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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캠리 하이브리드, 와인딩로드에서 주행 실력을 체크...

2017.12.12 07:03 | 김학수 기자 raphy@

[시승기] 캠리 하이브리드, 와인딩로드에서 주행 실력을 체크...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매하는 이들은 대부분 ‘보다 효율적인 차량을 원하지만 디젤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들’이라 할 수 있다. 트렁크 공간은 조금 손해를 볼 수 있어도, 또 고속 주행에서의 효율성은 조금 떨어질 수 있더라도 디젤 파워트레인의 그 불쾌한 진동과 소음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등장하는 하이브리드 차량들은 이러한 정숙성, 그리고 효율성 위에 ‘다이내믹’이라는 이름을 덧치하고 있다. 멀리보면 인피니티 Q50 S가 그랬고, 최근에는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역시 스포츠 성향을 과시했다. 일탈처럼 보이는 이러한 흐름은 2017년 겨울, 더 이상 ‘외도’로 치부할 수는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캠리 하이브리드 역시 야성미를 강조하며 ‘와일드 하이브리드’를 자처했기 문이다.

[시승기] 캠리 하이브리드, 와인딩로드에서 주행 실력을 체크...
캠리 하이브리드, 와인딩에 나서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아이콘이다. 스포츠 세단의 영역을 BMW 3 시리즈가 정의하고 선도하는 것처럼 캠리 하이브리드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기준과 정의를 규정하는 존재로 평가 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존재가 와일드 하이브리드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것은 어느새 하이브리드 차량들이 ‘효율성’ 그 이상의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그래서 기자는 스스로 ‘와일드’라는 성배를 든 캠리 하이브리드의 주행 성능을 시험해보고 싶었다.

[시승기] 캠리 하이브리드, 와인딩로드에서 주행 실력을 체크...
부족함과 충족의 경계에 선 캠리 하이브리드

211마력, 캠리 하이브리드의 출력이다. 2.5L 앳킨슨 사이클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가 만들어내는 출력인 만큼 실용 영역에서의 실제 가속 상황에서의 감각은 아마도 211마력 그 이상의 수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211마력이라는 숫자는 여전히 미묘하다.

중저속, 그리고 간간히 나타나는 와인딩을 즐기기엔 충분한 출력이겠지만 그래도 심리적으로는 조금 더 높은 출력을 원하게 된다. 게다가 하이브리드 차량의 ‘무게’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라 달리는 존재라면 약간의 여유를 더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211마력은 주행 성능과 함께 효율성도 고려해야 하는 브랜드가 산출한 최적의 수치라는 것을 믿어야 할 것이다.

[시승기] 캠리 하이브리드, 와인딩로드에서 주행 실력을 체크...
완성도 높은 드라이빙을 연출하는 캠리 하이브리드

출시 직후 진행된 캠리 하이브리드의 미디어 시승 행사에서 캠리 하이브리드를 처음 탔을 때 기자의 평가는 간결했다. ‘좋다’라는 것이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표현한다면 닛산 알티마, 혼다 어코드 등과 같은 일본 중형 세단의 매력을 총집합시킨 느낌이라 군더더기 없는 진정한 팔방미인의 매력을 느꼈다.

아마 혼다의 감각이나, 닛산의 감각이 익숙한 운전자가 캠리 하이브리드를 타본다면 ‘어라? 왜 혼다(혹은 닛산)스럽게 변했지?’라고 생각할 정도로 풍부한 포용력을 담고 있다. 게다가 단순히 감각적인 부분이 아닌 실재적인 영역에서의 만족감이 높아졌다.

[시승기] 캠리 하이브리드, 와인딩로드에서 주행 실력을 체크...
실제 혼다 어코드나 닛산 알티마 역시 ‘달리기 실력’은 알아주는 차량인데, 캠리 하이브리드는 단순히 두 차량의 매력을 합쳐놓은 것 같은 감각은 물론이고 실제 주행에서도 두 차량이 주었던 만족감만큼, 혹은 그 이상의 매력을 과시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는 것이다.

[시승기] 캠리 하이브리드, 와인딩로드에서 주행 실력을 체크...
와일드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은 존재

미디어 시승 행사의 시승 코스르 떠올려보면 ‘와인딩 주행’이라고 말할 수 있을 코스는 있었지만 제대로 달리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이에 기자의 선택은 강원도 설악산 기슭의 국도와 경기도 북부의 국도 등의 무대에서 캠리 하이브리드의 주행 한계를 경험해보고 싶었다.

참고로 캠리 하이브리드의 주행 모드는 스포츠 모드로 선택하고 기본적인 변속은 CVT 타입인 e-CVT에게 맡기도 상황에 따라 수동 변속으로 엔진을 조율하는 것으로 했다.

