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2017 크루즈 시승기 - 미국 내슈빌의 다양한 도로를 주행하며 느낀 쉐보레 크루즈

by박낙호 기자
2017.01.16 09:50

[이데일리 오토in 박낙호 기자] 오는 17일, 올 뉴 쉐보레 크루즈가 국내 시장에 출시된다. 새로운 쉐보레 크루즈는 이미 지난해부터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차량으로 국내에서도 기존 크루즈의 탄탄한 주행성능과 더 넥스트 스파크와 올 뉴 말리부의 연이은 성공이 이어졌기 때문에 높은 기대감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차량이기도 하다. 게다가 현행 크루즈가 지난 2008년에 데뷔한 만큼 ‘새로운 모델’에 대한 기다림이 더해지며 더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런 신형 크루즈의 데뷔를 앞두고 열린 2017 디트로이트 오토쇼 기간 중 미국 내슈빌 현지에서 올 뉴 쉐보레 크루즈를 시승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미 외신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시장의 관심을 받은 올 뉴 쉐보레 크루즈인 만큼 본격적인 시승을 앞두고 기대감이 커졌다.

시승은 내슈빌 현지에서 이뤄졌다. 중간에 중식 식당과 차량 교체 장소만을 지정한 상태로 자유롭게 시승을 할 수 있었으며 한 차량에 기자 2인이 번갈아 가면서 시승을 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오전 일찍 나선 시승은 오후 5시까지 이어졌고 시승 코스는 Barista Parior을 출발하여 Country View Market에서 운전자를 교체한 후 The Country Boy에서 중식을 해결하고 다시 내슈빌로 향하는 코스였다.

트렌디한 감성의 올 뉴 쉐보레 크루즈

올 뉴 쉐보레 크루즈는 현행 크루즈 대비 전장을 늘리는 대신 전고를 낮춰 더욱 역동적인 스타일을 뽐낸다. 4,666mm의 전장과 1,790mm의 전폭, 1,458mm의 전고와 기존 크루즈에 비해 15mm를 늘린 2,700mm의 휠 베이스는 최근 등장한 준중형 세단 중 평균 이상의 체격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새시 경량화 기술이 대폭 적용된 크루즈의 공차 중량은 1,286kg(1.4T 기준)으로 기존 모델 대비 70kg 이상 가벼워졌다.

카마로에 영감을 얻은 쉐보레의 새로운 패밀리 룩을 적용한 전면 디자인은 시각적인 만족감이 돋보인다. 듀얼 포트 타입의 프론트 그릴과 날렵한 실루엣의 헤드라이트는 스포티한 감성을 강조한다. 입체적인 디테일이 돋보이는 전면 범퍼는 RS 모델의 특권으로 보이는데, 다소 과격한 느낌도 없지 않아서 대중적인 고객들은 역동적인 RS 모델보다도 오히려 노멀 모델에서 디자인적인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측면에서 본 크루즈는 A필러를 전륜으로 끌어 당기는 캡 포워드 디자인을 적용하며 4도어 쿠페의 역동성이 돋보이며 새로운 휠을 통해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다. 한편 후면 디자인은 듀얼 램프 스타일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는데, 전면이나 측면에 비해 강렬한 맛이 다소 떨어지는 점이 느껴지지만 최근 자동차의 디자인 추세가 프런트는 강렬하게 만들면서 리어에서는 단정함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는 디자인적인 유행을 잘 따른 것으로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단정한 느낌이 임팩트는 없어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젊은층의 고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잘 모르겠다.

만족감이 높아진 실내 공간

올 뉴 쉐보레 크루즈의 실내 공간은 듀얼콕핏 2.0을 통해 더욱 넓은 공간감과 안정적인 이미지가 돋보인다. 센터페시아의 플라스틱 패널은 검정색 인테리어에서는 약간 저렴하게 느껴진다고 생각되었지만 그레이 톤의 인테리어에서는 나쁘지 않았다. 전체적인 마감이나 손가락이 닿는 느낌이 우수한 편이며 센터페시아의 버튼과 다이얼 역시 디자인과 사용성 역시 이전의 크루즈 대비 한층 개선된 모습이었다.

