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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드라이빙 센터 정복기 - 본격적인 레슨, 어드밴스드

2017.10.22 09:24 | 김하은 기자 hani@

BMW 드라이빙 센터 정복기 - 본격적인 레슨, 어드밴스드
[이데일리 오토in 김하은 기자] 저지른 일이 현실이 되고, 한 단계를 마치니 현실 감각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현실 감각이 돌아오며 후회와 함께 부담이 느껴졌다. ‘왜 한다고 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되물었지만 이미 엎지른 물, 담을 수도 없고, 처음으로 돌릴 수도 없다. 다들 그렇게 말하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처럼 이제는 교육 과정을 즐겨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물론 말처럼 쉽게 되는 일은 아닌 것 같았다. 뭐 말처럼 모든 게 쉽게 흘러가면 뭐가 어렵겠냐 만은...

어쨌든 챌린지A 프로그램 취재를 하며 찍었던 사진을 다시 정리하고 돌이켜 보면서 스스로에게 교육 잘 받고 있고, 하겠다고 한 거 정말 잘한 거라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었다. 최면이 잘 걸린 건지 모르겠지만 여름 휴가 시즌이 끝나면 바쁜 취재 일정에 교육을 못 받을 것 같다는 생각에 챌린지A 프로그램 원고를 마치고 곧바로 BMW 드라이빙 센터 홈페이지를 들어가 어드밴스드 프로그램 일정을 찾았고, 적당한 일정을 잡아 예약을 했다.

BMW 드라이빙 센터 정복기 - 본격적인 레슨, 어드밴스드
M 트랙데이에 일정을 조정하다

프로그램 라운지에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어떤 인스트럭터와 세 시간 동안 이어질 어드밴스드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될지 기대됐다. 내심 어드밴스드에서는 평소 모터스포츠 취재를 하며 얼굴을 볼 수 있는 정의철 인스트럭터나 조훈현 인스트럭터를 기대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당초 예약하려 했던 일정이 마침 BMW M 트랙데이 행사 기간과 겹치는 바람에 한 주 연기하게 됐고, 연기 된 일정에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프로그램 등록을 하며 인스트럭터들의 출근 상황을 알아보니 정의철 인스트럭터는 조훈현 인스트럭터가 모두 휴무라는 소식을 들었다.

BMW 드라이빙 센터 정복기 - 본격적인 레슨, 어드밴스드
어드밴스드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인스트럭터가 누굴지 기대하며 라운지에 앉아 있었다. 잠시 후 문을 열고 들어온 인스트럭터는 바로 여명현 인스트럭터. 지난 챌린지A 프로그램에서 이미 호흡을 맞췄던 경험이 있고, 워낙 친절한 교육이 인상적이었다.

여명현 인스트럭터는 “우연히 또 뵙는다”고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알고 보니 여명현 인스트럭터가 어드밴스드 프로그램도 담당한다고. 그는 “이번에 어드밴스드에서도 만나게 됐는데 챌린지 A에서 배운걸 잘 연습 했는지 검사하겠다”라며 부담을 줬다.

BMW 드라이빙 센터 정복기 - 본격적인 레슨, 어드밴스드
보다 심도 깊은 이론 교육

본격적인 교육 프로그램인 어드밴스드는 교육 시간부터 남다르다. 한 시간 남짓 차를 타며 기본적인 교육을 경험하는 챌린지A와 달리 어드밴스드는 무려 세시간에 이르는 시간 동안 진행된다. 챌린지A 때와 마찬가지로 어드밴스드 프로그램 교육의 시작은 준비 운동처럼 이론 교육이 먼저 진행 됐다. 이론 교육은 프로그램 라운지 안쪽에 위치한 강의실에서 진행됐다.

강의실에 들어선 여명현 인스트럭터는 자리에 앉은 수강생과 인사를 나누며 참가 이유를 물었다. 드라이빙 스킬을 키우고자 하는 나와 또 다른 일반 수강생이 있었고, BMW 딜러도 두 명이 참가 했다. BMW 딜러 두 명은 ‘차량을 파는 입장에서 해당 자동차에 대해 더 잘 알고, 그 움직임을 이해 할 수 있어야 고객들에게 BMW의 매력을 제대로 전달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이번 프로그램 수강의 이유를 설명했다.