[시승기] 캠리 하이브리드, 와인딩로드에서 주행 실력을 체크...
주행의 시작과 함께 211마력의 엔진과 전기 모터는 분주하게 출력을 전하고 e-CVT는 이를 능숙하게 전륜으로 전달한다. 과거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엑셀레이터의 과감한 전개 상황에서 어딘가 모를 이질감이 느껴졌는데, 어느새 그 이질감은 사라지고 풍부한 출력만이 느껴졌다.

특히 전기모터의 개입으로 초반 가속 상황에서 풍성한 토크감이 전해지는데, e-CVT가 이를 밋밋하게 저하기 보다는 상당히 직관적으로 전달하려는 의지가 드러난다. 물론 DCT 만큼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거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여지를 만든 것이다.

덕분에 전기차처럼 숨기는 듯한 가속력이 아니고 어느 정도 자신의 강렬함을 드러내는 감각을 받을 수 있어 운전자의 집중력에 힘들 더한다.

[시승기] 캠리 하이브리드, 와인딩로드에서 주행 실력을 체크...
게다가 마음에 드는 것은 내연기관 대비 물리적 제약을 덜 받는 전기모터의 풍성한 토크가 코너 후 자세를 다잡은 캠리 하이브리드에게 충분한 재가속력을 제시한다.

물론 출력 전달을 조금 이르게 하면 이로 인한 언더 스티어가 발생하지만 탄탄함을 갖춘 프론트 서스펜션이 꽤 능숙하게 대응하며 최대한 이끌어 나가려는 모습으로 ‘이전의 캠리답지 않은 터프함’을 느끼게 된다. 물론 이후에 추가적인 제어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하이브리드에서 이런 움직임을 연출하려는 토요타의 태도가 상당히 신선하게 전해졌다.

[시승기] 캠리 하이브리드, 와인딩로드에서 주행 실력을 체크...
완성도 높은 하체, 가능성이 풍부한 차체의 하모니

와인딩 주행은 사실 출력이 중요하지 않다. 출력은 가속할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고 운전자의 ‘되도록 올바른 선택’에 잘 대응하는 밸런스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은 결국 배터리의 무게라는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다. 물론 이를 통해 ‘프론트 헤비’한 성향의 무게 밸런스를 해소할 수 있지만 전체적인 무게의 증가는 코너 공략에 있어 짐이 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캠리 하이브리드와 같은 차량이 와인딩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차량보다 조금 더 높은 난이도의 하체를 요구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캠리 하이브리드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하체를 자랑할 수 있는 자신이 있고 또한 이러한 하체를 받치고 있는 차체에 대해서도 자랑을 할 수 있다.

[시승기] 캠리 하이브리드, 와인딩로드에서 주행 실력을 체크...
전륜에 탄탄함이 돋보이는 맥퍼슨 스트럿과 후륜에는 무게를 고려해 포용력을 높인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의 조합으로 운전자의 조향 반응과 노면의 컨디션을 받아낸다. 게다가 토요타가 최근 선보이는 연이은 성공의 중심이 되는 TNGA의 저중심 차체가 빛을 발한다. 낮은 중심이 차량 무게의 상승 영향을 최대한 억제하고 우수한 서스펜션이 어떤 상황에서도 능숙한 주행을 연출한다.

[시승기] 캠리 하이브리드, 와인딩로드에서 주행 실력을 체크...
이런 조합은 운전자에게 자신감을 심어준다.

시승 차량의 특성 상 순정 OEM 타이어, 그리고 관리 상태가 그리 좋을 수 없다는 걸 고려하고, 또 영하의 날씨로 인해 100% 전력을 다할 수는 없는 주행 환경이지만 이미 그 속에서도 충분히 ‘좋은 차량’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혹 기자가 이 차량을 구매한다면 스포츠 성향의 타이어로 주행 한계를 더욱 풍성히 가져가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좋은점: 뛰어난 구성이 만드는 완성도 높은 드라이빙

안좋은점: 없는 건 아니지만 ‘와인딩’이라는 제한 환경에서는 아쉬울 것이 없다.

[시승기] 캠리 하이브리드, 와인딩로드에서 주행 실력을 체크...
납득할 수 있는 와일드 하이브리드, 캠리 하이브리드

솔직히 말해 시승기를 쓰고 있는 지금에야 와일드라는 단어와 하이브리드라는 단어가 같은 문맥에서 그것도, 아무런 가감 없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지, 시승 전까지는 여전히 물음표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와인딩 주행에서 보여준 캠리 하이브리드의 움직임은 ‘와일드 하이브리드’를 납득할 수 있게 만들었다,

덧붙여 문득 ‘긴장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요타의 변화가 생각보다 빨리, 그리고 절묘하게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