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최보규 기자= 독일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가운데 하나인 아우디가 새 전기차 계획을 공개하면서 “앞선 테슬라를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마르쿠스 듀스만(Markus duesmann) 신임 아우디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전기차 계획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테슬라는 전기차 업계에서 최소 2년 이상 앞서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아우디의 전기차 개발은 ‘테슬라 캐치업’임을 밝혔다. 앞선 테슬라 전기차를 벤치마킹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부터 아우디 CEO를 맡아 전기차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아우디 첫 전기차 E-tron을 지난해 유럽에 출시했다. E-tron은 올해 상반기 세계 SUV 전기차 시장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짧은 주행거리와 비싼 가격으로 판매량은 예상보다 저조했다. 특히 테슬라 전기차의 혁신적인 성능에 밀리면서 아우디 전기차 점유율은 10위권 밖을 기록했다. 그 때문에 아우디는 전기차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계획에 따르면 아우디는 ‘아르테미스(Artemis)’라는 프로젝트 그룹을 구성, 2024년까지 전기차를 대거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그리스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이름을 딴 이 그룹은 폭스바겐 자율주행 책임자인 알렉스 히칭거 (Alex Hitzinger)가 맡게 된다. 히칭거는 이전에는 애플의 자율주행 개발팀인 타이탄에서 경력을 쌓았다.
아우디 CEO 마르쿠스가 테슬라를 벤치마킹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한 만큼 앞으로 나올 아우디 전기차에는 테슬라 냄새가 많이 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경영방식에서 아우디는 테슬라의 스타트업 의사결정 방식을 따를 예정이다. 기존 대기업의 관료적 모델에서 벗어난 업무 처리를 예고했다. 쓸데없는 절차는 생략한다. 실제로 마르쿠스는 “성가신 절차를 없애고 대신 도전과 혁신을 위한 수평 문화를 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우디 폭스바겐 그룹은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을 통해 2029년까지 총 75종의 신규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폭스바겐 그룹이 내연기관 세계 1위에서 전기차 1위로 발돋움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 개발 분야다. 마르쿠스 CEO는 ”테슬라가 소프트웨어와 자율주행에서 크게 앞서고 있다“고 평가한 뒤 ”아우디도 이 부분에 연구개발 투자를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전담 소프트웨어 팀을 구성했고 데이터 분석부터 OTA까지 다양한 시도를 한다.
내연기관 엔진과 변속기 대신 모터와 배터리만 바꾼 전기차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테슬라의 로보택시를 벤치마킹, 사용자가 부수입을 올릴 수 있는 공유경제형 모델과 구독자 서비스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강력한 차별화 포인트인 배터리 효율성도 벤치마킹, 적극 보완할 계획이다.
그동안 전기차에 보수적이었던 기존 자동차 업계의 기조를 반성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테슬라의 원통형 배터리의 단점인 부피가 커지는 문제는 아우디 스스로 개선해 파우치형을 그대로 사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장점은 벤치마킹하고 단점은 아우디만의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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