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어요]AMG의 거침없는 고성능에 전기차의 섬세함까지

by정병묵 기자
2025.07.10 06:00

[제주=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지난 2월 국내 출시된 ‘메르세데스-AMG E 53 하이브리드 4MATIC+(E 53 PHEV)’는 AMG만의 역동적인 주행 성능 및 스포티한 디자인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스템을 적용해 기대를 모았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지난달 제주에서 개최한 ‘드림라이드 인 제주’ 행사에서 약 130km가량 주행해 본 E 53 PHEV는 독보적인 파워와 주행 안정성을 동시에 갖춘 세단이었다.

차의 첫인상은 탄탄한 근육질의 ‘백표범’ 같다. 4도어 세단이지만 최대 출력 449마력, 배기량 2998cc의 엔진이 얹혀 있는 큼지막한 전면 보닛이 언제든 트랙으로 튀어 나갈 준비가 돼 있는 스포츠카의 위용을 자랑한다. 후면의 쿼드(4) 배기구도 고성능 세단의 강력한 포스를 뿜어낸다.

메르세데스-AMG E 53 하이브리드 4MATIC+(사진=정병묵 기자)

메르세데스-AMG E 53 하이브리드 4MATIC+(사진=정병묵 기자)

메르세데스-AMG E 53 하이브리드 4MATIC+(사진=정병묵 기자)

메르세데스-AMG E 53 하이브리드 4MATIC+(사진=정병묵 기자)

메르세데스-AMG E 53 하이브리드 4MATIC+(사진=정병묵 기자)

메르세데스-AMG E 53 하이브리드 4MATIC+(사진=정병묵 기자)

외관에는 수직 루브르가 있는 AMG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에 발광 기능을 기본 적용했다. 일반 E 클래스 차량에 비해 전면 펜더가 더 넓어져 정면에서 바라봤을 때 강인한 인상을 준다. 측면과 후면에는 AMG 전용 사이드 스커트 패널 같은 특별한 디자인 요소를 더해 은은한 멋을 자아낸다. 후면에 부착된 ‘하이브리드’ 전용 배지는 고성능 전동화 차량의 정체성을 나타냈다.

‘일렉트릭’ 모드로 주행을 시작하자 전기차처럼 조용히 미끄러지듯 달린다. 국내 인증 기준 66km를 순수 전기로 달릴 수 있으며 최대 속력은 시속 140km까지 가능하다. 강력한 고성능 세단이 전기차처럼 조용히 달리니 순수 전기차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었다.

제주 한라산 1100고지에 들어서자 파워의 진가가 드러났다. 가파른 산길을 평지처럼 단숨에 올랐고 2차선에서 앞차가 제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 한 번의 가속으로 부드럽게 앞차를 추월할 수 있었다. E 53 PHEV는 3.0ℓ 직렬 6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전기 모터가 결합해 최대 585마력의 시스템 출력 및 최대 750 Nm의 시스템 토크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제로백) 시간은 3.8초다. 전기 모터가 순수 전기 주행뿐만 아니라, 엔진에 추가적인 힘을 더해 최대 480Nm의 강력한 토크를 주행 초반부터 바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주행모드를 ‘컴포트’에서 ‘스포츠’로 바꾸자 마치 실제 트랙을 달리는 것 같은 굉음이 차 안을 울렸다. 고속도로가 없는 제주가 아닌 내륙에서 더 속도를 내 보고 싶은 욕구를 자극했다. 제주 해안도로와 산간을 두루 거쳐 주행을 마친 뒤 연비는 ℓ당 11.7㎞로 복합 연비 8.6㎞/ℓ를 상회했다.

E 53 PHEV는 다양한 기술력으로 완성한 AMG만의 독보적인 주행 감성을 갖췄다. 새로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로 더욱 발전된 ‘AMG 라이드 컨트롤’은 어댑티브 조절식 댐핑 및 스틸 스프링 서스펜션을 적용, 주행 상황과 도로 조건에 맞게 각 휠의 댐핑이 조정돼 역동성과 우수한 승차감까지 잡았다. ‘리어 액슬 스티어링’ 기능은 뒷바퀴를 최대 2.5도 조향해 차량을 민첩하게 조작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

한편 E 53 PHEV는 3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기반으로 자동화된 차량 설정을 지원하는 루틴 기능을 제공한다. 모바일 테더링 없이 차량 내 데이터를 통해 유튜브, 줌, 앵그리버드, 틱톡 등 다양한 제3자 개발 애플리케이션도 탑재했다. 부가세 포함 소비자가격은 1억3860만원이다. 저공해차량 2종 인증을 획득, 혼잡 통행료 및 공영주차장 주차요금 감면 등 혜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