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디테일에 힘을 준 변화…르노삼성 NEW QM6
by남현수 기자
2020.11.16 13:59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르노삼성을 대표하는 중형 SUV QM6가 새단장을 거쳐 돌아왔다. 디자인을 매만지고 편의안전장비를 강화했다. 2019년 6월 출시한 부분변경 모델의 상품성 개선 모델이다. 기존과 달라진 점을 찾아보라면 난이도 ‘상’수준의 숨은그림 찾기다.
2016년 9월 출시한 QM6는 르노삼성을 대표하는 캐시카우 모델로 뒤늦게 자리를 잡았다. 경쟁 모델에 비해 저렴한 시작 가격과 단정하지만 질리지 않는 디자인, 2017년 추가한 가솔린과 2019년 부분변경과 함께 등장한 LPG 파워트레인을 전면에 내세워 신차 때보다 판매량이 급증했다다. 출시 당시 현대차 싼타페, 기아차 쏘렌토 등에 밀려 주춤했던 판매량은 LPG 모델 출시 이후 가파르게 상승해 올해 6월에는 무려 6237대나 팔아 역대 최대 판매를 기록했다.
이번 상품성 개선이 얼마나 매력적인 변화를 입었는지 시승 행사에서 꼼꼼하게 살폈다.
디자인은 기존과 큰 틀은 그대로 유지한다. 전장, 전폭, 전고, 휠베이스 모두 기존과 동일한 4675mm, 1845mm, 1670mm, 2705mm다. 전면에서의 변화는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르노삼성 태풍 로고를 중심으로 그릴이 좌우로 날개를 펼쳤다. 기존과 거의 유사하지만 그릴의 패턴과 형상을 매만졌다. ‘퀀텀 윙’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여 QM6만의 아이덴티티를 재정립했다. 르노삼성이 자랑하는 LED 퓨어 비전 램프는 엔트리 모델부터 기본 적용된다. 측면의 변화는 크지 않다. 신규 디자인의 휠이 적용된 점이 가장 큰 차이다. 후면은 올해 7월 출시된 SM6 부분변경과 같이 다이내믹 턴 시그널이 적용된 테일램프가 자리한다. 디자인적인 완성도가 높다고 정평이 난 QM6에 방점을 찍는 디테일이다.
실내는 외관보다 차이를 찾기 더 어렵다. 실내에서의 특징이라면 새롭게 적용된 모던 브라운 가죽시트와 프레임리스 룸미러 정도다. 프레임리스 룸미러(RE, RE 시그니처 선택 옵션, 5만원)에는 SIM카드 하이패스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기존과 동일한 프레임이 있는 방식의 하이패스 룸미러 선택도 가능하다. 계기반에 자리한 7인치 디스플레이와 세로형의 8.7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앰비언트 라이트 모두 이전과 동일하다. 센터디스플레이 하단에 있는 ‘AUTO’ 버튼을 눌러 공조기를 끌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 정도다. 르노삼성 XM3와 SM6, 르노 캡처에 적용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신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이지 커넥트의 부재가 아쉽게 다가온다. 이지 커넥트는 QM6에 적용된 S링크에 비해 사용 편의성이 훨씬 개선됐다. 이 외의 편의사양은 국내 소비자 선호하는 열선 및 통풍 시트, 열선 스티어링휠 등이 적용되어 있다.
2열 시트는 지난해 부분변경 출시 당시 적용한 리클라이닝을 사용할 수 있다. 기본 25도에서 최대 32도까지 등받이를 기울일 수 있다. 2열을 위한 편의장비는 열선 시트와 별도의 송풍구 정도다. 측면 선쉐이드까지 챙겨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센터 터널이 낮아 거주성을 챙긴 점은 칭찬할 부분이다.
트렁크 공간은 부족하지 않다. 기본 550L에 2열을 폴딩하면 1690L까지 확장된다. 최근 유행하는 캠핑을 다니기에도 충분한 공간이다. 차박은 별도의 장비가 없으면 어렵다. 2열 시트를 폴딩하면 트렁크와 2열 시트 사이에 턱이 생긴다. 만약 차박까지 고려하고 있다면 LPG 모델을 추천하고 싶다. 트렁크 바닥에 숨겨진 LPG 봄베 탓에 트렁크 용량은 줄었지만 바닥이 높아진 덕에 둔턱이 사라졌다. 2열 시트를 폴딩하면 트렁크와 완전히 평평한 공간이 펼쳐진다.
