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서킷 레이싱도 거뜬..’ 쌍용 티볼리 디젤 타보니

by김형욱 기자
2015.07.07 14:02

단단한 핸들링·브레이킹에 무난한 연비 수준 갖춰

[인제=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티볼리 디젤이 서킷에서 시승을?’ 많은 기자가 우려했다. 쌍용자동차(003620)가 2000만원 전후 대중 소형 SUV인 티볼리 디젤 언론 시승행사를 자동차 경주장 인제스피디움에서 연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의 머릿속엔 ‘과연’이란 의문부호가 뒤따랐다.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쌍용차의 장담대로 티볼리 디젤은 꽤 재밌게 달려줬다. 또 안전하게 멈춰 줬다. 전·현직 프로 드라이버로 구성된 진행요원도 “동급 최고”라며 엄지 손을 번쩍 치켜세웠다.

서킷을 달리고 있는 티볼리 디젤. 쌍용차 제공
인제스피디움 서킷을 달리고 있는 티볼리 디젤. 김형욱 기자
◇단단한 핸들링·브레이킹 성능 인상적

우선 경기장 인근 국도 24.2㎞를 약 30분 동안 달려봤다. 신호 때의 정차를 포함해 평균 시속 46㎞. 가속·제동·핸들링 성능을 느껴보기 위해 도로 상황이 허용하는 한 최대한 거칠게 몰았다.

단단했다. 강인한 느낌의 디자인처럼 핸들링과 브레이킹을 비롯한 전반적인 주행 성능이 단단하게 세팅됐다.

티볼리 디젤은 핸들 세팅을 컴포트·노멀·스포츠로 세분화했다. 가솔린 모델처럼 서스펜션도 컴포트·스노·스포츠 3가지 중 고를 수 있다.

둘 다 스포츠 모드로 놓인 채 핸들을 급격하게 꺾어 봤다. 민첩하게 반응했다. 노멀 모드 때도 다른 국산 소형 SUV보다는 단단한 느낌이었다. 미국차보다는 유럽차와 닮았다. 여성 운전자보다는 남성에 더 어울리는 느낌이다. 컴포트 모드는 반대로 핸들링이나 주행 감이 부드러워진다. 여성 운전자에게 적합한 느낌이다. 주차 때도 유용할 듯하다.

브레이킹도 마찬가지로 단단했다.브레이킹 반응 속도가 동급 국산 모델보다 확연히 빨랐다. 평소처럼 페달을 밟다 보면 생각보다 빨리 반응이 온다. 초보 운전자라면 동승자를 휘청이게 할 듯하다. 국내 동급 소형 SUV 중 제동거리가 가장 짧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실연비는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다. 국도 시승을 마친 후 계기판에 찍힌 평균연비는 15.3㎞/ℓ였다. 고속도로 연비(17.8)에는 못 미쳤지만 복합연비(15.3) 수준은 된 것이다. 짧고 거친 시승이었던 만큼 일상 주행 때의 실연비가 궁금하다.

티볼리 디젤은 배기량 1.6ℓ 디젤 엔진에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앞바퀴굴림 방식이다. 수치상 성능은 최고출력 115마력, 최대토크 30.6㎏·m, 복합연비 15.3㎞/ℓ(도심 13.7 고속 17.8)다. 가솔린 모델에 있던 수동변속 모델은 적용하지 않았다. 네바퀴굴림 방식은 이번에 가솔린 모델에만 추가됐다. 곧 디젤 모델에도 추가된다.

성능은 수치에 나온 대로였다. 최고출력 115마력으로 배기량 1.5~1.6ℓ의 동급 모델 중 고속주행 실력이 상위권이다. 낮은 엔진회전수(RPM)에서 뿜어져 나오는 최대토크는 동급 최고 수준이다. 꽤 즐거운 주행이 가능하다.

서킷에서 달리기에도 부족함 없었다. 서킷 급코너링도 차체 쏠림이나 울컥거림 없이 무난하게 공략했다. 그만큼 차체가 단단하게 세팅했다는 것이리라.

초기 진동·소음은 꽤 잘 잡은 듯하다. 최소 1~2년은 지나봐야 제대로 평가할 수 있겠지만 당장 신차만 놓고 보면 웬만한 수입 소형 디젤보다 낫다.

강원도 인제 인근 국도를 달리는 티볼리 디젤. 쌍용차 제공
급제동·급코너링 구간으로 구성된 짐카나 코스를 달리는 티볼리 디젤. 쌍용차 제공
◇넓어진 선택폭.. ‘가솔린 살까, 디젤 살까’

티볼리는 이제 가솔린 5개 모델에 디젤 3개 모델을 갖추게 됐다. 어느 걸 사야 할까.

일단 티볼리 디젤은 가솔린보다 연비가 좋은 만큼 가격 포지셔닝도 더 높다. 기본형인 TX가 2045만 원, 중간 VX 2285만 원, 고급형 LX가 2495만 원이다. 가솔린 수동 모델(1635만 원)을 뺀 가솔린 모델(1795만~2347만원·자동변속·2WD 기준)보다 약 200만 원씩 높다.

일단 첫차를 사려는 젊은 고객에게는 여전히 가솔린 모델이 매력적일 듯하다. 1000만 원대 후반에 살 수 있는 SUV 신차는 티볼리가 유일하다. 게다가 최장 72개월 할부 혜택도 제공한다.

티볼리 디젤은 2000만 원대 초반부터인 만큼 좀 더 위를 겨냥했다. 아반떼를 사려던 고객이 티볼리 디젤까지 바라보기는 좀 부담스럽다.

동급 인기 소형 SUV 르노삼성 QM3를 정조준한 것으로 보인다. 연비는 QM3(18.5㎞/ℓ)에 뒤지지만 실내 공간과 성능 면에선 앞선다. 언론 대상 시승행사를 서킷에서 연 것은 이런 차이점을 극대화하려는 쌍용차의 마케팅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승해 본 결과 쌍용차의 이 전략은 충분히 설득력을 갖고 있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티볼리 중에서도 디젤은 가솔린보다 연비가 좋다. 주행거리가 많은 운전자라면 200만 원 얹어서 디젤 모델을 사는 게 더 나을 듯하다.

티볼리 디젤 핸들 모드 조절 버튼. 컴포트·노멀·스포츠 중 선택할 수 있다. 김형욱 기자
티볼리 디젤 와이퍼 조절 버튼. 독특하게 앞유리를 씻어내는 분무 버튼이 나오면 물이 두 번 뿜어져 나온다. 김형욱 기자
강원도 인제 일대를 약 30분 달린 후 내장 컴퓨터 상 찍힌 평균연비. 복합연비와 같은 15.3㎞/ℓ가 찍혔다. 김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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