BMW 드라이빙 센터 정복기 - 본격적인 레슨, 어드밴스드
챌린지A와 같이 BMW 드라이빙 센터 소개, 주행에 앞서 알아야 하는 시트 포지션, 스티어링 휠 파지법 그리고 조향 방법 등 각 항목에 대한 교육이 진행됐다. BMW 드라이빙 센터에 대한 소개는 이미 챌린지A 시간에 이미 들었던 적이 있어 무척 익숙했다. 각 코스별 기본적인 설명과 트랙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아무래도 챌린지A와 달리 다이내믹 코스와 서큘러 코스가 추가 되어 있기에 이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사실, 어드밴스드 프로그램의 구성은 챌린지A 프로그램과 무척 유사하다. 하지만 다이내믹 코스와 서큘러 코스가 추가되어 있다. 이론 교육 시간에서는 해당 코스에서 체험하는 교육에 대해 상세히 설명을 했다. 조금씩 길어지는 이론 교육에 수강생들은 ‘그냥 차를 방법을 배울 것이라 생각한 것 같이 다소 힘들어 하는 표정이었다. 물론 막중한 임무를 가진 기자의 입장으로는 수업 내용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눈을 크게 뜨고 머릿속에 차곡차곡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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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의 움직임 그리고 안전을 배우다

어드밴스드 프로그램의 이론 교육은 챌린지A와 같이 기본적인 시트 포지션, 스티어링 휠 파지법과 조향 방법은 물론 어드밴스드 프로그램에서 새롭게 경험하는 미끄러지는 차량을 제어하는 방법을 이론적으로 먼저 듣고, 오버스티어와 언더스티어에 대한 기본적인 정의와 이를 극복하는 방법, 그리고 BMW의 VDC가 오버스티어와 언더스티어 발생 시 어떻게 개입하여 차량의 안정을 되찾게 하는지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이론 교육을 진행하면서 여명현 인스트럭터는 다른 무엇보다 안전에 대한 교육을 강조했다. 사실 BMW 드라이빙 센터는 고성능 차량들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인 만큼 사고의 위험성이 큰 것이 사실이다. 여명현 인스트럭터는 “차량 사고의 책임은 개인에게 있으니 모두 안전한 주행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질문, 실제 교육이 위험한 것 인가? 정답은 맞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교육을 떠나서 운전 그 자체가 위험한 행위가 아닐까? 이곳에서 진행 되는 교육은 물론 실제 서킷에서 주행하는 건 평소에 경험하지 못한 속도, 주행 환경에 노출되기 때문에 자칫하다간 정말 큰 위험에 노출 된다. 때문에 사전에 그 위험성에 대해 인지하고 충분한 긴장감이 필요하다는 답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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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선택의 순간

챌린지A와 마찬가지로 이론 교육 끝에는 차량을 고르는 순서를 정하는 뽑기를 진행했다. 지난 번 챌린지A에서는 끝자리 번호인 5번을 뽑았지만 우연히 4시리즈 그란쿠페를 탈 수 있었기에 어드밴스드에서는 어떤 차량을 만나게 될지 기대됐다. 교육 그룹이 1시리즈부터 4시리즈까지 준비되어 있는 다이내믹 그룹이라 개인적으로는 2시리즈 쿠페나 4시리즈 쿠페를 기대했다.

뽑은 번호는 2번, 제법 앞자리 번호라 만족스럽게 터미널로 나가 교육 차량을 확인했다. 328i 두 대와 220d 쿠페 액티브 투어러와 320d 투어링 등이 준비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220d 쿠페를 택하려 했으나 가솔린 엔진이 장착되어 있는 328i의 외면 할 수 없었다. 결국 220d 쿠페를 외면하고 328i 세단의 문을 열고 시동을 걸며 ‘옳은 선택을 했다.’라며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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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기를 다지는 몸풀기

차량에 올라 시트 포지션을 맞추고 사이드 미러 등을 조절했다. 잠시 후 모든 수강생들이 시트 조절 등을 마쳤다고 신호를 하자 여명현 인스트럭터가 수강생들을 모두 이끌고 멀티플 코스로 이동했다. 챌린지A와 마찬가지로 멀티플 코스는 본격적인 교육에 앞서 차량의 출력이나 기본적인 움직임에 적응을 하는 공간으로 차량의 움직임을 이해 할 수 있는 슬라럼, 이머전시 브레이크와 타겟 브레이크 그리고 이머전시 레인 체인지를 하며 마치 본격적인 운동에 앞서 스트레칭과 같은 준비 운동을 하는 공간이다.

