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부회장 "사우디 新공장 상당한 의미…수소 등 협력 강화"
by이윤화 기자
2025.05.15 09:04
"사우디 정부 車 산업 큰 관심…태동기 역할 할 것"
"시장친화적 상품 개발, 현지 생산 가속화 등 노력"
"해외 투자 확대가 국내 투자 위축시키는 일 없어"
AI·로보틱스 미래 기술 확대…"국내가 전략 중심축"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사우디아라비아는 걸프협력회의(GCC) 국가 중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시장이며, 북아프리카까지 시장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공장 설립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은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인근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에 중동 첫 생산공장 착공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밝혔다.
|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이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인근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에서 국내외 취재진과 만나 현대차 사우디 공장(HMMME) 착공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
|
현대차는 이날 킹 살만 자동차 산업단지에 위치한 현대차 사우디아라비아 생산법인(HMMME) 부지에서 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 킹 살만 자동차 산업단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자동차 산업 발전을 목표로 킹 압둘라 경제도시에 신규 조성한 자동차 제조 허브다. HMMME는 현대차가 30%,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70%의 지분을 보유한 합작 생산법인이다. 2026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연간 5만대 규모의 전기차 및 내연기관차를 혼류 생산할 수 있는 공장으로 건설된다.
현대차그룹은 사우디 공장 착공을 계기로 중동 내 생산·판매 체계를 강화하고, 글로벌 생산 거점 분산을 통해 공급망 안정화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장재훈 부회장은 “사우디 정부는 산업화 중에서도 자동차 산업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이런 태동기에 현대차의 역할이 분명할 것”이라면서 “시장 친화적인 상품 개발하고 현지 생산을 가속화 하기 위해 본사와 지역본부가 전략적으로 합심해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장 부회장은 루시드, 씨어(CEER) 등 글로벌 기업들도 함께 사우디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전체적으로 상품과 서비스 부분에서 경쟁력을 계속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HMMME는 CKD(부품 수출 후 조립) 방식인 반면 루시드와 씨어는 DKD(완성차 분해 후 현지 조립) 또는 SKD(부분조립) 방식이기 때문에 고용 유발 효과나 현지화 수준에서 분명한 차별성을 가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그는 사우디와 협력할 수소 생태계 구축에 대해선 “정유 추출물에서 나오는 수소나 에너지 전지에 대해 사우디 정부의 관심이 높다”며 “2~3년 전부터 실증 사업을 진행해 왔으며, 앞으로 모빌리티 분야로 확장해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PIF와의 추가 협력 부분에는 “자동차 산업을 키우려는 PIF의 의지와 현대차의 글로벌 제조 역량이 만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단순 생산이 아니라 밸류 체인 형성을 통해 사우디 경제 전반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장 부회장은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HMGMA), 사우디 HMMME 착공 등 글로벌 생산 거점을 확대하면서 “해외 투자 확대가 국내 투자를 위축시키는 일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그룹 차원에서 올해 약 25조원의 국내 투자를 예정하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에서 4년간 31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국내에서 해야 할 일은 앞으로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산업 생태계 확대와 첨단 기술 부문 강화를 위한 다각적 투자 계획도 언급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단순 완성차 조립을 넘어 모빌리티 서비스,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제품·서비스 경쟁력 제고,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전략 중심축으로서 한국의 역할을 키워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