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엔진결함 보상 위해 3.4조원 품질비용 반영

by이승현 기자
2020.10.19 17:06

2015·2017년 발생한 세타2GDi 엔진 시동꺼짐 여파
3분기에 손실로 반영..양사 모두 대규모 적자 불가피
투자업계 "3분기 실적 시장 기대치 크게 벗어나"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현대·기아차가 지난 2015년과 2017년 발생한 세타2GDi 엔진 결함 관련된 고객 보상을 위한 비용을 확보하기 위해 올 3분기 실적에 역대 최대 규모인 3조 3600억원의 품질비용을 반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양사 모두 3분기에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19일 오후 투자자를 대상으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3분기 품질비용 설명회를 개최했다.

3분기 실적에 반영되는 품질비용의 규모는 현대차(005380)의 경우 2조 1000억원, 기아차(000270)는 1조 2600억원이다. 품질비용은 충당금 형태로 손실 처리된다.

세타2GDi 엔진 차량은 지난 2015년과 2017년 미국과 한국에서 엔진 진동과 시동 꺼짐 현상이 발생하면서 리콜을 실시한 바 있다. 이후 현대·기아차는 고객 만족도 제고를 위해 엔진 평생 보증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기아차는 이와 관련해 지난 2018년 3분기와 지난해 3분기가 각각 4600억과 9200억원의 품질비용을 실적에 반영한 바 있다.

하지만 회사의 예측보다 리콜 차량이 늘어나고 차량 운행기간이 길어져 평생 보증 비용을 재산정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추가로 품질비용을 반영하게 됐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번 품질비용 반영으로 현대·기아차는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게 됐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당초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1조원을 상회했지만 품질비용 반영으로 시장 기대치를 크게 벗어나게 됐다”며 “다만 공식 실적발표 전 이례적으로 투자자 설명회를 여는 등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언급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선제적 고객 보호 조치를 위해 3분기 경영실적에 품질비용을 반영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차량 개발부터 생산, 판매 이후까지 철저하게 품질을 관리하고 고객을 위한 최선의 조치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