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비정규직 사장실 농성 일주일째…사측 법적대응 나서

by노재웅 기자
2018.07.16 16:41

한국GM 사장실 점거한 비정규직 근로자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한국GM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사장실 점거 농성이 일주일을 넘기고 있다. 이들은 직접 고용과 비정규직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카허 카젬 사장과 면담을 요구 중이지만, 사측은 이들이 협력업체 소속 직원인 만큼 사장이 직접 교섭할 의무가 없다며 법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16일 한국GM 비정규직지회에 따르면 황호인 부평비정규직지회장을 포함한 조합원 11명은 한국GM 부평공장 카허 카젬 사장실을 8일째 점거 중이다.

이들은 사측이 사장실 무단 침입을 이유로 음식물 반입을 막자 창문을 통해 밧줄로 음식을 전달받으면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조합원들은 부평공장 조립사거리에 천막을 치고 전면 파업과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비정규직지회는 처음 농성에 들어갈 때와 마찬가지로 ‘비정규직 해고자 복직’과 ‘고용노동부 명령에 따른 비정규직 직접고용’ 등 2가지 사안에 대해 카젬 사장이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이들이 협력업체 소속 직원인 만큼 사장이 직접 교섭할 의무가 없다며 최근 법원에 출입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강력한 대응에 나선 상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말리부와 캡티바를 생산하는 부평2공장은 30% 아래로 떨어진 가동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비정규직 문제는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만약 신차 투입 등 생산물량 확보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기존 인력마저 감축해야 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능성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재 고용부 인천북부지청은 부평공장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 900여명에 대한 불법파견 여부를 조사 중이지만, 이들이 불법파견이라는 판단이 나와도 정규직 전환이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한국GM은 경영 정상화와 인건비 등을 이유로 ‘창원공장 비정규직 근로자 774명이 모두 불법파견이니 직접고용하라’는 고용부 명령에도 따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황 부평비정규직지회장은 “사측은 비정규직 근로자들과의 대화에 전혀 나서지 않고 있다”며 “사측의 출입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계속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