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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기아 스팅어 3.3 - 진보를 입증한 매력적인 GT

2017.12.13 07:55 | 김학수 기자 raphy@

[시승기] 기아 스팅어 3.3 - 진보를 입증한 매력적인 GT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최근 냉각수 누수라는 악재를 맞이한 상태지만 많은 기대 속에서 데뷔했던 스팅어를 지난 8월 만났을 때에는 스팅어가 참으로 잘 만들어진 존재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파워트레인의 완성도나 차체의 조율, 감성에 대한 고민까지 많은 부분에서 공을 들인 결과물임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시 기자가 시승했던 차량은 2.0L 터보 엔진을 탑재한 모델로 대중성을 갖췄지만 많은 이들이 원하는 ‘3.3L 터보’ 엔진이 부재한 모델이었다. 때문에 기자 역시 3.3 터보 모델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고 싶었다. 그리고 2017년 12월, 기아 스팅어 3.3 터보 GT AWD 모델을 만날 수 있었다.

과연 기아 스팅어 3.3 터보 GT AWD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시승기] 기아 스팅어 3.3 - 진보를 입증한 매력적인 GT
매력적인 4도어 GT, 스팅어

개인적으로 스팅어의 디자인은 이상적인 디자인은 아니지만 참 매력적인 디자인이라 생각된다. 컨셉 모델이었던 GT의 감성을 잘 살렸고, 실제 양산 모델에서도 4,830mm의 긴 전장과 2,905mm의 긴 휠베이스와 동시에 1,400mm의 낮은 전고로 매력적인, 아니 매혹적인 실루엣을 이상적으로 구현했다.

과감하고 아이코닉한 프론트 그릴과 큼직하게 그려진 에어 인테이크가 적용된 프론트 범퍼는 1,870mm의 전폭을 최대한 활용하여 더욱 당당하고 공격적인 이미지를 구현했다. 날렵하게 그려진 헤드라이트도 매력 포인트라 할 수 있다. 다만 ‘과장된 느낌이 드는’ 보닛의 에어밴트는 조금 덜어내고 싶은 양념처럼 느껴진다.

[시승기] 기아 스팅어 3.3 - 진보를 입증한 매력적인 GT
다소 과한 요소들이 돋보이지만 스팅어의 디자인은 완성도 높고 매력적이다. 솔직히 국내에서 이정도의 디자인을 구현했다는 점은 분명 칭찬할 부분이라 본다. 다만 스팅어의 보닛 위에 왜 ‘E’의 엠블럼이 자리하는지에 대해서는 기아차 관계자의 설명을 듣더라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긴 보닛과 짧게 그려진 데크의 조합으로 이상적인 4도어 쿠페의 감성을 연출하지만 프론트 펜더 뒤족의 디테일이 고급스럽지 않게 느껴지는 점이 아쉬웠다. 하지만 깔끔하게 구성된 도어와 스포티한 감각을 연출한 휠과 익스트림 패키지의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으로 충분히 ‘보는 즐거움을 살릴 수 있었다.

[시승기] 기아 스팅어 3.3 - 진보를 입증한 매력적인 GT
후면은 트렁크 리드를 따라 길에 이어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자리하며 트렁크 게이트 중앙에 스팅어 레터링을 새겨 스포티한 맛을 살렸다. 물론 후면 아래쪽에는 스포티한 감성을 강조하기 위해 듀얼 타입의 트윈 머플러 팁을 적용했다. 다만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라이팅이 측면으로 길게 이어진 점은 다소 의아한 부분이다.

[시승기] 기아 스팅어 3.3 - 진보를 입증한 매력적인 GT
브랜드의 자부심이 아쉬운 실내 공간

솔직히 말해 스팅어의 실내 공간은 만족과 실망이 공존한다. 따로 소재나 질감을 확인하지 않더라도 스팅어의 실내 공간은 상당히 고급스러운 감각으로 구성되었음을 단번에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 구성은 스팅어만의 것이라기 보다는 ‘어디선가 빌려온’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운전석을 중심으로 구성된 대시보드는 중앙에 3개의 에어 밴트를 적용해 메르세데스-베니츠 혹은 페라리의 디자인을 떠올리게 하고 공조 컨트롤 패널은 아우디의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대신 대시보드나 스티어링 휠 등의 소재가 상당히 고급스럽다는 점은 스팅어 보유, 운영할 때의 만족감이 분명 존재함을 알린다.

