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M3 & 캐딜락 ATS-V 비교 시승기 - 야생마와 완벽주의자, 새로운 라이벌 구도를 완성하다
by김학수 기자
2016.05.26 14:43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BMW M3는 등장과 함께 고성능 세단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흐른 2지난해 캐딜락은 ATS의 고성능 모델인 ATS-V를 공개하며 M3에 도전장을 던졌다. 데뷔 이후 시장의 기준을 정해왔던 M3와 M킬러를 자처하는 캐딜락 ATS-V의 만남은 어떨 결과를 낳게 될까?
언제나 시장의 기준을 정하는 가이드, BMW M3BMW M3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고성능 스포츠 세단’의 기준을 정하는 존재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고성능 세단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으며 BMW 3시리즈의 에센스를 가장 정확하고 짜릿하게 표현한 존재다. M3는 높은 완성도와 우수한 퍼포먼스 그리고 브랜드를 대표하는 정체성 등을 앞세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단순히 양산 시장만이 아닌 모터스포츠 무대에서도 또렷한 족적을 남겼다. 매 세대 M3는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강력한 퍼포먼스를 자랑하며 M3를 역사 속에 기억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M3는 수 많은 도전자들의 도전을 받게 되었고, 매 세대 힘겨운 라이벌의 등장에도 꿋꿋히 M3의 존재감과 상업적 성공을 이어왔다.
물론 지난 세대에서 잠시 8기통 엔진을 얹으며 6기통으로 대표되는 M3의 존재감이 다소 흐려지기도 했지만 상업적인 성공과 모터스포츠 무대에서의 확고한 족적을 남기며 새로운 가능성을 드러냈다. 그리고 현행 F80 M3가 트윈 터보를 통해 6기통 엔진에 강력한 생명력을 담고 다시 한 번 시장의 기준에 방점을 찍으며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
모든 기준을 타파하는 존재, 캐딜락 ATS-V캐딜락의 고성능 디비전 ‘V시리즈’의 역사는 무척 짧지만 언제나 명확한 단 하나의 목표를 달성해왔다. 2세대 CTS를 기반으로 개발된 CTS-V에서 첫 시작된 V시리즈는 ‘동급 최강의 존재’를 추구하며 선도자들이 만든 기준을 모두 타파하는 강력함을 선보여왔다. 캐딜락 V시리즈의 정체성은 그들의 행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출시와 함께 강력한 퍼포먼스로 눈길을 끌었던 2세대 CTS-V는 유럽 고성능 모델들이 저마다 서로의 능력을 시험하듯 뉘르부르크링에서의 랩 타임을 승부하고 있을 때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모두들 저마다 최고라며 자부하고 있을 무렵 조용히 뉘르부르크링을 찾아가 그들의 모든 기록을 말 그대로 ‘박살’냈다.
캐딜락의 콤팩트 프리미엄 모델 ATS를 기반으로 개발된 V시리즈 ‘ATS-V’ 역시 마찬가지다. 이미 시장과 모터스포츠 무대 등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BMW M3(쿠페의 경우 M4)와 메르세데스 벤츠 C63 AMG를 정조준 했다. 특히 3세대 CTS-V와 함께 차세대 V시리즈의 투 톱으로 나선 ATS-V는 특히 시장을 선도하는 M3를 정조준하며 ‘M킬러’라는 이름을 자처했다.
두 가지 길을 걷는 카리스마M3는 철저하게 BMW의 차세대 선두주자이자 콤팩트 프미리엄 세단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뽐내는 3시리즈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최신의 BMW의 존재감을 담아낸 속칭 앞트임 헤드라이트와 보다 커진 키드니 그릴 그리고 ‘ㄴ’ 형상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등은 3시리즈의 고유한 감성을 담아냈다. 물론 고성능 모델인 ‘M’이라는 존재를 강조하기 위해 더욱 역동적인 바디킷을 더해 풍성한 볼륨감을 과시하고 전면 디자인의 이미지를 쿠페 모델인 M4와 유사하게 다듬었다.
3시리즈의 아이덴티티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강력한 힘을 느끼게 하는 보닛 위의 파워돔과 프론트 펜더 뒤쪽에 자리한 M3 전용 가니시는 무척 인상적이다. 여기에 푸른색 브레이크 캘리퍼와 타공된 브레이크 디스크, 그리고 투 톤으로 처리된 M 전용 휠 그리고 과감한 터치의 리어 디퓨저 역시 M의 존재감을 느끼게 한다.
카본 패키지가 적용된 ATS-V는 시각적으로 이미 좌중을 압도하는 강렬함을 품고 있다. 캐딜락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명료하고 과감한 헤드라이트는 V시리즈를 위해 새롭게 제작된 프론트 그릴과 어우러지고, 거대한 에어 인테이크와 카본 파츠를 더하며 예리하게 다듬어진 바디킷과 함께 어우러지며 마치 M3를 집어 삼키려는 모습이다.
