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은행, 코로나19 이후 넥스트노멀 대비해야

  • 등록 2020-04-22 오전 6:00:00

    수정 2020-04-22 오전 6:00:00

[이령화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 벚꽃이 만개하고 소풍 가기 좋은 화창한 날이 이어지는 봄이다. 최근 트렌드는 돗자리를 챙기는 대신 차를 운전해 ‘드라이브 스루’ 꽃놀이를 가는 것이라고 한다. 드라이브 스루 방식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양한 장소에서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활용되면서 과거와는 그 형태를 달리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불러온 변화는 드라이브 스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령화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
재택근무, 분산근무, 화상회의 등 비접촉·비대면적인 업무 형태가 전산업에 걸쳐 한시적으로 도입되면서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기업들은 ‘실험적’이고 ‘한시적’이라고 생각했던 비즈니스 방식들을 ‘장기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이에 글로벌 자문기관 드비어(deVere)와 맥킨지(McKinsey)는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영구적일 수 있으며 결국 비즈니스 패러다임을 궁극적으로 변화시켜 ‘넥스트노멀(Next Normal)’이 도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라는 환경의 변화가 새로운 비즈니스의 질서를 만들 것이라는 뜻이다.

맥킨지는 수요와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 정도별로 △신규 비즈니스 구축, △비즈니스 모델 전환, △회사 및 산업의 재구축, △현 비즈니스 유지 및 보완의 4가지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해당 시나리오 분석에 따르면 타 산업들도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나, 특히 은행산업의 변화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산업은 광범위한 ‘접촉식’ 지점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은행산업이 비대면·비접촉 선호라는 수요 변화를 맞추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모델 변화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주요국 금융당국과 은행들은 소비자 정보와 권리, 오픈뱅킹, 오픈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 등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보안 문제, 수익 모델 부재, 낯선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인식 및 적응 기간 등으로 급격한 확산이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상황이 바뀌었다. ‘언택트(untact)’ 수요가 급격히 확대됐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비접촉 결제 촉구, 러시아의 ATM 사용 제한 권고 등 사회적으로도 언택트 금융이 적극 권장되고 있다. 오픈뱅킹, 오픈 API와 같은 비접촉·비대면 영업 방식이 각광 받게 되었다.

지난달 인도 은행인 ICICI는 API 기반 플랫폼 ‘ICICI Stack’을 런칭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손님의 은행 서비스 경험이 저해되지 않도록 500여 개 서비스를 탑재한 플랫폼이다. 소비자는 금융기관에 방문하지 않고도 플랫폼을 통해 모기지 대출, 보험 등 대부분의 금융 업무를 디지털 방식으로 수행할 수 있다. 이런 플랫폼은 API 등을 활용해 은행 서비스를 스타트업 등과 연결함으로써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를 즉각 제공할 수 있다. 과거에는 일부 글로벌 은행들만 이런 플랫폼 전략을 실험적으로 시행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수의 은행들이 앞으로 넥스트노멀을 대비하기 위한 비즈니스 전략으로 플랫폼 전략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변화가 영구적일 가능성이 큰 현 상황에서 사회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들은 빠른 디지털 전환이 필수적이다. 넥스트노멀의 기본 방향성은 ‘비접촉·비대면 상황에서 소비자의 니즈(needs)가 저해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은행은 오픈 API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으며, 오픈뱅킹도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나 사회적·법제적 준비 미흡 등으로 현재까지는 보편화되지 않았다. 향후 국내은행들도 오픈뱅킹 및 API 시스템, 플랫폼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진행 중인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방향으로 비즈니스 전략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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