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 100 레이스 참가기 (1) - 언더 100 레이스를배우다

by김학수 기자
2016.07.05 08:30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올해 초부터 출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던 언더 100 레이스에 참가했다. 겨울 동안 각종 드라이빙 스쿨과 서킷을 돌아다니며 배웠던 드라이빙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았다. 첫 출전인 만큼 타임 트라이얼에 출전을 했는데 총 세 번의 주행을 겪으며 조금씩 빨라졌고, 또 기대 이상의 성취감도 얻을 수 있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쾌하고 저렴한 레이스 ‘언더 100 레이스’

지난해 우려와 걱정, 그리고 기대 속에서 출범한 아마추어 레이스 대회가 하나 있다.차량 파손을 비롯한 비용 부담을 최소로 하고 모터스포츠의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는 ‘저렴하면서도 즐거운’ 레이스를 지향하고과도한 순위 경쟁 보다는 서로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회를 추구한다. 실제로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서로의 차량을 살피고 후원사 스티커를 같이 붙이는 등 친근한 분위기가 돋보인다.

어릴 적 함께 했던 차량들을 다시 만나다

언더 100 레이스에 출전한 차량들을 살펴보면 무척 정겹다. 어릴 적 드림카, 혹은 마음에 들었던 엑센트, 구 아반떼, 세라토, 스펙트라 등과 같은 차량들이 함께 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2.0L 베타 엔진이나 1.8L DOHC 엔진이 장착된 티뷰론 터뷸런스나 투스카니는 언더 100 레이스에서 포르쉐나 닛산 GT-R을 보는 기분이다.

규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현재 언더 100 레이스는 총 세 개의 클래스로 나누고 각 클래스를 타임트라이얼과 스프린트 레이스로 나누어 운영되고 있다. 가장 먼저 대회를 대표하는 그룹 ‘언더 100’이 있는데 세부 규정 등도 존재하지만 기본적으로 차량 구입가(혹은 보험 가액 기준) 100만원 이하의 차량들이 출전할 수 있다.

이러한 기준으로 인해 그룹 언더 100에는 오래된 수입차량들도 출전할 수 있다. 실제로 이번 경기에서도 두 대의 BMW E36 3시리즈가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같이 달리는 입장에서는 ‘왠 M3가 달리고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차량 가액이 100만원이 넘을 경우에도 희소성 때문에 시세가 올라가 있는 경우라면 운영진의 판단에 따라 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출력을 비약적(?)으로 끌어 올린 베타 엔진이 장착된 차량일 경우네는 차량 가액과 상관 없이 그룹 베타 엔진으로 편성된다. 특히 베타 엔진이 장착되지 않았던 차량에 베타 엔진을 장착할 경우에도 그룹 베타 엔진으로 편성된다. 출력의 불균형을 방지하기 위해 출전 년도를 기준으로 차령이 10년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출전하지 못하는 독특한 규정이 존재한다.

한편 그룹 언더 100과 베타 엔진보다 더 다양한 차량이 출전할 수 있는 그룹 텐이어도 존재한다. 그룹 텐이어는 차대번호 제작일을 기준으로 차령이 10년 이상인 차량들만 출전할 수 있다. 국산차량만 출전할 수 있으며 배기량은 3,500cc 이하여야 한다. 차량 간 출력 차이를 줄이기 위해 자연흡기 기준 2,500cc 이상, 과급 엔진 기준으로는 1,800cc 보다 클 경우에는 자동 변속기가 장착된 차량만 출전할 수 있다.

간단하지만 안전을 신경 쓴 규정

즐겁게 즐기는 만큼 언더 100 레이스는 자칫 ‘허술해 보일 수 있지만 제법 세심하게 안전 규정을 마련했다. 안전 규정은 크게 타임 트라이얼과 스프린트 레이스 두 개로 나눠 마련됐다.

먼저 타임 트라이얼의 안전 규정을 살펴보면 헬멧과 방염 장갑, 4점식 시트 벨트 소화기를 필수로 하고 레이싱 슈트와 슈즈, 버킷 시트, 한스, 롤케이지 및 윈도우 넷 등은 권장으로 지정했다. 권장이라고 하여 안전에 소홀할 것 같았지만 의류는 합성 소재를 금하고 면 소재의 의류만을 허용하고 레이싱 슈즈 역시 운동화 종류 등을 사용하도록 하여 무분별한 규정 적용을 예방했다.

스프린트 레이스는 비교적 전문적인 레이스 대회 수준의 안전 규정을 마련했다. 한스에 연결할 수 있는 헬멧을 사용해야 하며 레이싱 슈트는 방염소재가 적용된 FIA, SNELL, SFI-1 등의 공식 인증 제품만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레이싱 글러브 역시 방염 장갑을 사용하도록 했다.

한편 레이싱 슈즈는 권장으로 하여 융통성을 확보했고, 버킷 시트 역시 권장으로 규정했다. 한편 사고 발생 시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한스와 소화기 롤케이지를 필수로 지정했다. 특히 롤케이지는 4점식 이상으로 한하며 상태가 좋지 못할 경우에는 출전이 제한하여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주행 경험의 극대화한 부담 없는 레이스

언더 100 레이스는 출전 선수들의 주행 경험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2라운드의 경우 타임 트라이얼에 출전한 선수들은 20분과 15분씩 진행되는 두 번의 연습 주행과 20분, 15분 그리고 15분으로 마련된 총 세 번의 기록 주행을 참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하루 사이 총 75분을 달릴 수 있다.

타임 트라이얼과 함께 스프린트 레이스에 참가한 선수의 경우에도 두 번의 연습 주행과 20분 동안 진행되는 한 번의 예선 그리고 총 8랩을 달리는 한 번의 결승 경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언더 100 레이스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들이 함께 참여하는 그리드 워크 이벤트도 마련해 ‘함께 즐길 수 있는 레이스’를 완성했다.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시간 언더 100 레이스

경기가 끝나고 진행되는 시상식에서도 언더 100 레이스 특유의 위트를 느낄 수 있다. 스프린트 레이스와 타임 트라이얼 모두 성적에 따라 푸로를 수여하는 기본적인 순위 시상 외에도 ‘세월의 때가 느껴지는 차량’을 선발하는 썩차상, 선글라스를 설고 진행되는 베스트 슈터(베스으 드레서) 상 등을 다양한 수상 부분을 마련해 참가자들이 즐거움을 잊지 않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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