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에 ‘새 선수’ 등장…불경기에 판 커진다
by이다원 기자
2025.03.11 17:45
중고차 시장 규모, 신차보다 견고
기업형 중고차 거래 증가세 지속
'고물가' 습격에 중고차 찾는 소비자
완성차에 롯데렌탈까지…시장 확대 전망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국내 중고차 시장이 대기업·플랫폼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국내 중고차 시장에 새로운 ‘플레이어’도 등장할 예정이다. 완성차 제조사의 인증 중고차 진출과 기존 사업자의 거래 규모 확대가 맞물리면서 시장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불경기 속에서도 중고차 시장의 확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터카를 운영 중인 롯데렌탈(089860)이 1분기 안에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채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중고차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에 나서겠다고 밝힌 롯데렌탈은 최근 2119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시설자금을 확보하기로 했다. 현재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확보한 매매센터 외에도 수도권·지방 거점을 추가로 마련하기 위해서다.
최근 국내 중고차 시장은 대기업 중심으로 변모하는 추세다. 케이카와 엔카닷컴, KB차차차 등 중고차 플랫폼 기업뿐만 아니라 현대차·기아, KG모빌리티 등 국내 완성차 제조사가 인증 중고차 시장에 뛰어든 영향이다. 개인 간 거래에 집중돼 있던 중고차 거래도 기업을 거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뿐만 아니라 완성차 제조사와 렌터카 기업까지 중고차 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중고차 등록 대수는 총 253만 9874대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0.5%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신차 시장이 6.5%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기업형 중고차 거래가 늘면서 거래량을 유지했다. 지난해 기업형 중고차 거래 물량은 총 105만 9033대로 전년 대비 0.4% 증가했다. 전체 등록 대수 대비 41.7% 수준으로, 작년 등록된 중고차 10대 중 4대 이상이 기업형 중고차 플랫폼을 통해 거래된 셈이다.
중고차 업계는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중고차 시장의 사업자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이 잇따라 시장에 진입하면서 더욱 신뢰할 수 있는 중고차 거래 환경을 마련, 소비자를 끌어모으려는 업체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국내 중고차 시장의 거래 대수는 신차 시장 대비 1.5배가량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미국,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신차 시장 대비 중고차 시장이 두 배에서 네 배가량 크다”며 “아직 국내에서 중고차 시장의 성장 여력이 크다고 본다”고 했다.
완성차 시장에서 고물가·고금리 등 경기 전반이 침체하며 합리적 소비 트렌드가 나타나는 점도 중고차 시장 확대의 요인이다. 신차 대비 중고차의 가격 상승 폭이 작은 만큼, 소비자가 중고차를 매매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300만원 이상 중고차 등록가는 2019년 1247만원에서 2023년 1581만원으로 334만원 올랐다. 신차 평균 등록가가 같은 기간 1302만원 오른 것과 비교해 상승 폭이 제한적이었다. 동시에 기업형 거래가 늘면서 중고차 시장 신뢰도가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기업 사업자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서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하고 시장 자체를 키우고 있다”며 “중고차 시장이 활성화하면서 기존 기업형 중고차까지 성장하는 등 경쟁력을 입증하며 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