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부품사 자금지원책 대환영…이행속도 관건”

by노재웅 기자
2018.12.18 17:37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국내 자동차업계가 정부의 차부품산업 활력 제공 방안을 환영하며 위기극복 노력을 다짐했다. 동시에 정부의 자금 지원 대책과 발맞춰 시중은행 등 민간 금융권도 유동성 지원에 속도를 내줄 것을 주문했다. 현재 직면한 유동성 위기 속에선 자금 지원의 ‘규모보단 속도’가 더 절실하다는 게 차부품업계의 공통된 입장이다.

1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KAICA)은 공동으로 작성한 보도자료에서 “이번 발표는 자금난과 가동률 저하로 경영위기에 놓인 부품업체들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로 평가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산업부는 앞서 이날 오전 업무보고에서 차부품산업의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3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 자금 지원과 2022년까지 친환경차 국내생산 비중을 현재 1.5%에서 10% 이상으로 늘리는 등의 내용을 담은 ‘자동차 부품산업 활력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정부·지자체·완성차 업체의 공동출연금을 활용, 1조원 상당의 신규 자금 프로그램을 기업들의 장기 운영·투자에 지원한다. 군산 공장 폐쇄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GM 협력업체들을 위해선 현재 운영중인 1조2000억원 규모의 정책금융기관 대출·보증 만기를 1년 추가 연장하고, 군산 등 산업위기 지역의 부품 기업도 630억원 규모로 같은 혜택을 제공한다.

신보·기보와 같은 정책금융기관이 1조원의 보증 프로그램을 지원 중이며, 자동차 부품기업에 우선적으로 1000억원의 긴급경영안정자금도 지원한다. 또 정책금융기관 등이 자금지원에 적극 나서도록 담당자 면책과 국책은행 경영평가 제도 개편도 추진한다.

KAICA 관계자는 “부품업계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한 3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 지원과 정책금융기관의 담당자 면책 등은 자금난에 고전하는 부품업계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책 규모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낼 만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멀쩡한 기업이 유동성 위기로 문닫기 전에 빨리 약속대로 자금 지원을 이행하는 게 중요하다. 급한 불부터 꺼야 다음 후속 조치에 대한 논의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고 촉구했다.

차부품업계는 또 금융지원 외에 개별소비세 감면 연장과 노후차 교체 등 내수확대 유도책과 함께 정부가 내세운 친환경차 보급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정부는 부품업계의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 개별소비세 감면 연장과 노후차 교체 등 내수확대를 꾀하는 한편, 내년 전기차·수소차 보조금 예산을 대폭 확대해 지원규모를 전기차 4만2000대, 수소차 40000대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친환경차 국내 보급목표도 크게 올려 2022년 전기차 누적 43만대(당초 35만대), 수소차 누적 6만5천대(당초 1만5000대)로 잡았다.

현대기아차 1차 협력사 한 관계자는 “친환경차의 경우 국내 부품사들도 글로벌 트렌트에 뒤쳐지지 않도록 선제 투자를 많이 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시장 확대가 더뎌 오히려 손해를 본 측면이 많다”며 “개별소비세 감면 6개월 연장과 노후 경유차 폐차 시 세제지원 등 내수확대를 통한 부품기업들의 일감 확보 지원과 친환경차 보급목표 상향 등은 위기극복과 함께 미래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환영의 입장과 함께 정부가 단기적 자금 수혈을 넘어 장기적 로드맵을 구축해 선제적으로 업계 구조를 쇄신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KAICA 관계자는 “이번 산업적 측면의 지원책으로 부품사들의 숨통이 트이고 나면, 대기업 전속거래의 폐쇄적인 부품공급 체계에 대한 체질개선 등 공정거래부문의 후속 대책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