[시승기] 기아 스팅어 3.3 - 진보를 입증한 매력적인 GT
센터페시아 구성은 그 동안 버튼이 많았던 기아차의 고민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덕에 버튼의 수를 상당히 정리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메탈 피니시를 적용하면서도 깔끔한 마감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히팅, 쿨링 시트 및 드라이빙 모드 등 다양한 차량 조작을 위한 버튼 역시 센터 터널에 깔끔히 정리했다.

[시승기] 기아 스팅어 3.3 - 진보를 입증한 매력적인 GT
고급스러운 감성이 돋보이는 만큼, ‘시트에 대한 투자도 이뤄졌다. 고급스러운 나파 가죽으로 제작된 시트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형상이나 포지션, 그리고 착좌감이 우수해 장거리 주행에도 어울린다.

전고가 낮아 헤드룸이 부족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지만 키가 188cm의 기자에게도 큰 어려움이 없으며 레그룸도 넉넉해 만족감이 우수했다. 개인적인 취향을 이야기 한다면 조금 더 쿠션이 부드러웠으면 한다.

[시승기] 기아 스팅어 3.3 - 진보를 입증한 매력적인 GT
긴 휠베이스 덕분에 2열 공간이 충분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막상 도어를 열고 살펴보면 그리 넉넉하다고 말하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성인 남성이 앉기에는 큰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역할’에는 충분한 모습이다. 게다가 시트의 품질도 상당히 좋으니 어느정도의 불편함은 감수할 용의가 있다.

[시승기] 기아 스팅어 3.3 - 진보를 입증한 매력적인 GT
한편 스팅어는 4도어 쿠페를 지향함에도 불구하고 넉넉한 전장을 기반으로 한 여유로운 적재 공간을 갖췄다. 실제 660L의 적재 공간을 갖춰 장거리 여행을 위한 대형의 캐리어를 적재하는 것도 무척 손쉬운 일이다. 리어 윈도우와 일체 된 해치 아래 넉넉히 마련된 공간은 GT로서도 필요한 조건이다. 덕분에 한국형 A7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시승기] 기아 스팅어 3.3 - 진보를 입증한 매력적인 GT
풍부한 출력의 V6 터보 엔진

스팅어의 매력적인 디자인 아래 강렬한 출력을 매력으로 앞세운다. 보닛 아래 자리한 V6 3.3L 터보 GDI 엔진은 최고 출력 370마력과 52.0kg.m의 풍성한 토크를 자랑한다. 특히 1,300RPM부터 4,500RPM까지 넉넉한 구간에서 폭발하는 토크는 8단 변속기와 AWD 시스템과 맞물려 정지 상태에서 단 4.9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도록 하며 최고 속도 역시 270km/h에 이른다. 참고로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8.8km/L다.

[시승기] 기아 스팅어 3.3 - 진보를 입증한 매력적인 GT
수준급의 완성도를 자랑하는 기아의 GT

기아 스팅어는 다른 무엇보다 ‘보는 즐거움’이 상당히 좋다. 보면 볼수록 ‘국산차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어쟀든, 길고 유려한 실루엣을 과시하는 스팅어의 디자인을 조금 더 살펴보고는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드라이빙 포지션 등을 조절하고 주변을 보니 후방 시야가 좁은 편이지만 그 외의 시야는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곧바로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V6 터보 엔진을 깨웠다.

