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항속거리 580km 수소차로 친환경차 선두 달린다(종합)

by김보경 기자
2017.08.17 15:09

내년 3월 양산차 6개월 조기 공개
도요타와 수소차 패권다툼 “주도권 되찾겠다”
2030년까지 친환경차 31종 개발 글로벌 2위 목표

현대자동차는 17일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공개했다. (왼쪽부터) 하학수 현대내장디자인실장(이사대우), 이기상 환경기술센터장(전무), 이광국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 류창승 국내마케팅실장(이사)이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현대차 제공.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현대자동차(005380)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처음으로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전기차(FCEV·수소 전기차)’를 선보인다. 현대차는 내년 평창 올림픽 개최 시기에 맞춰 항속거리 580km의 수소전기차를 내놓고 2020년까지 현재 14종인 친환경차 모델을 31종으로 대폭 확대해 일본 도요타에 이어 세계 친환경차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초 수소차 양산→첫 차세대 수소차 출시

이광국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디어 설명회에서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선보이고 “130년 역사의 내연기관으로부터 친환경 파워트레인(동력전달 시스템) 쪽으로 자동차 시장의 중심축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오늘 공개한 차세대 수소전기차는 수소 전기 파워트레인에 대한 현대차의 헤리티지(유산)와 리더십(주도권)을 상징한다”고 소개했다.

수소전기차는 연료전지에 충전한 수소와 공기 중 산소가 반응할 때 나오는 화학 에너지를 전기로 바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차세대 친환경 차를 말한다. 수증기 외 유해가스는 발생하지 않아 ‘궁극의 친환경 차’로 불린다.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 전기차인 ‘투싼ix’(항속거리 415km)를 양산했으나 1년 뒤 나온 도요타의 미라이(항속거리 502km)에 판매량에서 밀리고 있는 상태다. 현재 미라이는 지난 7월까지 누적판매량 4000여대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투싼ix는 200여대 수준이다. 판매량은 가격과 인프라 구축에서 차이가 났다. 현재 투싼ix의 가격은 8000만원대이지만 최초 출시가격은 1억원이 넘었다. 미라이는 7000만원대로 출시되면서 가격경쟁력에서 차이가 났고, 일본의 수소충전소는 100여개인 반면 국내는 10곳에서만 운영되고 있다. 현대차는 도요타로부터 수소 전기차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이날 6개월 먼저 차세대차를 공개하고, 차량 가격도 6000만원대로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는 17일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공개했다. 현대차 제공.
◇연료전지시스템 혁신 이룬 차세대차

차세대 수소전기차는 기존 시스템 효율이 60%로 기존 55.3%대비 약 9% 향상됐다. 이를 바탕으로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항속거리)도 현재 415㎞에서 580㎞(국내 기준·유럽기준 800㎞) 이상으로 늘어난다.

또한 연료전지시스템 압력 가변 제어 기술 적용으로 차량의 최대 출력을 기존 대비 약 20% 이상 향상, 163마력(PS)을 달성해 동급 내연기관차와 동등한 성능을 갖췄다.

뿐만 아니라 수소전기차 연료전지시스템의 핵심기술인 막전극접합체(MEA)와 금속분리판 기술을 독자 개발하는 등 기술 국산화와 더불어 수소전기차에 최적화된 핵심부품 일관 생산 체계 구축을 통해 가격 경쟁력도 갖추게 됐다.

전기화학적 반응을 하는 연료전지의 특성상 추운 지방에서의 시동성은 수소전기차 상용화를 위해 극복해야 하는 기술적 난제이다. 차세대 수소전기차는 영하 30도에서도 시동이 걸릴 수 있도록 냉시동성도 개선했다.

아울러 10년 16만km 수준의 연료전지 내구 성능 기술을 적용해 일반 내연기관차와 동등한 내구성을 확보했으며, 수소 탱크 패키지 최적화로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 저장 밀도를 확보했다.

또한 내년 초 공식 출시되는 차세대 수소전기차에서는 현대차가 개발 중인 최첨단 미래 기술이 적용된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만나볼 수 있으며, 원격 자동 주차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 등 첨단 편의·안전 사양을 갖춰 주행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한층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2020년까지 친환경차 31종 개발…세계 2위 목표

디자인 측면에서는 기본적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형태에 현대차 최초 전동식 도어 핸들, 에어 터널 등을 적용해 원활한 공기 흐름과 역동성을 강조했다.

차세대 수소전기차의 차명과 적용된 신기술은 내년 1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CES에서 수소 전기차의 자율주행 시연도 계획하고 있다.

이날 현대·기아차는 2020년까지 친환경 차 31종을 내놓고 세계 친환경 차 시장에서 선두 일본 도요타 다음으로 판매 2위를 달성하겠다는 로드맵도 발표했다.

현재 14가지인 친환경 차 모델 수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2020년까지 선보이겠다고 밝힌 친환경차는 △하이브리드(HEV) 10종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11종 △전기차(EV) 8종 △수소전기차(FCEV) 2종 등 총 31종이다.

이는 지난해 6월 부산모터쇼에서 발표했던 28종 개발 계획과 비교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3종이 늘어난 것으로, 현재 14종인 친환경차 라인업을 두 배 이상으로 늘려 친환경차 시장 확대에 적극 기여하고2020년 전세계 친환경차 시장에서 판매 2위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에 SUV·대형차를 추가하고, 전기차 부문에서는 2018년 상반기 1회 충전으로 390㎞ 이상 달릴 수 있는 소형 SUV ‘코나’ 기반 전기차를 공개한 뒤 앞으로 주행거리를 500㎞까지 늘릴 계획이다.

2021년에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고급 전기차를 선보이고, 세단 기반의 수소 전기차도 개발한다. 올해 4분기에는 차세대 수소 전기 버스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