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도 수입차도 양강구도 심화

by피용익 기자
2019.11.10 16:08

현대·기아차, 완성차 5개사 내수시장 80% 이상 차지
벤츠·BMW, 수입차 23개사 판매량 절반 이상 점유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자동차 판매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산차와 수입차 모두 양강구도가 굳어지고 있다. 국산차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수입차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반면, 나머지 업체들은 생존을 고민할 정도로 양극화 현상이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10월 국산차 내수 시장에서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의 점유율은 각각 48.1%(6만4912대), 34.9%(4만8143대)로 두 회사의 점유율이 80%를 훌쩍 넘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6.2%(8401대), 쌍용자동차(003620)는 6.0%(8045대), 한국GM은 4.7%(6384대)의 점유율을 각각 차지했다.

지난달 국내 완성차 업체 5곳이 내수 시장에서 판매한 자동차 10대 중 8대가 현대·기아차였다는 의미다. 수입차를 포함하더라도 현대·기아차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71.2%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69.9%)보다 상승했다.

현대·기아차는 신형 쏘나타, K7 프리미어, 셀토스, 모하비 더 마스터 등 신차 효과가 판매량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기아차는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과 제네시스 GV80 등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어 국내 완성차 업계의 양강구도는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비해 나머지 3사는 신차 부재 상태가 지속되며 갈수록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다. 판매 부진은 생산 감소로 이어지며 일부 업체의 생존마저 위협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최근 부산공장 생산량을 시간당 60대에서 45대로 줄였고, 한국GM은 창원공장 2교대 근무를 1교대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쌍용차는 전체 임원의 20%를 축소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차가 잘 팔리는 업체는 신차 개발과 마케팅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더 키울 수 있는 반면, 차가 팔리지 않는 업체는 그럴 여력이 없다”며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수입차 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국내 시장에선 메르세데스-벤츠가 36.3%(8025대), BMW가 18.7%(4122대)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판매량을 집계하는 23개 브랜드 가운데 두 곳의 점유율이 50%를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두 회사의 점유율이 40.9%였으나 1년 만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수입차 시장에서 벤츠와 BMW의 양강체제가 굳어진 반면, 일본 브랜드는 불매운동 여파로 고전하고 있다. 일부 브랜드가 ‘폭탄 세일’을 통해 판매량 반등을 노렸지만, 토요타, 렉서스, 인피니티, 닛산, 혼다 등 일본차 5개사의 점유율은 지난달 8.9%로 지난해 같은달(22.9%)에 비해 초라한 실적을 내는 데 그쳤다.

수입차 10월 판매 (자료=한국수입자동차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