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캐딜락 브랜드에 있어서 ATS의 등장은 무척 큰 의미를 부여했다. 시장에서의 성적은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며 ‘프리미엄 콤팩트 시장’에서 캐딜락의 존재감을 조금씩 키우고 있다. 단순히 의미 부여 외에 캐딜락의 싸우는 방법도 달라졌다. ATS를 시작으로 시장에 데뷔한 3세대 CTS나 플래그십 CT6 등 최신의 캐딜락들은 ‘독일 브랜드’에 정면으로 맞서기 시작했다.
여전히 ATS를 바라보며 작은 체격, 작은 엔진 그리고 좁은 공간 등을 곱씹으며 ‘캐딜락의 혈통’임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어느새 캐딜락은 CTS 쿠페의 대체 모델로서 ATS 쿠페를 앞세워 먼저 데뷔한 BMW 428i와 같은 프리미엄 스포츠 쿠페에 대응하고, ATS에 V-시리즈를 더하며 모델 고유의 브랜드 파워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2월, 한국 시장의 출사표를 던진 ATS 쿠페 역시 마찬가지였다. ATS-V와 CTS-V가 데뷔하기 이전이었던 만큼 한국지엠과 지엠코리아는 ATS 쿠페의 출시와 함께 “캐딜락 제품 라인업 중 가장 민첩하고 경쾌한 움직임을 가진 모델”이라며 최근 빛을 발하는 캐딜락의 역동성을 대표하는 모델로 치켜 세웠다.
그러나 브랜드의 바람과 달리 ATS 쿠페의 국내 실적은 다소 실망스러웠고,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 받지 못했다. 하지만 캐딜락은 여기에 실망하지 않고 8단 변속기와 상품성을 개선한 2016 ATS 쿠페를 세단과 함께 출시하며 새로운 도약을 추구했다. 과연 2016 ATS 쿠페는 어떤 가능성과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을까?
현재 캐딜락 브랜드의 유일한 쿠페 모델인 ATS 쿠페는 스포츠 쿠페의 전형적인 구성이라 할 수 있는 2+2 시트 구성을 갖췄다. 베이스 모델이라 할 수 있는 ATS 세단의 전장을 20mm 늘려 4,665mm에 이르는 전장과 1,840mm까지 늘린 전폭과 1,400mm까지 낮춘 전고는 스포츠 모델이 갖춰야 할 ‘자세’와 ‘분위기’를 완성한다. 한편 휠 베이스는 2,775mm로 동급 모델과 유사하며 세단 모델과 같은 1,585kg의 공차 중량을 갖췄다..
작지만 확고한 존재, ATS 쿠페ATS 쿠페는 분명 브랜드 내에서 가장 작은 체구를 소유했으나 외관을 둘러보면 캐딜락 고유의 당당함과 날카로운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다만 CTS나 CT6를 통해 구현된 ‘지나치게 날카로운 라인의 조합’은 자칫 소형 차량의 이미지를 망가뜨릴 수 있는 만큼, ATS의 라인은 기존의 캐딜락과 비교해 다소 완만하게 다듬은 흔적이 보인다. 대신 스포티한 감각을 강조해야 하는 만큼 캐딜락은 ATS의 비율을 재조합해 ATS 쿠페를 완성시켰다.
전장과 전폭이 늘어나고, 전고가 낮아지면서 ATS 쿠페는 더욱 극적이고 공격적인 이미지를 품었다. 프론트 그릴과 헤드라이트가 더욱 역동적으로 구현되며 ATS 세단 대비 한층 단단하고 강인한 이미지를 완성했다. 전면에서 보았을 때에도 볼륨감이 드러나는 프론트 펜더와 어우러지며 경쟁 모델 사이에서 고유한 존재감을 뽐내 거리의 많은 이들의 시선을 받기 충분한 모습을 갖췄다.