- 슬라럼 & 이머전시 브레이크

슬라럼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웜업 주행을 시작했다. 좌우로 조향하며 러버콘 사이를 지나는 슬라럼은 정확한 스티어링 휠 파지법과 조향 방법은 물론 조향에 따른 차량의 하중 이동을 느끼기 좋다. 실제로 필요 이상의 조향이 연속 될 경우 좌우로 흔들리는 하중의 무게가 커지면서 주행 속도는 물론 주행 거리가 늘어나 주행의 효율성을 떨어지게 된다. 자칫 단순해 보일지 몰라도 어쩌면 차량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과정일 것이다.

앞 차량과 간격을 두고 속도를 조금 높여 러버콘 사이를 지났다.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한 328i이라 그런지 가속도 빠르고 엔진의 반응도 무척 경쾌했다. 괜히 오버하다간 창피를 당할 것 같아서 부드럽게 러버콘 사이를 지나려고 노력했다. 개인적으로 시야가 좁은 차량의 오른쪽을 러버콘에 가까이 붙이지 못하는 것 같아 내심 아쉬워 웜업 주행을 하는 동안 계속 이를 연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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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럼과 함께 곧바로 시작 된 이머전시 브레이크는 확실히 참가자들이 낯설어 했다. 챌린지A와 몇 번의 수강을 통해 이미 이머전지 브레이크에 익숙해진 덕에 첫 시도부터 호평을 받았다. 여명현 인스트럭터는 “지난 번 교육의 감이 살아 있는 것 같다”라며 다른 수강생들에게 더 강한 제동을 요청했다.

실제로 이머전시 브레이크는 ABS가 개입했을 때 들리는 드르륵 하는 소리가 들리고 비상등이 들어올 정도로 강하게 제동을 해야 하는데 분명 일상 주행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영역에 있다. 게다가 평소에는 페달 조작을 부드럽게 해야 한다고 배웠던 운전자들 입장에서는 단번에 페달을 가장 깊게 밟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

수강생들은 연습 횟수가 늘어날수록 점점 이머전시 브레이크에 익숙해지는 모습이었고, 여명현 인스트럭터의 목소리도 더욱 경쾌해졌다. BMW 딜러들 역시 평소에 차량을 많이 타봤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강한 제동을 해본 적이 없다”라며 이머전시 브레이크에 대한 놀라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당초 이론 교육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부셔 뜨려 보겠다던 자신이 우스워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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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겟 브레이크

이머전시 브레이크에 익숙해진 수강생들은 점차 제동 거리를 줄여가기 시작했다. 여명현 인스트럭터는 러버콘 하나를 집었다. 여명현 인스트럭터는 “러버콘을 임의의 자리에 두겠다”라며 이 러버콘을 치치 않고 가장 가까이에 설 수 있도록 해보라며 수강생들을 독려 했다. 타겟 브레이크는 내심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다. 이머전시 브레이크에 대한 감은 충분하지만 러버콘을 치지 않겟다는 생각에 브레이크를 미리 밟게 되는 경우가 많다.

첫 번째 시도, 러버콘을 치지 않겠다는 생각에 브레이크를 미리 밟아 버렸고, 페달을 깊게 가져가지 못해 이머전시 브레이크가 아닌 그냥 평범한 제동을 해버렸다. 여명현 인스트럭터의 눈치를 봤고, 그가 씨익 웃었다. 그러곤 “아무래도 러버콘을 치지 않겠다는 생각에 브레이크를 미리 밟은 것 같다”라며 조금 더 가깝게 제동 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라고 독려했다.

