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어요]안팎으로 모든 게 달라진 '더 뉴 그랜저'

by피용익 기자
2019.11.21 16:12

부분변경 모델인데도 실내외 모두 완전변경급 변화
주행성능과 정숙성 갖추고 첨단 편의사양까지 탑재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현대자동차(005380)가 최근 판매를 시작한 ‘더 뉴 그랜저’는 3년 전 출시된 6세대 그랜저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다. 그러나 이 차를 직접 시승해보니 풀체인지(완전변경)라고 해도 믿을 만한 변화가 안팎에서 보였다. 오히려 기존 모델과 같은 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지난 19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남양주까지 왕복 116km를 오가며 두 시간 남짓 더 뉴 그랜저를 시승했다. 가는 길은 직접 운전하며 차량의 성능을 시험했고, 오는 길에는 조수석에서 각종 편의사양을 테스트했다. 시승한 차는 3.3 가솔린 캘리그래피 트림 풀옵션 모델로, 가격은 4663만원이다.

더 뉴 그랜저는 외관 디자인부터 확 바뀌었다.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의 라디에이터 그릴,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 히든 라이팅 타입의 주간주행등(DRL)이 일체형으로 적용된 전면부 디자인은 기존 모델과는 전혀 다른 차라는 느낌을 갖게 만들었다. 여기에 전장은 4990mm로 기존보다 60mm 길어졌고, 휠베이스와 전폭은 기존 대비 각각 40mm, 10mm 늘어난 2885mm와 1875mm에 달한다.

대대적인 변화는 내장 디자인에서도 확인됐다. 12.3인치 디스플레이 2개가 연결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운전자가 주행정보는 물론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을 편리하게 볼 수 있도록 도왔다. 다만 디스플레이 베젤이 넓어 연결 부위가 두드러지게 느껴지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성능은 현대차를 대표하는 세단다웠다. 더 뉴 그랜저 3.3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290ps(마력), 최대토크 35.0 kgf·m의 힘을 발휘한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달리면서 가속페달을 밟자 부드럽게 속도가 올라갔다. 순간 가속력이 다소 떨어졌지만, 주행모드를 ‘컴포트’에서 ‘스포츠’로 바꾸자 조금 전과는 전혀 다른 차를 모는 것 같은 힘이 느껴졌다.

어떤 모드로 주행하든 실내는 조용했다. 삼성 갤럭시 노트10+를 블루투스로 연결해 멜론으로 아이유의 미니앨범 ‘Love poem’을 두 시간 동안 반복 재생했는데, 아이유의 목소리는 물론 악기의 섬세한 소리를 방해하지 않는 정숙성을 보여줬다.

반(半)자율주행 모드도 인상적이었다. 스티어링휠에서 두 손을 놓고 2km 정도 달리는 동안 곡선 구간에서도 차로 중앙을 정확하게 유지하고, 차간 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등 믿을만한 성능을 발휘했다.

더 뉴 그랜저에는 현대차 최초로 공기청정 시스템이 적용됐다. 다른 시승차 탑승자들에 따르면 이 기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실내에서 전자담배를 피우자 곧바로 미세먼지 경고와 함께 공기청정 기능이 작동했다고 한다. 이밖에도 고급스러운 가죽 소재로 만들어진 시트, 64색을 구현하는 앰비언트 무드 램프, AVN으로 들을 수 있는 ‘자연의 소리’ 등은 자동차를 또 하나의 ‘리빙 스페이스’로 만들어주는 기능들이다.

이날 시승한 차의 복합 공인연비는 ℓ당 9.7km다. 2시간여 시승을 마친 후 계기판에 찍힌 연비는 10.1km였다. 스포츠 모드를 상당 시간 사용하는 등 차량 성능을 테스트하며 주행한 결과로는 만족할 만한 숫자였다.

더 뉴 그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