강인한 전면에 이어 측면은 스포츠 모델이 갖춰야 할 긴장된 프로포션과 역동성을 모두 놓치지 않았다. 보닛에서 이어지며 유려하게 끌어 올린 윈드쉴드와 완만하지만 매끄럽게 이어진 루프 라인, C필러를 통해 세련된 이미지를 더한다. 여기에 날카롭게 긴장감을 더한 숄더 라인도 무척 매력적이지만 2세대 CTS 쿠페의 루프 라인 같은 강렬한 이미지는 보이지 않아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세단 모델에 비해 디자인 변화가 큰 전면과 측면에 비해 후면 디자인은 기존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스포츠 모델 고유의 감각이 더해졌다면..이라는 아쉬움이 들 수 밖에 없다. 대신 캐딜락 브랜드의 고유의 세로형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트렁크 테일 게이트 및 리어 범퍼 등에 선명히 새겨진 예리란 라인을 통해 캐딜락 브랜드 고유의 에센셜을 선사한다.
세단 모델과 마찬가지로 ATS 쿠페는 분명 기존의 캐딜락 만큼의 강렬하고 예리한 존재감을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새로운 시대의 프리미엄 콤팩트 모델로서 갖춰야 할 고유한 존재감을 훌륭하게 품어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바람이 있다면 휠이 다소 단조로운 모습이라 보다 스포티한 감각이 강조된 휠을 적용했으면 한다.
컴팩트 쿠페의 인테리어ATS 세단에서 쿠페로 변신하며 겉모습의 변화가 있었으나 같은 모델 라인업인 만큼 ATS 쿠페가독자적인 인테리어 디자인을 가지지는 못했다. 이는 BMW 3시리즈와 4시리즈의 인테리어 디자인 차이가 없다는 것과 비슷한 예시일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ATS의 실내 디자인인 만큼 ATS 쿠페의 실내 공간 역시 높은 만족도를 선사한다
쉐보레나 뷰익의 듀얼콕핏과 달리 캐딜락의 듀얼콕핏은 보다 직선에 가까운 강인한 라인을 앞세웠다. 캐딜락은 브랜드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스포티한 감성을 강조한 인테리어 패널과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암시하는 뛰어난 시트를 장착하고 좋은 재료를 아끼지 않으며 최신의 캐딜락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감성적인 품질 개선 역시 이뤄냈다.
그러나 계기판은 다소 실망스럽다. 아날로그의 요소와 디지털 요소를 조합하는 그 시도 자체는 나쁘지 않았으나 시각적인 완성도 면에서 경쟁 모델을 따르지 못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풀 HD 디지털 계기판을 채용한 CTS를 보고 있다면 ATS의 계기판이 더욱 실망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클러스터 구성 역시 RPM 중심 아닌 속도를 중심으로 구성된 점 역시 아쉬운 부분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계기판에서의 아쉬움은 스티어링 휠에서 보상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캐딜락 고유의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을 통해 더욱 세련되고 우수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스티어링 휠의 크기나 림의 두께도 무척 고급스럽고 특히 마그네슘 재질에 크롬으로 코팅한 패들 쉬프트는 촉감부터가 격이 다르다. 다만, 이 느낌은 알아 보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다는 아쉬움이 있다.
고광택 블랙 패널이 자리한 센터페시아는 우수한 햅팅 반응 덕에 다루는 맛은 좋은 편이지만 지문이 쉽게 묻어난다는 점이 있어 향후 개선 모델이나 후속 모델에서는 센터페시아의 재질을 한 번 즈음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센터페시아 상단의 터치 스크린은 브랜드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CUE를 통해 다양한 기능을 편이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만족도 높은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제공해 수입차의 단점이 편의성의 한계를 극복해낸다.
ATS 쿠페의 1열 공간은 동급에서 감히 최고의 퀄리티를 자랑한다. 세단 모델 대비 스포츠 쿠페의 감각을 강조하기 위해 시트의 높이를 상당 부분 끌어 내려 낮은 무게 중심과 포지션을 완성했으며 체격을 가리지 않고 만족스러운 레그룸과 헤드룸을 제공한다. 우수한 쿠션감과 뛰어난 품질의 가죽을 활용해 확실한 착좌감과 지지력을 제공함과 동시에 스포츠 드라이빙에 대한 자신감을 한껏 강조한다.