다른 수강생들도 비슷했다. 러버콘을 깔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었고, 러버콘과 한참을 간격을 두고 서버리는 모습도 있었다. 두 번째 시도는 나쁘지 않았지만 러버콘과의 간격이 다소 있었다. 세 번째, 네 번째 시도에서는 러버콘과의 간격을 1m 이내로 줄이는데 성공했고, 다른 수강생들도 세 번째 시도부터 간격을 줄이는 데 성공하며 여명현 인스트럭터의 치켜세운 엄지 손가락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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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머전시 레인 체인지

레인체인지, 사실 멀티플 코스에서 진행되는 교육 과정 중에 가장 자신이 있는 요소다. 아무래도 다른 스쿨은 물론 챌린지A에서 몇 차례 해봤던 기억이 있기 때문일까? 40~50km/h의 속도에서 단 7m의 거리 내에 스티어링 휠을 왼쪽으로 돌려 차선 하나를 완벽히 바꿔야 한다. 특히 속도가 올라갈수록 차선을 바꾼 후에 차량을 안정시키는 것이 무척 중요하고 이를 위해 기민하면서도 부드러운 조향을 해야 한다.

여명현 인스트럭터는 “실제로 보이는 것 보다 왼쪽 차선의 공간이 많으니 왼쪽으로 확실히 진입한 후에 부드럽게 차량을 안정 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내 차례가 됐다. 엑셀 페달을 밟고 속도를 올렸다. 사실 처음에는 40km/h로 하기로 했지만 328i의 가속력 덕에 단숨에 50km/h까지 속도가 올랐다. 순간 ‘그래, 어차피 더 빠른 속도에서도 해봤으니 그냥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레인 체인지를 시도했다.

빠르게 스티어링 휠을 꺾었고, 충분히 진입했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카운터 스티어로 차체를 안정시키려 했다. 328i는 조향에 따라 기민하게 움직이며 차선을 바꾸는데 성공했다. 겉에서는 매끄럽게 차선을 바꾸는 것처럼 보였겠지만 실내에서는 제법 요란스러운 상황이었다. 여명현 인스트럭터는 “진입 속도가 다소 빨랐는데 아직 지난 번 감각이 남아있는 것 같다. 그러나 카운터 스티어링이 다소 빠른데 조금 더 여유 있게 해보면 좋을 것 같다”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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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시도,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조금 더 여유를 가지라고 말하는 인스트럭터가 얄미웠다. ‘지금도 왼쪽 러버콘 쳤을까 걱정인데 어떻게 더 늦게 카운터를 주라는 거야..’라며 다음 차례를 기다렸다. 다른 수강생들도 나쁘지 않은 모습이었다. 간혹 레인 체인지를 앞두고 살짝 제동을 하는 경우도 더러 보였고, 레인 체인지를 하면서 러버콘을 스치는 모습은 있었지만 모두 빠르고 기민하게 레인 체인지에 성공하는 모습이었다.

두 번째 시도에 나섰다. 처음보다 조금 더 늦게 카운터를 줬다. 느낌 상 나쁘지 않았는데 러버콘을 스친 것 같았다. 레인 체인지를 마친 후 바로 뒤를 살펴 러버콘의 위치를 살폈다. 차량과의 간격이 10~15cm 남짓이었다. 무전기 너머로 여명현 인스트럭터가 “왼쪽 공간을 타이트하게 잘 사용했다. 그 감각을 유지하면 좋을 것 같다”라는 말이 들려왔다. 긴장이 풀렸다. 그리고 ‘다음 시도에서도 이렇게 타이트한 간격을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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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수강생들도 감각이 올라왔는지 왼쪽 차선을 폭 넓게 활용하기 시작했다. 세 번째, 네 번째 시도는 나쁘지 않았는데 계속 몸으로 느끼는 반응은 조금 더 카운터를 빨리 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계속 ‘조금 더 여유를 두고, 안쪽을 파고 든 후에 카운터를 주자.’며 스스로를 타이르며 왼쪽 차선 끝과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 노력했다. 챌린지A 때 이미 경험 했지만 그 때 보다 더 어렵게 느껴진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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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내믹 & 서큘러 코스

