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올 뉴 말리부 2.0 터보 & 1.5 터보 비교 시승기 - 당신에게 맞는 말리부를 찾는 방법

by박낙호 기자
2016.06.28 10:49

[이데일리 오토in 박낙호 기자] 쉐보레의 새로운 중형 세단, 올 뉴 말리부는 출시와 함께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LF쏘나타와 K5는물론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SM6가 활약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사전 계약 3주 만에 1만 5천 대 계약을 달성하는 쾌거를 누렸다. 신차에 대한 관심이라고는 하지만 올 뉴 말리부에 대한 관심은 꽤나 뜨겁다.

말리부에 대한 관심 때문일까? 기자 주변에서도 말리부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도 무척 많아지는 추세다. 말리부에 관한 질문을 추려보면 보통 ‘말리부가 정말 좋은 차량이냐?’라는 의구심을 기반으로 하는 질문과 ‘2.0 터보와 1.5 터보 모델 중에 어떤 차량을 사야 할까?’라며 트림에 대한 고민 해결을 요청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이 질문에 문득 ‘과연 올 뉴 말리부 2.0 터보와 1.5 터보는 어떤 차이를 가지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곧바로 한국지엠에 말리부 시승을 요청했다.

과연 당신에게 맞는 올 뉴 말리부는 어떤 말리부일까?

압도적인 존재감을 품은 올 뉴 말리부

새로운 올 뉴 말리부는 가장 먼저 더욱 커진 차체가 눈길을 끈다. 4,925mm에 이르는 전장은 중형 세단은 물론 국내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도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다. 게다가 8세대 모델일 실내 공간에서 아쉬움을 보였던 만큼 휠베이스를 무려 91mm 가량 늘리며 동급 최장의 2,830mm에 이른다. 전장과 휠베이스가 대폭 늘어난 반면 전폭과 전고는 1,855mm와 1,470mm로 동급과 비슷한 편이다.

올 뉴 말리부의 외관은 대담하다. 특히 쉐보레의 아이코닉 쿠페 카마로의 아이덴티티를 품은 새로운 패밀리 룩의 역할이 크다. 투박함을 벗고 세련되고 공격적인 레이아웃을 앞우며 경쟁 모델들 사이에서 그 존재감이 강렬하게 드러난다. 향후 쉐보레가 어떤 디자인을 선보이게 될지 기대하게 되는 부분이다. 또한 도어 패널의 MALIBU 레터링은 미국 브랜드 고유의 감각이 드러난다.

올 뉴 말리부 1.5 터보 모델과 2.0 터보 모델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후면을 봐야 한다. 전면과 측면은 모든 디자인 요소를 공유하기 때문에 두 모델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두 차량 모두 19인치 휠과 타이어를 장착했으니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어쨌든 올 뉴 말리부 2.0 터보 모델은 경우에는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상단엔 ‘MALIBU 2.0 T’의 레터링을, 말리부 1.5는 그냥 MALIBU 레터링만 달았다.

그리고 한가지 구분법이 더 있는데 엔진에 따라 후면 범퍼에서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올 뉴 말리부 1.5 터보 모델은 싱글 머플러를 지면 방향으로 꺾고 이를 범퍼 안쪽으로 숨겨 깔끔하게 마무리한 것에 반해 올 뉴 말리부 2.0 터보 모델은 듀얼 타입의 트윈 머플러 팁을 범퍼 하단으로 노출시켜 스포티한 감각을 드러냈다.

넓은 공간을 품은 듀얼콕핏 2.0

8세대 말리부와 비교 했을 때 실내 공간의 구성이 주는 답답함을 벗고 쾌적한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GM은 최근 브랜드에 순차 적용 중인 듀얼콕핏 2.0을 적용했다. 대시보드의 형상과 센터페시아 컨트롤 패널의 형태를 다듬으며 실내 공간의 쾌적함을 확보하고 무릎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센터페시아 하단을 도려냈다.

