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디트로이트] GM 그룹의 혁신을 이끄는 ‘워런 GM 테크 센터

by김학수 기자
2017.02.01 09:02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생산의 효율화는 자동차의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기술의 발전은 자동차의 역할을 우리의 삶에서 떼놓을 수 없는 존재로 만들었다. 제조사들은 더욱 다양한 기술을 반영한 차량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브랜드 고유의 아이덴티티나 감성적인 요소까지 ‘기술’을 통해 구현하기 시작했다.

혁신적 기술의 중요성은 자동차 역사를 돌아보면 엔진, 안전 등 자동차의 각 분야에서 혁신이라 말할 수 있을 새로운 기술은 단순히 한 제조사나 특정 모델에 한정되지 않고 자동차 역사의 흐름을 바꿀 정도의 영향력을 과시했고, 더욱 빠르고, 안전한 그리고 더 효율적인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이러한 흐름을 빠르게 읽은 GM은 이미 반세기 전, GM 그룹의 본사가 위치한 디트로이트 워런에 GM 테크센터(Warren GM Tech Center, 이하 GM 테크 센터)를 설립해 20세기는 물론 21세기와 그 이후의 기술 개발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

미국 자동차 혁신의 아이콘

2차 세계 대전 직후인 1949년, 당시 GM 그룹을 이끌던 프레드 슬로언 회장의 ‘기술 혁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바탕으로 설립된 기술 연구소로 당시 금액으로 약 125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이루어진 대규모의 연구 단지다. 대규모의 연구 단지라는 점과 당시 미국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GM의 연구소였던 만큼 1956년 열린 개소식에는 드와이드 D. 아이젠하워(Dwight David “Ike” Eisenhower) 미국의 34대 대통령이 참석했다.

단순하면서도 활력이 돋보이는 디자인으로 명성이 높은 세계적인 건축가 에로 사리넨(Eero Saarinen)과 ‘정원은 옥외 거실의 역할을 함으로써 가족들이 환담하며 휴식하고 동시에 놀이터도 될 수 있는 사적인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조경 건축가 토마스 처치(Thomas Church)이 디자인하고 설계했다. 덕분에 2000년 미국에서 지정한 ‘국가사적지(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에 지정되기도 했다.

2017년을 기준으로 GM 테크 센터는 2,876,033㎡(87만평)의 규모에 총 39개의 연구동이 건설되어 있다. 참고로 한국GM의 부평 본사의 규모가 991,735.537㎡(30만평)으로 무려 3배에에 육박하는 거대한 연구 단지라 할 수 있다. 현재 GM 테크 센터는 총 19,000여 명의 GM 엔지니어와 디자인 그리고 제품에 대한 리서치를 진행하는 다양한 직원들이 공존하고 있다.

GM 자동차 관련 기술 개발의 리더

GM 테크 센터는 발 그대로 ‘GM의 기술 개발’을 이끄는 존재다. 파워트레인 개발부터 차량 전반에 걸친 다양한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캐딜락 만을 위한 연구’를 담당하는 캐딜락 빌딩이 따로 존재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부품 및 사후 서비스 등은 물론 최근 GM이 투자하고 있는 메이븐(MAVEN)과 리프트(Lyft)로 대표되는 공유 경제 관련된 연구와 조사도 함께 이루어 지고 있다.

최근 GM 테크 센터가 집중하는 분야는 경량화, 디자인 그리고 전기차 관련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차량 경량화는 차량의 주행 성능과 효율성 개선에 가장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GM 엔지니어링 자체적으로 가장 많은 관심을 쏟고 있으며 최신의 캐딜락 및 쉐보레 차량들이 이러한 연구의 결실을 통해 대대적인 체중 감량을 이어가고 있다.

