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인 타고 노조 설득 나선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종합)

by신정은 기자
2018.03.13 19:27

김 회장 고공농성장 찾아 "실질적인 대안 마련하자"
노조 "해외매각 반대·체불임금 해결" 14일 총파업

금호타이어 노조 농성.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김종호 금호타이어(073240) 회장이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갈등 중인 노동조합 집행부를 만나 대화를 제안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채권단의 해외 매각을 반대하며 14일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이다.

13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김 회장은 전일(12일) 오후 전대진 생산기술본부장(부사장)과 함께 광주시 광산구 영광통사거리 고공노성장을 찾았다. 이들은 크레인을 이용해 농성장을 직접 올라가서 농성 중인 조삼수 대표지회장과 정송강 곡성지회장을 만나 대화를 제안했다.

노조를 만난 김 회장은 현재 회사가 처한 현실을 자세히 설명하고 “노사 모두에게 가혹한 시련이 될 수밖에 없는 법정관리는 무조건 막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농성을 풀고 내려와 대화를 통해 함께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김 회장은 또 지난 주말 직접 채권단과 함께 중국 더블스타를 방문해 차이용선 회장 등을 만나 확인한 사실과 내용을 노조에 전달했다. 김 회장은 더블스타의 구체적인 인수 목적 및 조건, 투자 계획 등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회사의 독립경영, 3승계(고용보장, 노동조합, 단체협약), 국내공장 투자 등에 대한 회사의 핵심 요구사항을 더블스타에 전달했으며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고 노조에 설명했다.

김 회장은 “지금은 금호타이어가 처한 현실을 노사가 냉철하게 바라보고 대화를 통해 생존을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며 “안타깝게도 현재 회사는 자력으로는 정상화가 불가능하고 외부 자본 유치와 채권단의 지원이 있어야만 법정관리를 피하고 정상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지금은 노사가 주어진 현실을 모두 인정한 상태에서 대화를 통해 대안을 찾는 게 가장 현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조는 해외 매각 반대 등을 주장하며 오는 14일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라 협상테이블을 꾸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총파업을 통해 해외매각과 구조조정 철회, 체불임금 해결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해외 자본 유치를 통한 경영정상화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채권단은 전날 ‘금호타이어 노조의 해외매각 철회 등과 관련된 당행 입장 표명요구에 대한 회신’ 공문을 통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경영상황 등을 감안할 때 외부자본 유치를 통한 경영정상화가 최선의 대안임에 동의하고, 더블스타 자본 유치를 추진 중에 있다”며 “노조와 원활한 협의를 통해 자본 유치를 진행 하겠다”고 밝혔다.

김종호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