고급스러운 차량에 적용되었던 랩 어라운드 디자인을 적용한 입체적인 구성의 대시보드는 섬세한표면처리 그리고 고광택 트림으로 차량의 가로 공간을 더욱 넓게 표현하며 넓은 공간감을 제공한다. 다소 투박했던 버튼 및 각종 컨트롤 패널을 새롭게 다듬어 보다 쾌적한 사용성을 보장하며 심미성까지 모두 향상시켜 운전자 및 탑승자에게 만족감을 제공한다. 그리고 늘어난 휠베이스 덕분에 넓은 2열 공간까지 확보하며 올 뉴 말리부는 말 그대로 매력적인 공간을 제공한다.

비교를 위해 나선 올 뉴 말리부 1.5 터보 모델은 LTZ 프리미엄 세이프티 트림에 19인치 휠과 타이어 및 추가 옵션이 적용된 말 그대로 ‘풀 옵션 모델’이고 2.0 터보 모델 역시 LTZ에 주요 옵션이 적용된 풀 옵션 차량이었다. 게다가 실내 공간 역시 천공 블랙 가죽 패키지를 적용해 일부 안전 사양을 제외하고는 모든 구성이 같은 차량이다. 덕분에 차량에 적용된 편의 사양 및 안전 사양은 90% 이상 일치한다.

올 뉴 말리부는 말 그대로 편의 사양과 안전 사양의 대대적인 개선이 이뤄졌다. 계기판도 새롭게 제작되었고 주행 정보 디스플레이도 새로워졌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후방 카메라와 연동된 8인치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마이링크를 사용해 라디오, 블루투스,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으며 애플 카플레이 또한 지원된다. 또 보스의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되어 만족스러운 음향 또한 즐길 수 있다.

올 뉴 말리부 2.0 터보 모델의 경우 옵션 사양으로 스마트 드라이빙 패키지를 선택할 수 있지만 이번 비교 시승에 나선 차량은 해당 옵션이 선택되어 있지 않은 일반 LTZ 트림이었다. 반면 올 뉴 말리부 1.5 터보는 LTS 프리미엄 세이프티 차량으로 모든 안전 사양이 갖춰진 모델로 풍성한 안전 사양을 자랑한다. 이를 통해 지능형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시작으로 차선이탈 경고 및 유지 시스템, 사각지대 경고 및 차선 변경 경고 시스템, 전방 충돌 경고 및 전방 거리 감지 시스템은 물론 스마트 하이빔, 고속 자동 긴급 제동 및 저속 긴급 제동 시스을 탑재했다.

또한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 자동 주차 보조 및 후측방 충돌 경고 시스템 및 8개의 에어백을 장착해 말 그대로 ‘완벽에 가까운 안전’을 추구했다. 대부분의 안전 사양들은 기본적으로 활성화 되어 있기 때문에 사고 확률을 최소로 줄이며 간단한 조작으로 기능 관련된 옵션 및 비활성화가 가능하다.

놀라운 상품성, 판단은 파워트레인으로

돌이켜 보면 과거에는 탑재되는 엔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편의 사양이 차이가 있던 차량들이 종종 있었는데 그런 부분에서 비록 가격이 비싸질 수 있겠지만 소비자들의 선택의 범위를 넓혔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 충분할 것이다. 이러다 보니 결국 두 차량의 비교는 파워트레인의 차이에 기반을 두게 되었다. 1.5L 터보 엔진과 2.0L 터보 엔진의 출력 차이 외에 또 다른 차이는 무엇이 있었을까?

퍼포먼스 터보, 올 뉴 말리부 2.0 터보

미디어 시승회에서 이미 한 차례 경험했던 올 뉴 말리부의 2.0L 터보 엔진은 ‘완성도’에 물음표가 필요 없는 엔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이 엔진은 시장에서 검증을 마친 상황이다. 캐딜락 ATS와 CTS 그리고 CT6는 물론 뷰익 리갈GS에서 이미 강력한 퍼포먼스를 과시했고, 6세대 카마로 역시 V6 엔진을 대체하는 다운사이징 터보 개념으로 활약하고 있다.