이어서 제품의 기능과 이미지를 정의하는 디자인 역시 GM 테크 센터의 중요한 역할이다. 아주 은 알루미늄 패널로 구성된 디자인 돔 아래에서 근무하는 디자이너들은 GM 테크 센터의 디자이너들은 본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브랜드의 방향성과 마케팅 전략을 담은 디자인을 구현하고 있다. 특히 최근 GM은 브랜드와 제품의 첫 인상을 결정 짓는 디자인은 제품을 더욱 매력적으로도, 혹은 부정적으로도 느끼게 할 수 있는 요소로 인식하고 디자인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한편 최근 대두되고 있는 ‘차세대 이동 수단’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전기 파워트레인의 연구를 담당하는 어드밴스드 에너지 센터(GM Advanced Energy Center)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9년 문을 연 이곳은 전기차의 중요성이 강조된 2010년부터 8백만 달러를 신규 투자해 꾸준한 확장을 이뤄냈다.

현재 어드밴스드 에너지 센터에서는 총 1,000여 명의 연구진들이 GM의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전략적 파트너 LG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GM의 전기 파워트레인을 구성하는 전기 모터와 배터리 셀, 그리고 배터리 팩 등을 개발, 연구하며 경쟁사의 전기차 및 관련 기술을 분석하고 연구하는 공간이다.

하나의 요소로서의 테크 센터

한편 GM 테크 센터는 그 자체로도 이미 자동차 전반에 걸친 다양한 연구와 개발이 이루어 지는 곳이지만 단순히 테크 센터 독자적으로만 운영되는 것이 아니다. 실제 GM 테크 센터에서 차량으로 약 한 시간 거리에는 GM 밀포드 프루빙 그라운드(GM Milford Proving Ground)가 위치하는데 GM 테크 센터는 이곳의 노면에서 연구의 결과물을 직접 테스트하고 실제 주행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를 추출한다.

밀포드 프루빙그라운드는 GM이 보유하고 있는 프루빙 그라운드 중 가장 유서 깊은 곳인데, 지난 1924년 설립된 ‘전세계 자동차 업계 최초의 성능 시험 시설’이다. 현재에는 총 107개의 시설과 5,000여 명에 이르는 많은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차량 동력학 시험장을 시작으로 6.1km의 타원형 트랙과 7.1km의 오벌 트랙, 여러 개의 직전 코스 및 여러 개의 복합 코너가 이어진 일곱 자매 코스 등 다양한 테스트 코스를 합쳐 총 132km에 이르는 테스트 코스를 갖췄다.

이외에도 GM 테크 센터 주변에 위치한 GM 서비스 테크니컬 대학과 폰티악 파워 트레인 캠퍼스 그리고 GM 그룹의 본사인 디트로이트 르네상스 센터 등과 유기적인 연계 및 협력을 통해 기술 개발의 효율성과 새로운 아이디어, 그리고 명확한 검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GM 테크 센터

반 세기 동안 GM의 기술 혁신을 이끌고,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냈지만 GM 테크 센터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GM은 지난 2015년 GM 테크 센터에 총 총 1조 2천억원(1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이 투자는 GM 테크 센터의 연구시설을 개선하고 새로운 연구소 및 스튜디오의 설립과 확장을 골자로 한다.

이러한 투자는 점점 엄격해지고 있는 배출가스 규정과 효율성에 대한 요구 사항을 충족해야 함과 동시에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대두되는 현재의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선도하기 위함이며 또 반세기 동안 발달된 건축 및 업무 관련 기술을 GM 테크 센터에 적용하여 그 효율성을 한층 개선하기 위함이다.

현재는 새로운 GM 서비스 엔지니어링 빌딩과 새로운 자율 테스트 트랙을 포함한 5개의 프로젝트가 완료된 상황이며 향후 GM 테크 센터는 기존의 폐쇄적인 구조로 운영되던 사무공간을 새롭게 리모델링 하는 것을 시작으로 얼터너티브 에너지 센터(Alternative Energy Center)를 포함한 R&D 시설 개선 작업, 어드밴스드 에너지 센터를 위한 새로운 테스트 공간을 마련할 게획이다.

또한 IT 이노베이션 센터 증축 및 750대 이상이 주차를 할 수 있는 주차 공간을 더하는 것 역시 포함되어 있으며 GM은 2018년까지 이 프로젝트가 모두 완료된다면 2,600여 명을 추가 고용하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2017년 1월 기준으로 1,400여 명 이상이 신규 고용되었다.)



글 - 박낙호 편집장