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22년간 변화…세단→SUV, 내연→친환경

by정병묵 기자
2025.09.17 14:20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지난 20여년 사이 수입 승용차 시장이 세단에서 SUV와 같은 RV(레저용 차량) 중심으로, 휘발유나 디젤 같은 내연 기관차에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자동차로 재편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국토교통부 등록기준 통계집계가 시작된 2003년과 2025년을 비교하여 수입자동차 시장의 다양한 성장과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수입차 시장의 변화는 다양성, 대중화, 친환경, 차별성 4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먼저 다양성 키워드는 국내에 판매되는 수입 승용차의 브랜드와 모델 수, 차종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03년에서 2025년 사이 국내에 판매하는 수입 승용차 브랜드는 16개에서 약 1.6배 늘어난 26개로, 판매 모델 수 역시 170여 종에서 520여 종 이상으로 약 3배 증가했다. 국산 승용차 모델수가 120여종인 점을 고려할 때 수입차의 다양성이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크게 확대시켰다.

차종 변화를 살펴보면 2003년 세단이 1만 6171대로 해당 연도 전체 신규 등록 수입 승용차 1만 9481대의 83.0%에 달했으나, 2025년 8월 기준으로는 42.8%로 크게 줄었다. 반면, 2003년 17.0%였던 RV는 금년 들어 57.2%로 증가하며 과반수를 돌파했다.

대중화는 지역별 등록 비중과 구매 유형에서 드러난다. 서울 지역의 등록 비중은 2003년 54.5%에서 2025년 14.5%로 크게 줄어든 반면 6배 이상 증가한 인천을 비롯해 지역 등록 비중은 일제히 확대됐다. 구매유형별로는 2003년 법인 등록이 56.3%, 개인 명의로 등록된 비중이 43.7%였으나, 2025년 8월 기준으로는 개인 등록 63.9%, 법인 등록 36.1%로 대조적인 양상을 보였다.

친환경 키워드는 2000cc 이하 저배기량 차량과 전기차의 확대 흐름에서 읽을 수 있다. 배기량 변화를 살펴보면 2000cc 미만 차량 비중은 2003년 18.7%에서 2025년 8월 말 현재 42.5%로 크게 확대된 반면, 같은 기간 2000~3000cc 비중은 42.9%에서 25.5%, 3000~4000cc 23.2%에서 2.6%, 4000cc 이상은 15.3%에서 1.6%로 축소됐다.

연료 통계에서도 유사한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2003년에는 가솔린이 97.8%를 차지하던 수입 승용차 시장이 2025년에는 하이브리드(57.5%)와 전기차(27.8%)로 전체 신규 등록 차량의 85.3%를 차지하며 수입 승용차 시장이 완전히 재편됐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수입 승용차 친환경차 라인업은 2025년 8월 기준 22개 브랜드, 320여개 모델에 달한다. 친환경차는 하이브리드(MHEV, FHEV),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이 해당된다.

수입 승용차 브랜드들은 컨버터블이나 밴, 픽업 같이 국내 브랜드에서는 만나기 힘들었던 다양한 차종을 지속 출시하며 국내 자동차 시장 내 차별화를 주도했다. 실제로 2025년 8월 말 기준 컨버터블, 밴, 픽업 차종의 월 평균 신규 등록 대수는 2003년 대비 각각 약 7배, 약 12배, 5배로 늘었다. 더불어 자동차관련 선진기술의 도입, 소개, 보급과 다양한 시설 투자, 고객만족을 위한 프로그램 등도 국내 자동차산업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동시에 수입 승용차 점유율이 2003년 1.9%에서 지난 2024년 기준 18.3%로 상승하고 국내 총등록대수 비중도 13.3%로 증가하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 내 수입차의 역할과 기대도 증대하고 있다. 연간 신규 등록 대수는 2003년 1만 9481대에서 지난 2024년 26만 3288대로 13배 이상 늘었으며, 올해 들어서도 8월까지 19만2514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13.3%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정윤영 협회 부회장은 “수입자동차는 다양한 측면에서 소비자 선택의 기회를 확대하고 편익과 즐거움을 제공하며 국내 자동차 시장의 기술 및 친환경 트렌드를 선도해왔다”면서, “앞으로도 소비자 중심의 시장 성장과 안전기술, 자동차 문화 발전에 긍정적인 자극제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