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품질로 美관세 넘는다…북미 상품경쟁력 강화 인사
by정병묵 기자
2025.05.07 15:44
글로벌상품운영본부장 필리페 게랭-부토, 부사장 승진
크리스 수삭 앨라배마공장장, 북미 최고제조책임자 발령
"제품 포트폴리오와 제조 운영 효율·상품 경쟁력 강화"
제품 본원 경쟁력 향상 통해 트럼프 관세 위기 타개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현대자동차가 미국 정부의 고율관세 위기를 넘기 위해 미국법인 고위급 인사를 단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지금까지 트럼프 정부와 친밀도를 높이는 대외협력 쪽에 방점을 뒀다면, 이번에는 북미 제품라인업 강화와 제조 혁신 등 상품 경쟁력 향상을 노린 조치로 풀이된다.
7일 현대차는 글로벌상품운영본부 필리페 게랭-부토(Philippe Guerin-Boutaud)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고 밝혔다. 또 크리스 수삭(Chris Susock) 현대차 앨라배마공장(HMMA) 최고경영자(CEO·전무)를 북미권역본부 최고제조책임자(CMO)로 임명, 업무 범위를 확대했다.
무뇨스 사장은 “필리페와 크리스는 검증된 전문성, 전략적 통찰력, 깊은 헌신 갖춘 뛰어난 리더”라며 “필리페의 글로벌한 관점과 제품 비전은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크리스의 제조 리더십은 북미 지역의 운영 효율성과 품질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랭-부토 부사장은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겸 CEO에게, 수삭 전무는 무뇨스 사장과 랜디 파커 현대차 북미권역본부 CEO에게 제반 업무를 직접 보고하게 된다.
| 필리페 게랭-부토(Philippe Guerin-Boutaud) 현대차 글로벌상품운영본부장 부사장 (사진=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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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페 게랭-부토 부사장이 본부장을 맡고 있는 현대차 글로벌상품운영본부는 글로벌 판매 실적을 견인하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일을 담당한다. 이번 부사장 승진으로 현대차 조직 내 위상이 더 격상된 셈이다. 현대차의 글로벌 제품 전략 및 기획 담당 부서가 게랭-부토 부사장에게 보고하는 체계다.
게랭-부토 부사장은 현대차에 합류하기 전 르노그룹에서 품질 및 고객 만족 부문 부사장을 지냈다. 그는 차량 성능, 설계, 차량 및 제조 엔지니어링, 사업부 관리 등 다양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럽, 일본, 미주 등 다양한 지역에서 경험을 쌓았다. 프랑스 ‘파리 셍트랄대(Ecole Centrale de Paris)’에서 공학 학위를, 기계 동역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 크리스 수삭(Chris Susock) 현대차 북미권역본부 최고생산책임자(CMO). (사진=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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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수삭 전무가 맡게 된 현대차 북미권역본부 CMO는 앨라배마공장과 조지아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포함한 현대차의 미국 제조 운영을 총괄하는 신설 직책이다. 수삭 전무는 두 공장의 운영 시너지 극대화, 프로세스 간소화, 생산성, 품질 및 안전성 향상에 집중할 예정이다.
수삭 전무는 2004년 현대차에 합류해 미국 최초의 그린필드 생산 공장 설립을 지원했고 품질·생산 담당 이사, 최고운영책임자(COO), CEO를 역임하며 앨라배마공장의 비즈니스 제조 운영 시스템(BMOS) 구축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현대차에 합류하기 전에는 포드에서 15년간 다양한 제조 부문 리더 역할을 수행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 신기록을 수립한 뒤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미국에서 합산 16만2615대를 판매했다. 4월 기준 역대 최다 판매량이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의 관세 여파가 본격 나타날 5월 이후부터는 미국 내 판매가격 상승 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미국법인 인사는 제품 본원의 품질 경쟁력 향상을 통해 관세 파고를 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