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리며 실적 고공비행을 이어갔다. 하지만 올해는 경기 침체와 고객 불안, 산업 재편 등의 요인이 겹쳐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인천국제공항에 LCC 여객기가 주기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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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진에어(272450)는 지난해 개별 기준 1조 4613억원의 매출을 잠정 기록했다. 또 에어부산(298690)은 지난해 1조 6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실적 발표가 남아 있는 다른 LCC도 1조원 넘는 매출을 기록했을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089590)의 매출 컨센서스는 1조 9550억원, 티웨이항공(091810)은 1조 5368억원으로 예상된다.
호실적의 배경에는 지난해 급증한 글로벌 항공 수요가 있다.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면서 국내 LCC도 여객 수요 증가의 직접적 수혜를 입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LCC 4사 국제선 여객 수는 2615만 731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9년(2181만 1060명) 대비 19.9% 늘어난 것으로, 국제 여객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일본과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항공권 예약이 급증한 것도 호실적의 배경이다. 작년 12월 월간 국제선 총 여객 수가 가장 많았던 노선은 인천~나리타(도쿄) 노선으로 총 40만 9844명이 비행기에 올랐다. 또 인천~간사이(39만 9012명), 인천~후쿠오카(30만 6602명), 인천~방콕(27만 4180명) 등이다.
 |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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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높은 단거리 및 중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비행 편수를 늘리는 ‘고수익’ 전략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작년 12월 LCC 여객 운송 비중은 LCC가 36.1%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전망은 다소 어둡다. 경기 침체에 따른 여행 심리 위축 위기가 상존하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고물가와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여행 지출을 줄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항공업계의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연이은 항공기 안전사고로 인해 LCC 수요가 더욱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불확실성도 커졌다. 단순히 여객 수요가 감소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재 도입과 가동률이 축소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안전이 최우선가치로 부상한 만큼 기재 도입 속도와 가동률은 더욱 낮아질 전망”이라며 올해 LCC들의 국제선 여객수 추정치를 10% 하향 조정했다.
LCC 업계의 구조조정 및 재편 가능성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다. 최근 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 진에어 및 에어부산·에어서울 등 LCC 간 인수·합병(M&A) 이슈가 지속하면서 시장 판도가 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가 4년 만에 승인되면서 LCC들의 재편 시계 역시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신 당분간은 새로운 뉴스를 기대하기 어려운 시점”이라며 “양대 국적사 합병에 따른 빈자리를 메우는 작업도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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