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믿고 사는 중고차 시대"…SK렌터카, 생태계 판 바꾼다
by이배운 기자
2025.07.15 11:00
SK렌터카 오토옥션 개관…27조원 중고차 시장 정조준
경매·상품화 원스톱 시스템…국내 첫 통합 유통 플랫폼
투명한 정보로 신뢰 확보…중고차 산업 급성장 전망
"개별 판매 낡은 구조 벗어나 대형 유통 체계로 전환"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자동차 산업 생태계 재편과 함께 국내 중고차 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SK렌터카(068400)가 중고차 시장 본격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품질 정보 비대칭성과 불신으로 인해 중고차 구매를 꺼렸지만, 데이터 기반의 믿을 수 있는 품질 보증 시스템과 상품화 프로세스가 갖춰지면서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SK렌터카 오토옥션 ‘차량 하부 스캔 장비’ 작동 장면 (사진=SK렌터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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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렌터카는 15일 충남 천안 ‘SK렌터카 오토옥션’을 개장하고 중고차 경매·유통 전 과정을 직접 운영하는 ‘원스톱 옥션 플랫폼’ 사업을 본격화했다. 아울러 ‘2025 대한민국 모빌리티산업 심포지엄’을 개최해 산·학·관 전문가들과 함께 국내 모빌리티 서비스 및 중고차 시장의 미래를 논의했다.
SK렌터카 오토옥션은 차량 경매부터 낙찰 차량의 상품화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국내 최초의 통합형 경매장이다. 연면적만 2만 7000평 규모로 주차 가능 대수는 총 3000대에 달한다.
| SK렌터카 오토옥션 차량 정비·상품화 공간 (사진=SK렌터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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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옥션은 AI 차량 진단, 최신 물류, 정비 시스템 등 다양한 첨단 시설을 갖췄다. 특히 차량의 하체도 정밀진단 할 수 있는 ‘하부 스캔 장비’를 도입했으며, AI 기반 외관 판독 시스템을 통해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외부 손상까지 정밀하게 분석하고 결과를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제공한다.
또한 ‘인스펙션 스튜디오’에서는 전문 진행자가 차량의 내외관, 주요 옵션, 이상 유무 등을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통해 설명하고, 고객과의 쌍방향 소통도 가능하다.
SK렌터카는 오토옥션을 연간 10만 대 이상 차량을 출품하는 국내 대표 자동차 유통 플랫폼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며, 이를 위해 경매뿐만 아니라 물류·정비·상품화 등 유통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형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SK렌터카 관계자는 “최첨단 장비와 방법론을 바탕으로 차량 상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며 “한국자동차평가사 등 외부 전문기관이 참여한 221개 항목 정밀 점검 결과를 기반으로, 품질에 대한 신뢰성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고차 시장은 이미 산업계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MARC에 따르면 2024년 한국 중고차 시장 규모는 약 201억 달러(한화 약 27조원)에 이르며, 2033년까지는 322억 달러(약 44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4.85%로 효율적인 모빌리티 수요 증가, 차량 품질 향상, 유통 플랫폼의 디지털화가 이 같은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SK렌터카 오토옥션 경매회장 전경 (사진=SK렌터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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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개관식에 이어 진행된 ‘2025 대한민국 모빌리티산업 심포지엄’에서 전문가들은 중고차 사업의 확장 가능성에 주목하며, 정밀한 데이터와 체계적인 시스템이 시장의 신뢰와 성장 기반을 견고히 할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국내 자동차 애프터마켓은 구조적으로 후진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이는 곧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며 “중고차 시장의 핵심은 결국 신뢰다. 품질과 이력이 투명하게 관리된 차량이 유통되면 관련 산업이 성장할 수 있고 애프터마켓을 견인하는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SK렌터카 오토옥션 ‘360도 VR 자동화 촬영’ 시스템 (사진=SK렌터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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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파트너는 “기존 중고차 시장이 소규모 딜러 중심의 분산형 구조였다면, 렌터카 사업자는 차량 확보부터 운행 관리, 정비, 데이터 수집, 유통까지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된 일원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허위매물과 정보 비대칭으로 불신이 쌓였던 기존 중고차 시장의 약점을 극복하고, 신뢰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내 렌터카 등록 대수는 약 125만 대로, 택시 등록 대수의 5배에 이른다”면서 “이제 중고차 시장 역시 개별 딜러 중심의 낡은 구조를 벗어나, 플릿 기반 플랫폼 중심의 대형 유통 체계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