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국에 36조원 '통큰' 투자…"한미 경제활성화 기대"

by이배운 기자
2025.08.26 09:10

3월 210억 달러 투자 계획에서 50억 달러 추가 투자
제철·자동차·로봇 전략산업 투자로 미래 경쟁력 강화
국내에 연간 24조원 투자 진행중…'역대 최대 규모'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현대차(005380)그룹은 올해부터 4년간 미국에 260억 달러(한화 약 36조17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발표했던 210억 달러에서 50억 달러 늘어난 규모다. 투자 핵심 분야는 제철, 자동차, 로봇 등 미래 산업이다.

현대차·기아 양재 사옥 전경 (사진=현대차·기아 제공)
26일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는 미국 정부의 정책에 대응하는 동시에 다양한 사업 기회를 선점해 모빌리티를 비롯한 미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한미 경제 협력이 더욱 확대되고 양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 270만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저탄소 고품질 강판은 자동차 등 미국 핵심 전략 산업에 공급될 예정이다.

루이지아나 제철소가 완공되면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에서 철강-부품-완성차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갖추게 돼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 생산능력도 확대한다. 지난해 70만대 수준이던 미국 완성차 생산량을 대폭 확대하고 전기차, 하이브리드, 내연기관차 등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여 미국 소비자 수요에 더욱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부품 및 물류 그룹사들도 설비 증설에 나선다. 부품 현지화율을 높이고 배터리팩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의 현지 조달을 확대해 완성차와 부품사 간 공급망을 강화할 방침이다.

로봇 분야에도 투자를 이어간다. 3만대 규모의 로봇 공장을 신설해 미국 내 로봇 생산 허브로 자리매김시키고, 향후 확대될 로봇 생태계의 중심 역할을 한다는 구상이다.

로봇뿐 아니라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등 미래 신기술 분야에서도 미국 주요 기업과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 모셔널(Motional) 등 그룹 산하 미국 현지 법인의 사업화에도 속도를 낸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국내에도 대규모 투자를 집행 중이다. 모빌리티 혁신 허브인 한국을 중심으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24조 3000억원을 투입한다.

이는 2024년 20조 4000억원 대비 19% 이상 증가한 수치다. 세부적으로는 △연구개발(R&D) 11조 5000억원 △경상투자 12조원 △전략투자 8000억원을 집행한다.

특히 전기차 전용공장 건설에 집중한다. 올해 하반기 기아 화성 EVO Plant를 완공해 고객 맞춤형 PBV 전기차를 본격 생산할 예정이다. 또한 2026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현대차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에서는 초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전기차 모델을 시작으로 다양한 차종을 양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