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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 GP] 마카오 그랑프리 그 후, 묻고 싶은 세가지 이야기

2017.11.24 07:52 | 김학수 기자 raphy@

[마카오 GP] 마카오 그랑프리 그 후, 묻고 싶은 세가지 이야기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지난 주말 마카오 기아 스트리트 서킷에서 제64회 마카오 그랑프리가 개최됐다. 포뮬러를 시작으로 GT, 투어링카, 모터사이클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레이스들이 펼쳐졌고,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격렬한 레이스에 뜨거운 환호성을 보내며 그들의 열정에 화답했다.

하지만 나흘 동안 진행된 커다란 모터스포츠 축제를 지켜본 기자는 마카오 그랑프리에게 묻고 싶은 몇 개의 이야기가 생겼다. 아마 그들은 이 질문에 답을 하진 않겠지만 말이다.

왜 FIA GT 월드컵은 골드 등급 이상의 드라이버만 출전하게 했을까?

마카오 기아 스트리트 서킷은 그 어떤 서킷보다 격렬한 레이스가 펼쳐지는 전장이다. 하지만 또 반대로는 미래를 꿈꾸는, 그리고 더 높은 등급의 레이스 카테고리에 도전하려는 이들의 도전의 장과 같다. 그렇기 때문에 그 어떤 레이스보다 열정으로 가득한 곳이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이런 분위기는 급속도로 냉각되었고, 그저 ‘레이스의 승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런 방향성을 가장 잘 말해주는 것은 바로 출전 자격의 제한이다.

[마카오 GP] 마카오 그랑프리 그 후, 묻고 싶은 세가지 이야기
마카오 그랑프리는 올해 FIA GT 월드컵에 출전 가능한 선수를 ‘드라이버 등급 골드 이상’으로 정의했고, 이런 출전 제한으로 인해 좋은 성적을 거둔 브론즈, 실버 등급의 드라이버들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되어 절대적인 출전 대수의 수가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실제 40여 대의 이르던 GT 레이스카들이 어느새 20대 전후로 대폭 줄어들었고, 브론즈 및 실버 드라이버들은 그저 먼 발치에서 구경만 하게 만들었다.

이러니 FIA GT 월드컵의 출전 대수가 큰 폭으로 줄어들게 되었고 일부에서는 ‘이럴 거면 그냥 마카오 그랑프리에서 다시 F1을 개최해라’라는 소리가 번지고 있을 정도고 드라이버 등급으로 유명 드라이버를 비아냥거리는 모습 등도 볼 수 있었다.

[마카오 GP] 마카오 그랑프리 그 후, 묻고 싶은 세가지 이야기
왜 WTCC와 FIA GT 월드컵은 SC 스타트를 하게 되었을까?

마카오 그랑프리의 마지막 날인 19일, 이른 오전부터 하늘에서는 비가 내렸다. 노면은 촉촉하게 젖었다. 다행이라고 한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비도 그쳤고, 또 노면도 마르기 시작했다. 이윽고 WTCC의 결승 경기가 시작될 시간이 다가왔고, 많은 차량들은 그리드에 정렬하여 결승 경기를 대비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노면이 젖은 것을 대회 측이 의식한 듯 WTCC의 결승 경기를 스탠딩 스타트가 아닌 SC(세이프티 카)가 출전 차량을 이끄는 SC 스타트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에 많은 관람객들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특히 WTCC가 전륜구동 차량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과도한 엄살’처럼 보이기 좋았다. 그리고 잠시 후, 팬들의 마음을 더 안타깝게 만드는 일이 벌어졌다.

[마카오 GP] 마카오 그랑프리 그 후, 묻고 싶은 세가지 이야기
맞다. 바로 FIA GT 월드컵의 결승 레이스 역시 SC 스타트로 진행된 것이다. 이 순간 많은 이들이 당황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일부 코스가 여전히 젖어 있는 상황이긴 했지만 코스의 절반 정도는 이미 마른 상태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준급의 선수들을 모아 두고, 마치 몸을 사리려는 것 같은 그런 ‘소심함’으로 비쳐졌다.

물론 이 순간에는 전날 발생했던 대형사고로 인해 조심한다는 의도라며 스스로를 설득하려 하기도 했었다.

[마카오 GP] 마카오 그랑프리 그 후, 묻고 싶은 세가지 이야기
왜 마카오 그랑프리는 오렌지 볼 깃발을 내지 않았을까?

FIA GT 월드컵의 SC 스타트에 대해 스스로를 설득하려던 그 찰나,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전날 사고를 겪어 그렇게 조심스러운 시작을 했다면 레이스의 운영도 조심스러웠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그 일관성을 인정 받을 수 있다. 하지만 FIA GT 월드컵 중반에 나타난 일은 자신들의 조심스러움을 완벽히 부인하는 모습이었다.

바디 투 바디, 그리고 주행 중 자잘한 충돌 등이 발생한 탓에 사진처럼 M6 GT3 레이스카 한 대의 트렁크 게이트가 점점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에는 트렁크 게이트가 완전히 벌어져 언제든 떨어질 수 있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하지만 대회 측은 차량 수리 등을 지시하는 오렌지 볼 깃발을 낼 생각이 없었다.

[마카오 GP] 마카오 그랑프리 그 후, 묻고 싶은 세가지 이야기
게다가 코너를 돌 때마다 불안하게 흔들리는 그 모습은 더욱 위험하게 느껴졌다. 만약 저 트렁크 게이트가 18일처럼 좁은 코너에서 떨어져 나가 후방의 차량에 손상을 주게 된다면 곧바로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라 생각되었다.

결국 해당 차량은 오렌지 볼 깃발과 상관 없이 자신들의 판단으로 피트로 들어가 트렁크 게이트를 뜯고 다시 경기를 재개했는데, 전날 작은 실수 하나로 그렇게 큰 사고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장면을 그렇게 방치한 행동까지 더해지니 더욱 당황스러웠다.

[마카오 GP] 마카오 그랑프리 그 후, 묻고 싶은 세가지 이야기
더 좋은 마카오 그랑프리를 바라보며..

솔직히 말해 기자는 마카오 그랑프리를 좋아한다. 하지만 올해는 아쉬운 모습이 상당히 많았다. 물론 잘한 점도 많았고, 또 여전히 마카오 그랑프리라는 그 상징성 역시 느낄 수 있는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앞선 몇가지 질문을 비롯해 또 아쉬운 점은 분명이 드러났다. 부디 내년에는 이런 문제점들이 모두 개선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