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홀린 현대·기아 하이브리드車…월 사상 최다 판매 경신(종합)

by정병묵 기자
2025.12.03 15:42

양사 합산 총 판매 15만4308대…전년 대비 0.1% ↑
HEV 3만6172대로 전년비 48.9% 증가…월간 최다
텔루라이드 HEV 곧 출격…"이익 기대효과 1조원"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현대차·기아가 11월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HEV) 사상 최다 판매 신기록을 썼다. 미국 전기차 보조금 지급 중단에 맞춰 신형 HEV 라인업을 구축하며 선제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15% 관세’ 리스크를 동시에 지는 가운데 내년에도 신규 HEV 라인업으로 미국 친환경차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신형 텔루라이드 라인업(사진=기아)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11월 미국에서 전년 대비 0.1% 증가한 15만4308대를 판매했다. 현대차(005380)(제네시스 포함)는 8만2306대(2.0%↓), 기아(000270)는 7만2002대(2.7%↑)로 역대 11월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제네시스는 8017대로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하며 올해 첫 8000대 판매를 돌파했다. GV70(3438대, 6.3%↑), GV80(2844대, 18.8%↑) 등이 많이 팔렸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는 미국 내 판매 3위를 유지했다. 토요타가 21만2772대(2.7%↑)로 1위였으며 포드(16만4231대, 0.7%↓)가 2위를 나타냈다. 4위부터는 △혼다(10만2824대) △스바루(5만2081대) △마쯔다(3만2909대) 순이었다. 6개사의 총 판매량은 71만9125대로 전년 대비 2.7% 줄어든 가운데 HEV 판매 호조가 현대차·기아의 실적 선방에 기여했다.

지난달 현대차·기아 합산 HEV 판매량은 3만6172대로 전년 대비 48.9% 증가하며 신기록을 세웠다. 전년 대비 현대차(2만377대)가 37.1%, 기아(1만5795대)가 67.5% 증가했다. 올해 양사의 HEV 판매량은 6월 2만1000여대에서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 상반기 출시한 현대 팰리세이드 HEV(3405대)의 상승세가 탄력을 받고 있고, 엘란트라 HEV(2208대, 95.7%↑), 싼타페 HEV(5664대, 46.7%↑)도 잘 팔렸다. 같은 기간 기아 니로 HEV(5040대, 286.2%↑), 스포티지 HEV(6385대, 71.6%↑)도 판매량이 폭증했다.

전체 친환경차(전기차·HEV) 판매는 4만790대로 전년 동월(3만5529대) 대비 14.8% 증가했다. HEV의 선전과 달리 지난 9월 말 미국 전기차 보조금 중단에 따라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58.9% 줄어든 4618대를 나타냈다. 11월 미국 내 현대차·기아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26.4%를 기록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현대차·기아의 ‘HEV 드라이브’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토요타 외에 딱히 HEV 경쟁 모델이 없는 가운데 기아의 북미 전용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텔루라이드’ 2세대 모델이 미국 출시를 앞뒀다. 텔루라이드 HEV는 팰리세이드 HEV와 함께 미국 내 친환경차 ‘쌍끌이’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대미 자동차 수출 관세 15%로 발생하는 현대차그룹의 관세 손실을 메워 줄 전략 모델로 기대가 쏠린다. 임은영 삼성증권 팀장은 “미국에서 팰리세이드 HEV 가격은 토요타 하이랜더 HEV 대비 6% 높은데 텔루라이드 HEV가 팰리세이드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으로 책정될 수 있다”며 “텔루라이드가 연간 15만대 판매 목표를 달성할 시 약 1조원가량 영업이익 증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