1열 공간이 세단 모델과 큰 차이가 없었다면, 2열 공간은 쿠페의 콤팩트한 차체를 반영한 변화가 눈길을 끈다. 세 명이 탑승할 수 있던 벤치 시트 대신 두 명의 탑승자를 위해 새롭게 디자인 된 2열 시트를 적용했으며 암레스트 대신 시트 중앙에 컵홀더를 배치해 사용성을 개선했다. 대신 스포티하게 그려진 루프 라인 덕에 헤드룸이 대폭 줄어들며 키가 큰 탑승자에게는 협소한 공간이 되어, 체격이 작거나 아이들의 공간으로 변했다.
고속 주행 시 발생하는 사고를 대비해 C필러 및 C필러 주변부를 견고하게 구성하는 캐딜락의 고집 때문에 트렁크 공간은 300L를 채우지 못한 295L로 만족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2열 시트를 접고,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으나 콤팩트한 크기를 가진 쿠페에 많은 짐을 적재하거나 2열 시트를 사용할 일 자체가 많지 않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큰 차이를 만든 파워트레인의 작은 변화ATS 쿠페의 보닛 아래에는 기존의 ATS 쿠페 대비 새로운 변속기의 도입이라는 변화가 더해졌다. 그리고 ATS 쿠페는 새로운 변속기를 품으며 더욱 날렵한 주행 감각과 보다 효율적인 주행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무게 중심을 고려한 듯 엔진룸 안쪽으로 밀어 넣은 2.0L 직분사 트윈스크롤 터보 엔진은 새로운 8단 자동 변속기와 함께 조합되어, 후륜으로 출력을 전달한다.
출력만으로도 동급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2.0L 트윈스크롤 터보 엔진은 5,500RPM에서 최고 272마력을 내며 3,500RPM부터 5,000RPM 사이에서 40.7kg.m의 두툼한 토크를 자랑한다. 덕분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6초 내로 끊어 낸다. 한편 새로운 8단 변속기 덕에 공인 연비가 소폭 개선되어 복합 연비 기준 10.6km/L(도심 9.3km/L 고속 12.8km/L)를 달성했다.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캐딜락사실 캐딜락 ATS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 캐딜락의 마니아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찬성파’와 ‘반대파’로 나뉘어 갈등했다.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시대가 원하는 포지션에서 캐딜락의 가치를 알릴 수 있는 모델이라는 것이었고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이토록 작은 캐딜락은 캐딜락이 아니다’라며 그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본다면 둘 다 틀리지도, 그렇다고 정답을 맞춘 것도 아니다. 캐딜락 ATS는 쿠페와 세단 라인업을 앞세워 독일 3사가 꽉 잡고 있는 프리미엄 콤팩트 스포츠 세단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으나 어느새 재규어 XE와 시장 내 4위를 겨루고 있다. 그나마 위안이라고 한다면 2014년 대비 2015년 판매량이 30% 이상 상승되어 점점 ATS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ATS는 새로운 시대의 캐딜락을 대표하는 주요 모델 중 하나라는 점이다. 새로운 변화를 알리는 모델로서 기존의 2세대 CTS가 담당했던 레이스 포지션까지 ATS가 모두 담당하게 되었으며 월계수가 빠진 새로운 엠블럼을 가장 먼저 적용하며, 이를 알린 모델이니 브랜드 입장에서는 이제는 버릴 수 없는 카드가 된 것이다.
시승을 앞둔 입장에서 다행이라고 한다면 처음에는 다소 어색하게 느껴졌던 월계수 빠진 캐딜락엠블럼이 어느새 익숙해지고, 또 새로운 엠블럼의 모습이 점점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전처럼 ‘이 엠블럼은 아닌데..’라며 고개를 좌우 흔들며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기는 일은 이제는 없어진 셈이다.