먼저 올라탄 모델은 2.0L 가솔린과 무단변속기가 조합된 GDe다. 최고출력 144마력, 최대토크 20.4kg.m로 수치만 보면 다소 부족함이 느껴진다. 실제 주행에서도 폭발적인 가속력을 자랑하는 않는다. 도심 주행에서 운전자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딱 그 정도다. 고속 주행을 즐기지 않는다면 부드러움과 정숙성 모두 합격점이다. 19인치 휠을 달고도 복합연비는 11.6km/L다. 공기역학에서 불리한 SUV라는 점과 덩치를 고려해봤을 때 꽤나 준수한 축에 속한다.
실내에서 느껴지는 NVH는 기대 이상이다. 마치 프리미엄 세단을 탄 듯 고요함이 맴돈다. 정차 시에는 시동이 꺼진 것만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승차감 역시 부드럽다. 노면의 굴곡을 받아 내는 느낌이 수준급이다. 약간의 과정을 보태면 프리미엄 브랜드와 견 줄 만큼의 안락함이 느껴진다.
QM6와 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만끽하며 달리다 보니 어느새 터닝 포인트에 도착했다. LPe모델을 탈 차례다. 외관만 보면 차이를 찾기 어렵다. 후면에 붙은 ‘LPe’라는 레터링으로만 구분이 가능하다. LPG 모델은 디젤 엔진에 비해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현저히 낮아 친환경 파워트레인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QM6는 부분변경을 출시하며 LPe모델에 프리미에르 트림을 추가했다. 프리미에르 트림을 선택하면 앞좌석 프레스티지 헤드레스트, 인조가죽커버 및 블랙 스티치(대시보드 하단/글러브 박스), 소프트 콘솔 그립 핸들, 맵포켓 인사이드 카펫(앞좌석), 프리미에르 전용 로고(알루미늄 키킹 플레이트/앞좌석 프레스티지 헤드레스트 후면) 등이 추가된다.
트렁크 하단에 르노삼성이 자랑하는 LPG 도넛 봄베가 장착된다. LPG 차량의 단점인 트렁크 공간이 줄어드는 점을 개선했다. 가솔린 모델에 비해 트렁크 단의 높이가 높아지긴 했지만 덕분에 2열 시트를 폴딩했을 때 2열과 트렁크 사이에 존재하던 턱이 사라졌다. 최근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차박이 가능한 평평한 공간이 나온다. 다만, 2열 시트를 폴딩해도 약간의 경사가 존재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두꺼운 에어매트나 별도의 평탄화 작업이 필요하긴 하다.
2.0L LPG 엔진과 자트코의 무단변속기가 조합된 LPe의 시승을 시작했다.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9.7kg.m를 발휘한다. 공차중량 1610kg의 차체를 이끌어 나가기에 부족함이 없다. 물론 급가속을 하거나 고속 영역에서 재가속을 진행할 땐 출력의 아쉬움이 느껴진다. 다만, QM6가 스포츠카와 같이 빠르게 달리는 용도가 아닌 패밀리카로 사용된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출력의 갈증이 크게 다가오진 않는다. 전체적인 승차감은 가솔린 모델과 유사하다. LPG 엔진 특유의 소음이 아득히 들려 오긴 하지만 신경을 거스르는 수준은 아니다. 엔진과 변속기의 궁합이 수준급이다.
과거 LPG 차량은 충전소의 부족으로 구매를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는 전국 각지에 충전소 인프라가 증가해 충전 스트레스가 적다. 특히 QM6 LPe의 경우 75L 봄베를 적용했다. LPG는 안전상의 이유로 봄베 용량의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60L의 LPG를 충전할 수 있다. 19인치 휠 기준 복합연비는 8.6km/L다. 이를 통해 QM6 LPe의 주행가능거리를 계산하면 최대 516km를 주행 할 수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추가 충전없이 한 번에 도달할 수 있다.
디젤 모델에서만 선택이 가능했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가솔린과 LPG까지 확대 적용됐다. 다만, 차선 중앙을 유지하는 시스템은 여전히 빠져있다. 차선을 이탈하면 경고를 보내주는 장비만 탑재된다.
QM6는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두 차례의 부분변경을 단행했다. 지난해에 실시한 페이스리프트가 파워트레인에 대한 변화였다면 이번엔 디자인을 다듬었다. 전체적인 차량 완성도가 높아졌다.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신선함이 느껴진다. 경쟁사들이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으며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과 달리 단순하지만 디테일에 힘을 줬다. 특히, 2.0 GDe 2474만원, 2.0 LPe 2435만원부터 시작하는 저렴한 가격도 매력 포인트다. QM6는 르노삼성의 대표 모델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
한 줄 평장점 : 디테일에 힘을 준 디자인변화는 생각보다 훌륭하다
단점 : 차선 중앙 유지 시스템과 이지커넥트의 부재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