과감한 전면에 비해 ATS-V의 측면의 전체적인 이미지는 단조롭게 느껴진다. 하지만 붉은 색으로 칠해진 브레이크 캘리퍼와 트렁크 리드 끝에 하늘을 향해 솟아 있는 립 타입의 리어 스포일러는 ‘나스카’의 이미지를 명확하게 투명해 ‘아메리칸 퍼포먼스’를 느끼게 한다. 물론 자세히 살펴보면 사이드 스커트 역시 카본으로 제작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예리하게 절개된 뒷모습에 카본으로 제작된 디퓨저는 V시리즈가 어떤 길을 걷고자 하는지 확인시켜준다.
드라이빙을 위해 구성된 두 공간BMW M3와 캐딜락 ATS-V는 모두 드라이빙에 집중할 수 있는 실내 공간을 완성했다. 센터페시아는 운전자를 향해 살짝 기울여져 있고 스포티한 감각이 돋보이는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을 준비했다. 레드&블랙이 조합된 M3 실내 공간에는 M 로고를 가득 채워 기존 3시리즈와 확실하게 구분한다. 대시보드와 센터터널에 카본 패널을 더했고, 사이드 볼스터를 도톰하게 살린 버킷 시트를 장착했다.
하지만 M3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한다면 늘어난 휠 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넓은 실내 공간을 갖췄다는 점이다. 특히 부피가 큰 버킷 시트를 장착했음에도 2열 시트에도 성인 남성이 앉을 수 있다는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기존 3시리즈에 비해 확실히 고급스럽고 강력한 퍼포먼스를 예상할 수 있다.
ATS-V의 실내 공간은 말 그대로 고급스럽다. 좌우대칭으로 구성된 센터페시아는 하이그로시 블랙 패널과 고급스럽게 다듬어진 가죽으로 장식되어 그 값어치를 쉽게 예상할 수 없게 만든다. 고급스럽게 꾸며진 스티어링 휠과 도어 패널에는 알칸타라를 더했고, 카본 패널 역시 아끼지 않고 담아냈다. 역시 역시 동급 최고의 품질을 갖췄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이고 완벽한 착좌감과 홀딩 능력을 자랑한다.
완벽하게 느껴질 수 있는 ATS-V의 실내에서도 분명 아쉬움도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우선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아닌 아날로그 타입을 택한 계기판과 너무나 호화스러운 1열 시트에 밀리며 협소해진 2열 공간이었다. M3에 비해 ATS-V의 2열 공간에는 성인 남성이 앉기에는 다소 버겁게 느껴진다. 그리고 ATS-V는 기존 ATS에 비해 무언가 발전했다기 보다는 ‘조금 다를 뿐’이라는 기분이 든다. ATS가 이미 소비자의 눈을 끌어 올려놓은 것 같다.
보다 과감하게 표현한 M3트윈터보를 더한 I6 3.0L 엔진은 최고 출력 431마력과 56.1kg.m의 토크로 전세대 M3 보다 우수한 출력을 확보했다. 특히 과급기를 통해 높고 고른 토크를 확보한 것이 유독 눈길을 끈다. 여기에 조합된 M-DTC는 통해 후륜으로 전달한다. 그리고 퍼포먼스를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세팅된 배기시스템이 더해지며 M3에 야성 부여한다.
엑셀레이터 페달을 가볍게 밟기만 해도 RPM이 기민하게 치솟으며 우렁한 사운드를 낸다. 좌중을 압도하고 시선을 집중시킨다. 가속하는 순간은 강력한 토크로 인해 엉덩이가 주춤거리며 운전자를 순간적으로 긴장하게 만든다. 패들쉬프트를 당겨 기어를 바꾸더라도 지체 없이 기어를 물리는 M-DCT 때문에 여유를 느끼기 보다는 생동감 넘치는 움직임을 다루는데 집중하게 한다.
덕분에 M3는 어디를 가더라도, 시야가 가려 그 모습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때라도 그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다. 마치 ‘내가 바로 M3야’라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다. 특히 다운 쉬프트 상황에서 퍼지는, 마치 배기시스템 전체가 진동할 만큼의 우렁차고 과감하게 토해내는 사운드와 클러치의 체결감은 동급에서 경쟁자를 찾을 수 없을 짜릿함을 느끼게 한다.
드러내지 않는 강렬함 ATS-V제원상으로 ATS-V는 M3를 압도한다. 470마력과 61.2kg.m의 토크를 자랑하는 V6 3.6L 트윈터보 엔진은 정지 상태에서 단 3.8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며 순정 상태에서 300km/h를 돌파하는 강렬함을 과시한다. 변속 속도와 반응 속도를 대폭 향상시킨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고 후륜을 돌린다.