최적의 감각을 제공하는 콤팩트 프리미엄캐딜락은 ATS를 두고 결코 엔트리 모델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언제나 ‘콤팩트’와 ‘프리미엄’이라는 단어를 함께 사용하며 그 가치를 강조했다. 이런 자세는 실내 공간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시인성이 떨어지는 계기판을 제외한다면 만족감이 높은 시트가 만들어 내는 최적의 드라이빙 포지션과 고급스러운 표면이 느껴져 쥐는 맛이 좋은 스티어링 휠 그리고 만져본 자만이 알 수 있는 패들 쉬프트의 오묘한 감촉은 동급 경쟁 모델이 쉽게 견줄 수 없는 매력이다.
다만 아쉬움이라고 한다면 역시 지문이 많이 묻어나는 센터페시아의 고광택 패널과 운전자에 따라 버튼 조작에 난감함을 표하는 스티어링 휠의 버튼 등은 브랜드 입장에서도 한 번 즈음 고민할 문제라고 본다. 다행히 최신 캐딜락의 실내 공간에는 해당 고광택 패널이 사라지고, 스티어링 휠 디자인 역시 변화하기 시작했다. 추후 마이너 체인지 모델이나 2세대 모델에서는 이런 불편함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천군만마를 얻은 트윈스크롤 터보 엔진같은 엔진과 변속기를 조합한 ATS 세단과 달리 ATS 쿠페는 시작부터 강렬했다. 스포츠 모드에서나 강렬한 사운드를 강조하며 RPM을 높게 유지하던 세단과 180도 다른 모습을 선사한 것이다,. 기어를 D에 옮기는 순간부터 엑셀레이터 페달 조작에 따라 엔진의 RPM이 기민하게 반응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애초에 ‘세단과 다르다’리고 시위하는 듯 한다.
자세를 바로 잡고 엑셀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으면 이전의 둔감함을 지워내는 경쾌한 반응과 두터운 펀치감 그리고 강렬한 사운드를 선사한다. 새로운 8단 변속기는 스포츠 쿠페의 날카로움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던 6단 변속기와 달리 빠른 RPM 상승을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경쾌하고 즉각적인 변속을 바탕으로 더욱 높은 속도의 영역으로 운전자를 이끈다.
ATS 세단이 일상 속에서 정숙함을 뽐냈던 것과 달리 ATS 쿠페는 시종일관 자신의 존재감을 강렬히 드러낸다. 최근 ATS-V나 카마로 SS 등에서 출력 대비 다소 부족하다고 느껴졌던 ‘외향적 존재감’을 ATS 쿠페는 꽤나 짜릿하게 표현해낸 것이다. 덕분에 운전자는 ‘지금 내가 스포츠 모델을 운전하고 있다’는 감각을 확실히 느끼게 되었다.
물론 토크 컨버터 방식의 변속기인만큼 다운 쉬프트 시에는 엔진과 변속기를 보호하려는 티가 나지만 변속 자체가 이뤄질 때에는 기대 이상으로 빠른 변속을 선사한다. 특히 강한 출력이 연결되는 순간 운전자에게 전해지는 충격을 최소로 줄여 코너를 공략하거나 높은 출력을 발휘하는 상황에서 변속이 되더라도 차체가 흔들리지 않는 안정성까지 갖췄다.
여유롭지만 탄탄한 드라이빙 퍼포먼스새로운 8단 변속기가 더해지며 엔진에 이어 변속기까지 확실한 장점으로 승화된 ATS 쿠페는 기존의 강점이라 할 수 있는 뛰어난 강성과 신뢰도 높은 브레이크를 기반으로 한 탄탄한 드라이빙을 강조한다. 하지만 차량을 타고 있다 보면 차체의 움직임이 다소 크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주행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바꾸더라도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요소에서 높은 만족감을 선사하지만 개인적으로도 가장 아쉬운 부분이 바로 이 대목이다. 실제로 ATS 쿠페는 캐딜락 브랜드가 자랑하는 완벽에 가까운 드라이빙을 구현하는데 중심이 되는 MRC가 적용되지 않았다. 특히 ATS 세단의 경우 트림에 따라 MRC가 탑재되어 있음에도 ATS 쿠페에는 적용되지 않은 것이다.