여기에 새로운 디자인의 스티어링 휠이 더해져 전체적인 완성도를 강조한다. 스티어링휠의 조향감은 이질감이 적은 R-EPS를 사용하면서 세팅도 기존과 달리하여 도심에서 조향시 무게감을 현저히 줄였고 고속에서는 무게감을 늘려 안정감을 높였다. 센터페시아의 마이링크 디스플레이는 기본적인 기능은 기존의 마이링크와 큰 차이가 없으나 하드웨어 및 디스플레이 패널의 개선이 이뤄져 터치 조작에 대한 반응이나 반응 속도 등이 개선된 것을 느낄 수 있고 미국에서 시승한 차량은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가 모두 적용되어 다양한 유저층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넓은 공간감과 개방감을 높여서 쾌적함이 업그레이드

공간적인 만족감은 한층 개선되었다. 1열의 가장 큰 특징은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오는 개방감과 쾌적함이고 시트의 변화도 플러스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시트의 크기가 큰 편은 아니지만 시트의 쿠션이 두툼해졌고 기존에는 다소 단단하게 느껴졌던 시트가 아닌 시트 가죽이나 쿠션 모두가 부드러워졌다. 앉았을 때 운전자를 감싸는 느낌이 장거리 주행에도 피로감이 덜 할것이라 느껴졌다. 실제로도 반나절 정도의 시승에서도 피로감이 몰려오지는 앉았다.

새롭게 개발된 파워트레인

이번 시승에 마련된 올 뉴 쉐보레 크루즈는 마이크로텍(MicroTEC) 1.4L 터보 엔진과 Gen 3 6단 자동변속기(GM 6T35)를 장착한 모델이다. 마이크로텍 1.4L 터보 엔진은 현행의 크루즈에 사용된 1.4L 터보 엔진과 완전히 다른 엔진으로 최고 출력 153마력과 24.5kg.m의 출력을 내며 전륜 구동 방식을 채택했다. 기존에도 쉐보레의 1.4 터보 엔진과 6단 자동 변속기는 많이 다뤄봤고 개인적으로는 괜찮은 파워트레인이라고 생각했으나 이번에 신형 크루즈의 가장 큰 변화가 바로 가벼워진 새시와 파워트레인이 아닐까 생각된다. 디자인이나 편의성도 많이 개선되었지만 파워트레인의 개선은 기존 모데를 단숨에 과거의 모델로 바꿔버릴만큼 인상적이었는데 오르막이 잦은 내슈빌의 지방도로에서 기존에는 빈번한 킥다운이 일어날 상황에서도 킥다운이 일어나지 않았는데, 이는 저회전에서 힘이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

여담이지만 시승하면서 기존 파워트레인에 대한 감을 익히기 위해 크루즈는 아니지만 트랙스를 잠시 시승했는데 트랙스를 잠시 타보면서 크루즈 파워트레인에 대한 만족감이 더 높아졌다.

기존과 가장 달라진 점은 저회전에서의 힘이며 한층 부드러워졌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악셀러레이터에 발을 디뎠을 때 회전수가 올라가면서 악셀러레이터의 밟는 양과 차가 내는 힘의 밸런스가 약간 틀어진 느낌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악셀의 양과 차가 내고 있는 힘이 굉장히 정직해졌다는 것도 개선된 점이다.

드라이빙의 완성도를 높인 크루즈

그리고 파워트레인의 개선과 함께 경량화의 산물로 ‘드라이빙의 완성도’를 높인 모습이다. 주행 성능의 개선을 위해 플랫폼의 강화가 이뤄져 올 뉴 쉐보레 크루즈에 사용된 D2XX 플랫폼은 초대 크루즈의 델타 2 플랫폼 대비 27%의 강성 상승과 24kg의 무게 절감을 이뤄냈다.

여기에 전륜의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을 새롭게 조율하고 하부 프레임에 2래의 링크를 추가로 설치하여 강성을 높였다. 그리고 후륜의 서스펜션은 구조적인 개선과 새로운 Z-링크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부싱을 적용해 차량의 주행 성능을 한층 강화했다. 여기에 응답성과 조작성을 개선한 R-EPS를 적용해 조향 감각을 개선하여 전체적인 주행 성능을 개선을 이끌었다는 점이 크루즈의 주행 포인트다.

전체적인 주행 느낌은 산뜻하고 정직하게 가속하고 노면의 요철이나 도로의 움푹파인 곳에서의 움직임이나 스트레스가 많이 개선되었다. 전체적으로 승차감이 소프트한 방향으로 약간 옮겨진 느낌이지만 경량화와 무게 배분을 통해 승차감에 비해 롤링이 적다는 것도 플러스 요인이라 할 수있다. 쉐보레가 오래전부터 추구하는 라이딩 & 핸들링에서는 부드럽지만 견고한 주행감을 만들었고 고속에서의 안정감도 약간 업그레이드 된 점이 매력적이다.

총평 : 디자인의 개선은 눈에 보이는 변화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파워트레인의 개선이 더욱 인상적이다. 편의성도 높이고 보다 편해졌고 쾌적함은 배가 되었다. 갤럭시 노트와 같은 크기의 휴대폰은 무선 충전시 전원 혹은 음량 버튼이 눌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과연 아반떼 천하인 국내 준중형 시장에서 어느정도의 성적표를 받게 될지는 2017년 상반기 국내 자동차 업계의 커다란 이슈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