멀티플 코스에서 슬라럼과 이머전시 브레이크 그리고 레인체인지를 통해 328i의 움직임에 익숙해질 즈음 여명현 인스트럭터가 모두를 인솔하고 다음 강습 코스인 다이내믹 코스로 이동했다. 다이내믹 코스는 멀티플 코스 보다 더 어려운 환경이다. 서큘러 코스는 물에 젖은 원선회 구간을 내달려 속도를 조절한 후 언더스티어를 느꼈을 때 이를 컨트롤하고, 그 다음에는 강제로 오버스티어를 발생시킨 후 이를 안정시키며 드리프트 초입 단계로 이어가며 오버스티어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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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끄러지는 차량을 잡다

먼저 다이내믹 코스에 진입했다. 노면에는 물이 흐르고 노면 가운데에는 차량이 더욱 쉽게 미끄러지도록 특수 코팅을 했다. 그리고 시작점에 킥 플레이트를 설치해 차량이 지나갈 때 후륜에 충격을 줘 강제로 차량을 미끄러지게 만들었다. 수강생들은 킥 플레이트를 지나며 미끄러지는 차량을 제어하고 노면에서 올라오는 물기둥의 빈틈을 찾아 통과해야 한다. 여명현 인스트럭터는 “미끄러운 노면 때문에 최대한 빨리 차량의 진정시키고 부드러운 조향으로 물기둥을 피해야 한다”라며 “엑셀을 과도하게 밟거나 조향을 빠르게 할 경우 다시 미끄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별 거 아닐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차량이 미끄러지는 순간 카운터 스티어링을 하면 되는 거 아닐까?’라고 가볍게 생각했다. 첫 번째 시도를 위해 킥 플레이트를 지나며 퉁, 하며 후륜에 충격이 가해졌다. 그런데 왠걸 미끄러지는 느낌이 평소 생각하던 것과 달랐고, 그 느낌도 불분명 했다. 게다가 당황한 나머지 스티어링 휠을 미끄러지는 방향으로 돌리며 그 자리에서 그대로 스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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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핀하며 다행히 엑셀 조작이나 불필요한 조향을 더 이상 하지 않았기에 스핀 한 차량은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여명현 인스트럭터는 “카운터 스티어링의 개입도 늦었고, 방향도 잘못됐다”라고 지적했으나 다행히 “그래도 스핀 이후에는 차량에 불필요한 조작을 하지 않아 잘 멈췄다”라며 당근을 하나 던져줬다.

위안이라고 한다면 다른 수강생들도 처음 시도에서는 미끄러지는 차량을 쉽게 안정시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단 번에 잘 할 수 없겠지’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위안하며 두 번째 시도에 진입했다. 속도를 필요 이상 올리지 않도록 스피드 리미트 기능을 활성화해 속도를 계기판 기준 45km/h로 지정하고 킥 플레이트 위를 지나쳤다. 후륜이 오른쪽으로 빠지는 묘한 기분에 곧바로 엑셀 페달에서 발을 떼고 카운터 스티어링을 줬다. 차량은 이내 자세를 되찾았고, 부드럽게 물 기둥의 빈틈을 찾아 탈출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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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현 인스트럭터는 “부드럽게 잘 제어했다”라며 “다만 속도가 올라가면 적당히 제동을 하며 차량을 진정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번 어드밴스드에서는 50km/h 이상으로 속도를 올리지 않기 때문에 그럴 필요는 없다. 다른 수강생들도 두 번째 시도 만에 차량을 안정시키며 물기둥의 빈틈을 찾아 잘 피하는 모습이었다. 여명현 인스트럭터는 무척 만족스러워 하며 “이제 다들 잘하는 것 같다. 그럼 이제 서큘러 코스로 이동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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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리프트의 기초를 배우다

