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 LCC 살리기 나선다…추가지원 가닥 잡고 세부안 검토

by송승현 기자
2020.04.29 11:18

"LCC 위기 심각…기간산업안정기금 조달 여부 등 검토"
국토부, 29일 항공사 사장단 간담회…추가지원 논의
산은과 협의가 관건…추가 지원 성사 시일 걸릴 듯

코로나19로 항공편이 대폭 줄어들자 인천국제공항에 항공기들이 멈춰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영악화 위기에 빠진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추가 지원 검토에 들어간다. 최근 산업은행이 LCC에 대한 추가지원이 없다고 선을 그은 것과는 별개로 LCC에 대한 추가 지원을 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세부적인 방법을 조율하고 있다.

29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코로나19 사태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을 대비해 LCC에 대한 추가 지원안을 고심하고 있다. 앞서 정부가 지난 2월 발표한 3000억원 규모의 LCC 지원안은 코로나19가 상반기 중 종식된다는 전제하에 이뤄진 것이라 코로나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만큼 기존 지원안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김상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한 LCC에 경영악화 수준이 추가지원을 해야 할 정도로 심각해 보인다”며 “추가 지원을 기간산업안정기금으로 조달할 것인지 등에 대한 세부적인 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LCC 업계에서는 매달 약 200억~300억원 상당의 고정비용을 지출하고 있어 올 여름에는 현금 유동성이 바닥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CC 관계자는 “최근 LCC 중심으로 국내선을 증편하는 등 노력을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사실상 현금 유동성이 바닥이 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이날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에서 손명수 제2차관 주재로 항공사 사장단 간담회를 갖고 지원 규모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우기홍 대한항공(003490) 사장과 한창수 아시아나항공(020560) 사장 등 대형항공사(FSC) 뿐만 아니라 이석주 제주항공(089590) 사장과 한태근 에어부산(298690) 사장을 비롯한 LCC 사장단들이 총출동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부가 LCC 살리기에 나섰지만, 실제 추가 지원 성사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정부의 LCC 추가 지원 검토는 지난 24일 ‘추가 지원은 없다’고 못을 박은 산업은행 측과는 다소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LCC에 대한 추가 지원을 고집해도, 자금 조달은 산은에서 이뤄지는 구조라 향후 산은과의 협의가 추가 지원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1차 지원안으로 배정된 3000억원도 아직 LCC에 완벽히 집행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까지 △티웨이항공(091810) 60억원 △에어서울 200억원 △에어부산 300억원 △제주항공 400억원 △진에어(272450) 300억원 등 총 1260억원 정도가 집행됐다. 결국 2차 지원안이 확정돼도 실제 집행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 24일 산은의 입장은 부처와 협의가 이뤄진 사항은 아니었다”며 “산은을 포함한 관계부처와 협의해 LCC 추가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