M3에 비해 무게감이 느껴지는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는 순간 ATS-V는 마치 공간을 잘라내는 듯한 가속력을 과시한다. 단순히 강력한 펀치감 때문이 아니다. 토크스티어를 완벽하게 제어하는 전자제어 시스템과 고요한 배기 사운드의 조합 덕분이다. M3가 과감하게 드러내는 것과 달리 ATS-V는 마치 사악하게 자신의 실력을 가리는 듯 한 모습이다.
물론 4,000RPM 이후에서는 제법 괜찮은 사운드를 내는 편이지만 실내 공간에서는 제법 절제되어 여유로운 초고속 크루징을 즐길 수 있도록 마련했다. 토크 컨버터 방식의 변속기는 어떤 상황에서도 부드러우면서도 매끄러운 변속을 자랑해 기민하면서도 편안한 주행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운전을 이어가면서 시각적인 존재감에 비해 사운드의 강렬함이 부족한 건 내심 아쉽게 느껴진다.
거친 야생마를 다루는 재미M3를 다루는 건 말 그대로 거친 야생마를 다루는 것 같다. 자신의 출력을 여과 없이, 제어 없이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차량은 계속 울부짖는다. 코너를 공략하고 연이어 스티어링 휠을 흔들 때에는 오버스티어 성향을 곧이곧대로 드러내며 엉덩이를 좌우로 크게 흔들어버린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이를 달래기 보다는 계속 재촉해서 한계에 조금 더 다가가고 싶게 만든다.
엔진 / 서스펜션 / 스티어링 등을 개별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드라이빙 모드를 모두 스포츠 플러스로 바꾸면 노면의 정보를 여과 없이 운전자에게 느끼게 하고 즉각적인 반응의 스티어링 휠 감각, 견고함에 초점을 맞춘 서스펜션이 어우러지며 ‘순도 높은 드라이빙 머신’을 다루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 위급한 상황에서도 최대한 운전자의 선택을 따르는 것 역시 눈길을 끈다.
완벽한 물아일체를 꿈꾸다ATS-V는 인간과 기계의 조화가 어떤 완성형을 그릴 수 있는지를 체험하게 만든다. eLSD와 가장 진보된 서스펜션 시스템 MRC가 인간의 의지를 어떻게 하면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모습이다. 흔한 토크스티어 없이 노면을 물어 뜯으며 가속하는 모습은 ATS-V의 뒤를 쫓는 장본인에게 절망감을 느끼게 한다.
1/1000초라는 경이로운 속도로 반응하는 MRC는 노면의 상태를 빠르게 확인하고 댐퍼의 감쇄력을 지속적으로 조절해 가장 완벽한 자세로 코너 진입을 구현하고, 또 가장 완벽한 모습으로 코너를 탈출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미묘한 감각이 처음에는 이질감으로 느껴질 수 있으나 ATS-V의 개입과 제어가 익숙해지면 어느새 불가능한 움직임마저 가능하게 구현할 수 있는 ‘완벽한 움직임’에 가까워진다.
경이로운 건 브레이크 시스템, M3 역시 우수한 브레이크 시스템을 갖췄지만 ATS-V의 답력 세팅과 꾸준한 제동력은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다. 뉴트럴한 페달 세팅은 섬세하고 완벽한 조작을 지원하고 연이은 하드 브레이크에도 결코 제동력이 떨어지는 것을 체감하기 힘들다. 실제로 ATS-V는 아무런 세팅 없이 서킷을 수 랩을 맹렬히 달려도 무너지지 않았다.
명확한 매력을 가진 두 존재M3도 그렇고 근래 경쟁 모델들 대부분이 어느새 콤팩트 모델이라고 하기엔 어느새 그 크기가 커졌고, 또 M3의 단점을 파고들어 매력을 뽐내는 모델도 존재한다. 하지만 M3는 그 어떤 경쟁 모델보다 원초적이고 자극적인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존재다. 어쩌면 M3의 존재가 더욱 퇴색되어 가고 있을지 몰라도, M3는 여전히 M3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움직임과 매력을 자랑한다.
ATS-V는 는 MRC와 eLSD으로 대표되는 전자제어시스템과 강력한 엔진이 운전자와 완벽한 호흡을 추구하는 모습이다. ATS-V는 구현할 수 있는 맞춰 가장 빠르고 완벽한 움직임을 추구해 경쟁 모델과 비교했을 때 가장 강력한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는 무척 매력적인 가격대를 구성하고 있어 M3가 할 수 있는 모든 것 그리고 그 이상의 것을 선보일 수 있어 ATS-V를 쉽게 외면하지 못하게 만든다.
순도 높은 야생마를 다루는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BMW M3와 가장 완벽한 드라이빙과 강렬한 존재감과 퍼포먼스 품은 캐딜락 ATS-V, 두 차량은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그 어떤 경쟁 모델보다 가장 명확하고 가장 매력적인 존재가 되었다. BMW M3와 캐딜락 ATS-V는 분명 사상 최강의 라이벌이라도 말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