서큘러 코스는 말 그대로 원형의 코스로, 원선회를 하며 속도를 올렸을 때 발생하는 언더스티어를 체감하고 이 때 적당한 제동으로 언더스티어를 제어하는 연습을 한 후에 VDC 제어를 모두 끈 후 저속에서 높은 출력을 가해 차량에 오버스티어를 발생시킨 후 이를 카운터 스티어와 엑셀 조작으로 스핀하지 않고 원하는 방향으로 미끄러지며 움직이도록 해 드리프트의 기초적인 움직임을 느끼게 하는 과정이다. BMW 드라이빙 센터는 이 서큘러 코스 위에는 지속적으로 물을 뿌려 보다 쉽게 차량의 주행 성향이 바뀌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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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생들 모두 언더스티어를 제어하는 방법은 빠르게 적응하며 이를 제어했지만 역시 오버스티어에서 드리프트로 이어가는 건 모두 어려워했다. 서킷 주행이 익숙한 건 아니지만 늘 그립 주행을 보고 취재한 경험 때문인지 차량이 미끄러지며 드리프트로 넘어가려는 순간 필요 이상의 카운터 스티어링과 강한 제동으로 차량을 멈추곤 했다. 여명현 인스트럭터 역시 “아무래도 그립 주행에 익숙하다 보니 습관적으로 차량의 움직임을 멈추려는 것 같다. 차량이 조금 더 움직일 수 있도록 풀어주라”고 말했다.

생각처럼 좀처럼 쉽지 않았다. 머리 속으로는 기분 좋게 미끄러지며 서큘러 코스를 한 바퀴를 돌고 싶었는데 적당량의 스티어링과 엑셀 조작을 못했는지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계속 시도해서 한 바퀴를 완벽하게 미끄러지며 돌고 싶었는데 교육 시간도 시간이고 차량에 필요 이상의 데미지를 주는 건 결례인 만큼 서큘러 코스의 1/3 정도를 미끄러지며 움직인 걸로 만족해야 했다. 물론 마지막은 VDC의 개입을 느끼며 안정적으로 오버스티어를 제어하는 328i에 다시 한 번 “요새 전자제어는 왜이리 좋은 거야?”라고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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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드라이빙 센터 트랙을 질주하다

마지막 코스는 바로 총 거리 2.6km의 BMW 드라이빙 센터의 트랙을 달리는 것이다. 챌린지A에서 이미 달려봤고 기존의 BMW 그룹 행사에서도 이미 BMW 드라이빙 센터 트랙을 달려 본 적은 있지만 328i는 달려 본 적이 없는 만큼 초반에는 328i가 서킷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아야 하기에 여명현 인스트럭터의 선도에 따라 부드럽게 코스를 달리며 머리 속으로 라인을 그리고 직선 구간이나 코너에서 328i의 움직임을 느끼려 했다.

서너 바퀴 정도 웜업 주행을 한 여명현 인스트럭터는 “코스를 한 번에 주파하지 않고 구간 별로 잠시 정렬을 재 정비하며 달리겠다”라고 말하며 중간 중간 수강생의 주행 순서를 바꾸며 달리겠다고 말했다. 나는 가장 마지막에 제일 앞에 달리게 되어 앞에 다른 수강생들이 있을 때에는 머리 속으로 생각하는 이상적 라인에 맞춰 달리려고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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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교육이 끝나고 이를 글로 정리 하고 있어서 그렇지 최적의 라인을 그리고 그에 맞춰 달린다는 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다만 기자가 생각했던 것과 실제 기자가 주행하는 것을 비교하며 스스로 잘했다. 못했다 판단하며 개선 방향을 스스로에게 묻고 찾기 시작했다. 물론 그 개선 방향이 정답인지는 확신 할 수 없었지만…

랩 수가 누적 될수록 페이스는 조금씩 올라갔고 기자의 차례가 됐다. 여명현 인스트럭터는 무전을 통해 “페이스를 조금 더 올리겠다”라고 말하며 “서로 간격이 멀어지면 무리하게 쫓아 오기 보다는 자신의 달릴 수 있는 만큼 달리면 된다”라고 말했다. 여명현 인스트럭터는 무전을 마치고 바로 속도를 끌어 올려 코너를 파고 들었다. 그리고 나는 이내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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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가솔린 엔진인 만큼 엔진의 반응은 경쾌했다. 파격적인 출력은 아니지만 기존의 디젤 차량보다 다루기 쉽게 느껴졌다. 여명현 인스트럭터를 따라가기 위해 각각의 코너를 달리며 머리 속으로 계속 스스로 생각하는 라인을 따르기 위해 노력했고, 여명현 인스트럭터는 기자가 달리는 라인에 대해 간단한 코멘트로 수정 사항을 알려줬다.