이런 구성 덕분에 다소 캐딜락 브랜드 내에서 다소 소프트한 서스펜션 셋업을 유지한 ATS 쿠페는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편안함이라는 강점으로 돌아오는 것이 사실이지만 ATS 쿠페가 가진 강렬함을 소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이런 소프트한 셋업만으로도 경쟁 모델을 압도하는 주행 성능을 과시할 수 있다는 건 ATS 쿠페를 다뤄본 사람들만의 비밀일 것이다.
서킷이나 와인딩 코스에서 달려 볼 때면 더욱 절실히 느낄 수 있는데 특히 코너 안쪽을 파고 들 때에는 처음에는 다소 롤링이 크게 느껴지고 또 언더스티어가 나는 것것 같은 조금 더 ATS 쿠페를 믿고 과감하게 조향을 하면 어느새 코너 안쪽을 파고들면서 ‘트랙션은 충분하니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아!’라며 자극하는 ATS 쿠페가 얄미울 정도다.
게다가 첨언을 한다면 ‘단단한 서스펜션이 빠른 주행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실제로 모터스포츠 무대에서는 출력을 가리지 않고, 다소 소프트한 셋업을 앞세워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는 경우도 많고, 스포츠 드라이빙에서도 유효하다. 덕분에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상황에 따라 다소 커지는 움직임을 즐길 줄 안다면 이 또한 ‘여유로운 미국 스포츠카의 매력’이 될 것이다.
데일리카와 스포츠카를 오가는 쿠페ATS 세단 대비 스포츠 드라이빙의 감성을 강조한 모델인 만큼 ATS 쿠페의 효율성이 걱정될 것이다. 하지만 ATS 쿠페는 예상 외의 성과를 선보인다. 8단 변속기 덕에 정속 주행이나 고속 주행에서 리터 당 14~18km의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으며 또 도심 주행에서는 오톱 스톱 앤 스타트 기능을 통해 불필요한 연료 소모를 차단하여 능숙한 운전자라면 리터 당 10km 수준의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
게다가 더욱 만족스러운 것이 오토 스톱 앤 스타트가 개입 될 때 느껴지는 진동이나 소음이 경쟁 모델과 확연한 차이가 날만큼 뛰어난 정숙성을 자랑해 평소 이 기능을 싫어하는 기자 입장에서도 시승 기간 내내 오토 스톱 앤 스타트 기능을 활성화시켰었다. 평소 음악을 자주 틀어놓고 다닌다면 재시동 시의 약간의 지동을 느낄 정도니 그 만족도는 상당한 편이다.
좋은 점: 개선을 통해 더욱 매력을 뽐내는 파워트레인 그리고 강렬한 스포츠 쿠페의 존재감
안좋은 점: 비좁은 2열 공간과 호불호가 갈리는 MRC의 부재
선택 받을 권리가 있는 존재캐딜락은 겉으로만 본다면 대대적인 신차의 투입과 다양한 활동의 전개로 가장 화려한 시대를 맞이 하고 있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지난 120년에 가까운 역사 속에서 시장의 눈치를 가장 많이 보고, 독일 산 프리미엄 차량을 신경 쓰는 가장 긴장 된 위기의 순간을 지내고 있다. 다행이라고 한다면 최근 캐딜락이 선보이는 차량들은 저마다 ‘물건’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캐딜락 ATS 쿠페 역시 마찬가지다. 강렬함이나 절대적인 퍼포먼스는 ATS-V에 견줄 수 없겠지만 일상적인 드라이빙의 범주에서부터 스포츠 드라이빙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운동 능력을 자랑한다. 이를 통해 ATS 쿠페 자체로도 명궁이 쏜 예리한 화살에 올라탄 한 마리의 매처럼 날카로운 드라이빙과 강렬한 존재감 그리고 시대의 경쟁자들 사이에서 선택 받을 권리와 가치가 있는 존재임을 알린다.
ⓒ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