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비를 산출한 만큼 더욱 인상적인 수치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카니발 LPGDI 외의 다양한 차량 역시 일반인들이 아무런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선택의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LPG 관련 업체들과 단체들 역시 LPG와 같은 오토가스를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과 규제를 풀어달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디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으면 한다.
ⓒ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