속도를 올리고 탈출 가속을 빨리 가져갈수록 328i의 후륜에서 조금씩 미끄러지는 느낌이 전해졌다. 다이내믹 코스에서 연습한 덕에 그 감각이 제대로 느껴졌다. 머리 속에서 이 상황을 달래며 탈지 아니면 어느 정도 후륜이 미끄러지는 걸 감안하고 페이스를 유지할지 갈등을 시작했다. 결국 이럴 때 아니면 이런 경험을 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후륜을 어느 정도 미끄러뜨리면서 계속 달리자고 결정했다.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지만 어느새 익숙해지는 감각에 미소를 짓게 됐다. 그리고 잠시 후 주행의 끝을 알리는 여명현 인트스럭터의 무전을 듣고 주행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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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를 느낄 수 있던 어드밴스드

강의실로 돌아와 마무리를 하던 여명현 인스트럭터는 수강생에게 궁금한 것은 없는지 질문 했다. 그 말에 기자는 손을 들고 “328i 정도의 출력을 가진 차량으로 서킷을 달릴 때 어느 정도 후륜이 미끄러지는 걸 감안하고 몰아 세우는 게 좋은지, 아니면 차량을 조금 더 달래며 미끄러지는 걸 방지하며 달리는 것이 좋은지 궁금하다”라고 질문했다.

이에 여명현 인스트럭터는 “아마 사람마다 다 다른 생각을 할 텐데 개인적으로는 328i 정도의 출력을 가진 차량은 어느 정도 후륜이 미끄러져도 이를 끌어 안고 달리는 게 좋을 것 같다”라며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BMW 드라이빙 센터 정복기 - 본격적인 레슨, 어드밴스드
챌린지A에 이어 어드밴스드 프로그램을 수료하면서 어드밴스드는 챌린지A 보다 더 체계적이고 심화된 교육 프로그램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여명현 인스트럭터는 “어드밴스드 프로그램은 빠르게 달리기 보다는 안전하게 달리자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교육 과정에 있어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던 다양한 환경에서 차량의 움직임이나 특성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라고 말하며 “단 한 번의 경험으로 모든 한계 상황에서 100% 완벽한 대처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어드밴스드 프로그램의 강점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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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을 위한 수료증을 받다.

어드밴스드 프로그램의 마지막은 수료증을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수료증에는 어드밴스드를 수료했다는 내용과 여명현 인스트럭터가 이를 인정한다는 사인이 새겨져 있었다. 어드밴스드 프로그램에서 수료증을 받았으니 이제 다음 프로그램인 인텐시브와 M 드리프트 프로그램을 수강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챌린지A 그리고 어드밴스드까지 수료하면서 이제 인텐시브 프로그램이 바로 눈앞으로 다가왔다.

여명현 인스트럭터는 “어드밴스드 프로그램과 달리 인텐시브에서는 제대로 된 스포츠 드라이빙 교육이 진행 된다. 장시간 동안 밀착 교육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드라이빙 스킬이 빠르게 느는 걸 확인 할 수 있을 것 이다”라고 인텐시브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리고는 살짝 긴장한 날 보더니 “지금까지 잘 해왔으니 인텐시브도 잘할 거다”라며 응원의 말을 더했다. 그리고는 “기사가 나오면 자신도 꼭 보여달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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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드밴스드 수료증을 보며 뿌듯했지만 사실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인텐시브에서는 정말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8시간 동안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기회가 있다는 건 자체는 행복한 일이지만 BMW 드라이빙 센터 최고의 교육을 받았다면 분명 이전보다 뛰어난 드라이빙 스킬을 갖춰야 한다는 생각이 커지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도망 가거나 여기서 레슨을 멈출 수는 없다. 기왕 저지른 일 당당히 맞서자는 생각으로 다음 교육을 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