달리는 차량이라고는 하지만 나름대로의 프리미엄 감성이 담겨 있는 차량인 만큼 기본적인 정숙성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보닛 아래 자리한 심장의 존재감은 확실히 느껴지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그 고요함을 깨려고 하지 않아 달리기 외에도 ‘함께 하는 존재’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시승기] 기아 스팅어 3.3 - 진보를 입증한 매력적인 GT
기어 레버를 D로 바꾸고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았다. 370마력과 52.0kg.m의 토크를 머리 속으로 그린다면 꽤나 노골적이고 강렬한 가속감을 선사할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무게감이 있고 풍성한 표현 방법을 채택해 ‘고급스러운 감성’을 드러낸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날 것의 느낌을 드러내도 좋을 것 같은데, 스스로 GT라는 존재감을 계속 인식하는 것 같다.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고 속도를 끌어 올려도 힘이 쳐지지 않아 V6 터보 엔진의 특권을 누릴 수 있고 RPM이 상승하면 풍성한 사운드를 실내로 유입시켜 ‘달리는 즐거움’도 챙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스포츠 모드를 활성화시켜 반응을 날카롭게 이끌어 내면 조금 더 날것의 느낌이 강해지는 편이지만 긴 휠베이스와 안정감을 중시한 하체 덕에 여유로운 감성은 여전히 이어졌다.

[시승기] 기아 스팅어 3.3 - 진보를 입증한 매력적인 GT
변속기는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다. 시승이라는 특성으로 모든 환경에서의 변속기를 확인할 수 없었지만 기본적으로는 부드럽고 빠른 변속감을 제시하고, 또 스포츠 모드에서는 나름대로 운전자의 의지를 100% 반영하려는 모습을 드러냈다.

참고로 스티어링 휠 뒤쪽에 자리한 패들 쉬프트의 만족감도 좋은 편이라 사용에 대한 감상이 긍정적이다. 다만 운전의 재미를 위해 킥다운 상황에서 직결감이나 변속에 대한 피드백을 조금 더 명확히 하는 기교를 더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시승기] 기아 스팅어 3.3 - 진보를 입증한 매력적인 GT
차량의 움직임도 전반적인 완성도 부분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AWD, 그리고 큰 체격에서의 무게감이 조금 느껴지는 편이지만 기본적으로 조향에 따른 차량의 반응이 민첩한 편이며 조향 상황에서의 피드백도 상당히 정확한 느낌이다. 역시 R-MDPS의 혜택이라 할 수 있겠다. 셀프 센터링 등의 추가적인 움직임도 크게 거슬리는 것 없어 운전자를 편안하게 만든다.

여기에 완성도 높은 차체, 비용을 아끼지 않은 하체의 구성이 이어지며 운전자의 의지를 그대로 반영하여 완성도 높은 드라이빙을 연출한다. 브렘보 브레이크는 370마력의 출력을 효과적으로 제어하여 운전자가 언제는 달려 나가고, 멈출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데 최근의 기아차가 가져가는 셋업보다 더 리니어한 세팅으로 조작의 만족감이 더욱 우수하다.

[시승기] 기아 스팅어 3.3 - 진보를 입증한 매력적인 GT
또한 불규칙한 노면을 빠르게 지나갈 때 조금 허둥거리는 편이지만 전반적으로 어떠한 노면에 융통성 있고 넉넉한 한계치로 대응하는 서스펜션 시스템 역시 운전자가 자신있게 코너를 파고들 수 있는 자신감의 배경이 되어준다. 다만 AWD 시스템이 탑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겨울철 눈길에서의 안정감은 기대만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점: 완성도 높은 파워트레인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드라이빙

안좋은점: 그래도 다소 좁은 2열 공간

[시승기] 기아 스팅어 3.3 - 진보를 입증한 매력적인 GT
매력적인 국산 GT, 스팅어

스팅어는 매력적이다. 좋은 차체, 하체 그리고 경쟁력 있는 엔진을 품었고 디자인이나 실내 공간에 대한 만족감도 좋다. 아직 오리지널리티가 부족하지만 충분히 다양한 매력을 갖췄고,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다양한 사양도 품었다. 5천만원대의 가격도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며 GT카라는 컨셉에도 충분히 어울린다. 맞다. 스팅어 정말 괜찮은 차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