270마력 대까지 출력을 끌어 올린 캐딜락 용 엔진과 달리 일반유를 기준으로 세팅되었기 때문에 출력은 다소 낮아졌으나 최고 출력 253마력과 최대 36.0kg.m의 토크는 여전히 매력적인 출력이다. 그 동안 한국 시장에서 소극적인 파워트레인 라인업 구성으로 질타를 받았던 한국지엠에게는 시장에 당당히 내놓을 수 있는 최고의 반전카드다.

기어 레버를 D로 옮기고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말 그대로 파격적인 가속력이 전해진다. RPM이 상승하며 실내로 점점 유입되는 엔진 사운드 역시 꽤나 강렬한 맛을 제공하며 고속 구간에 접어들어도 좀처럼 부침이 없는 가속이 이어진다. 특히 낮은 RPM부터 토크의 대부분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는 쉼 없는 가속력에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

그러나 가속력 보다 더욱 인상적인 건 엔진의 부드러움이다. 엔진의 빠른 반응이나 뛰어난 출력 등 동급 최고 수준의 4기통 터보 엔진이라 평가할 수 있을 정도의 가치를 가졌던 캐딜락 버전의 엔진도 매력적이지만 일반유를 사용할 수 있고 조금 더 부드러운 감각의 말리부 엔진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기 좋은 것 같다.

북미에는 8단 변속기가 조합되지만 한국에서는 6단 변속기를 조합했다. 그 이유가 어쨌든 올 뉴 말리부 2.0 터보 모델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그래도 Gen 3 6단 자동 변속기 자체에는 큰 불만이 없다. 출력이 끊어졌다 다시 이어지는 상황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움은 정말 우수해 운전자에게 편안함을 제공한다.

물론 주행을 하다보면 간간히 미국차의 감성이 느껴진다. 급가속 상황이나 언덕을 오를 때에는 보통 킥다운을 통해 충분한 토크를 확보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 뉴 말리부 2.0 터보는 조금 더 느긋하다. 다른 차량들이 2단을 낮출 법한 상황에서도 1단 만을 낮춘 후 저 RPM부터 나오는 넉넉한 토크를 부드럽게 끌어내며 마치 ‘고급스러운 세단’의 감각을 느끼게 한다.

게다가 중형 세단에게 상당히 높은 출력을 갖췄음에도 차량의 기본적인 성향은 부드럽게 세팅되어 있다. 고속에서의 안정감이나 정숙성은 감히 동급 최고라 불려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엔진의 출력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서스펜션과 브레이크는 운전자로 하여금 253마력이 부담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조향에 따른 반응이 기민한 편은 아니지만 견고한 차체로 기본적인 움직임이 둔하지 않아 다루는 즐거움 역시 느낄 수 있다.

비교적 고출력 엔진을 장착한 만큼 올 뉴 말리부 2.0 터보의 도심 연비는 다소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공이 연비 역시 10.8km/L로 그리 인상적인 수치는 아니다. 하지만 고속, 정속 주행에서 드러나는 올 뉴 말리부 2.0 터보의 효율성은 꽤나 인상적이다. 실제 서울-부산을 왕복한 고속 주행 연비에서 리터 당 17~18km를 웃도는 연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팔방미인, 올 뉴 말리부 1.5 터보

기존 8세대 말리부의 주력 모델이라 할 수 있는 2.0 자연흡기 엔진을 대체하는 올 뉴 말리부의1.5터보 모델에는 사실 우려 아닌 우려가 있었다. 다운사이징이라는 단어와는 다소 거리감이 있는 미국 시장에 특화된 차량이 과연 ‘경쟁력이 우수한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올 뉴 말리부 1.5 터보는 정말 잘 만든 다운사이징 중형 세단이다.

다운사이징과 별개로 대다수의 차량에 있어서 주행 성능을 개선시키는 방법은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있다면 역시 엔진의 출력을 끌어 올리는 것이고 이 외에도 방법 외에도 서스펜션과 브레이크 시스템 등을 개선하는 방법도 있는데 올 뉴 말리부는 엔진의 개량과 함께 경량화를 통한 주행 성능의 극대화를 추구했다.

기존 141마력급 2.0L 자연흡기 엔진을 대체하는 1.5L 터보 엔진은 166마력으로 기존 엔진 대비 출력이 늘어났고 차량의 무게 역시 130kg 가량 덜어냈다. 이를 통해 올 뉴 말리부는 기존 8세대 말리부와는 확실한 차이를 둔다. 더욱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면 감각적인 부분이지만 엔진을 6,500RPM까지 회전 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어쨌든 1.5 터보 모델의 가속력을 2.0 터보 모델의 강력한 가속력과 비교하자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일상 주행, 혹은 평범한 운전자의 주행 습관을 고려한다면 ‘이 정도면 충분한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경쾌했다. 특히 발진 반응이 무척 가볍고 터보 엔진이라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낮은 RPM부터 넉넉한 토크를 확보할 수 있어 발진, 가속까지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다.

고속화 도로에 올랐을 때에도 멈추지 않는 가속이 이어진다. 엔진의 회전수를 충분히 활용하며 점진적인 가속을 이어간다. 다만 2.0 터보 모델의 70% 수준에 그치는 토크로 2.0 터보 모델과는 달리 킥다운이 잦은 것이 드러난다. 그래도 변속 자체가 워낙 부드럽기 때문에 운전자 입장에서 크게 거슬리는 일도 없다.

올 뉴 말리부 1.5 터보는 초반의 가벼운 감각이 돋보이지만 주행 전반적인 영역에서는 말리부 2.0 터보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역시 견고한 차체와 기본적으로 부드럽게 세팅된 서스펜션의 조합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감 있고 부드러운 성향을 유지한다. 물론 엔진 출력을 확실히 제어할 수 있는 서스펜션과 브레이크를 더하며 적극적인 드라이빙에서도 힘겨워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올 뉴 말리부의 가장 큰 매력은 연비에서 드러난다. 사실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들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 할 수 있었던 것이 배기량이 줄어들고 출력은 동등 혹은 소폭 상승했으나 효율성 부분에서는 명확한 개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점이다. 하지만 올 뉴 말리부 1.5 터보는 확실히 효율성 부분에서도 우수한 면모를 드러낸다.

실제로 시승을 하며 수 차례 연비를 확인해보았는데 정체가 심한 도심은 물론 중속, 고속 주행 환경에서도 모두 우수한 효율성을 과시했다. 특히 경제 속도 구간인 60~80km/h로 정속 주행 할 때에는 리터 당 20km를 웃도는 디젤 엔진에 버금가는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 2.0 터보와 비교했을 때 15~20% 가량 우수한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 게다가 오토 스톱/스타트 기능이 개입되고 다시 재시동 걸 때 무척 부드러운 점 역시 마음에 든다.

강력한 퍼포먼스와 팔방미인의 경계에 서다

올 뉴 말리부 2.0 터보와 올 뉴 말리부 1.5 터보는 같은 차량이었지만 분명 달랐다. 같은 패키징을 품은 차량이 이렇게 서로 다른 매력을 무척 완성도 높게 연출했다는 점은 어떤 소비자라도 두 차량에게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개인적으로는 1.5 모델도 마음에 들지만 매력적안 가속력을 제시하는 2.0 터보를 외면하지 못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말리부를 구매 결정을 하기 전에 꼭 두 모델을 모두 시승해보길 권하고 싶다. 그리고 나서 완성도 높은 엔진에 기반한 강력한 퍼포먼스를 앞세워 일상 속에서 시원스러운 주행을 원한다면 올 뉴 말리부 2.0 터보가 눈에 들어올 것이고 이동과 수송에 주 목적을 두며 편안함과 효율성을 추구한다면 올 뉴 말리부 1.5 터보가 정답이 될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어떤 말리부여도 그 만족감은 상당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